은행권, 잘파세대 모시기 '봇물'...영향력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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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잘파세대 모시기 '봇물'...영향력은 '글쎄'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3.12.28 0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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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미래 '주거래·충성 고객' 확보 경쟁에 가세
부모 공략해 통장 개설 유도하며 잘파세대에게 접근
하지만 잦은 오류, 복잡한 절차로 플랫폼 경쟁력은 '아쉽'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주요 시중은행들이 미성년자 대상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미래 고객 확보 경쟁에 가세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들이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 고객들을 무섭게 끌어모으고 있는 터라 어린이·청소년 핀테크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성년자 및 사회초년생 고객 확보가 당장의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미래 '주거래·충성 고객'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은행들은 부모를 공략해 자녀들의 용돈 관리 앱 설치 및 통장 개설을 유도하며 잘파세대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4대 시중은행 고객층에서 50, 60대 이상은 늘어난 반면 10~30대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고객층 중 20대 비중이 2018년 15.1%에서 지난달 말 13%로 2.1%p 감소하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30대 비중도 20.4%에서 18.4%로 2.0%p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10대는 6.5%에서 5.1%로 1.5%p 감소했다. 

인구구조 변화도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들이 모바일 기반·특화 플랫폼이라는 이점을 살려 빠르게 젊은층을 끌어모으면서 시중은행 고객에서는 고령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mini(미니)'는 만 7세부터 가입이 가능하고 온·오프라인 결제 수단을 제공하며, 일상생활 속 도움이 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토스는 청소년 고객 전담인 '틴즈 사일로' 조직을 통해 어린이·청소년 전용 '유스카드(USS card)' 등 금융상품뿐 아니라 '해냄 저금통' 급표, 시간표, '머니 스터디 카페' 등 특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외에도 아이쿠카, 레몬트리(퍼핀), 부지런컴퍼니 등도 어린이용 핀테크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이 최근 몇년간 잘파세대 대상 서비스 영역 확대에 힘 쓰고 있지만,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모양새이다. 

하나은행 청소년 대상 금융 플랫폼 '아이부자'.
하나은행 청소년 대상 금융 플랫폼 '아이부자'.

하나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 중 가장 먼저 잘파세대를 위한 서비스를 내놨다.

'아이부자'는 하나은행이 지난 2021년 6월 초등·중학생을 위해 출시한 체험형 금융 플랫폼으로, 계좌 개설 없이 앱만 설치해도 보호자와 자녀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인 초·중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디자인과 용어, 메뉴가 구성돼 자녀가 간편하고 손쉽게 용돈을 관리하며 올바른 금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미션하기' 기능을 이용해 특정 행동 수행 시 추가 용돈을 요청하는 등 '재미'라는 요소를 더했다. 

아울러 보호자는 앱을 통해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날짜와 금액을 정할 수 있고, 앱 연동을 통해 자녀의 사용 내역과 잔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은행 아이부자는 큰 인기를 끌며, 현재 120만 고객을 돌파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이부자는 연령 제한 없이 모든 미성년자가 금융 체험을 통해 올바른 금융 습관을 형성함으로써 미래 경제 주체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체험형 금융 교육 플랫폼으로, 초등학생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도 청소년 금융거래 관련 서비스를 줄줄이 출시했다.

2021년 말 KB국민은행이 출시한 청소년 금융 플랫폼인 '리브 넥스트'도 꾸준히 가입자가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3월 태아부터 청소년까지 미성년 전용 서비스 ‘리틀 신한 케어’ 플랫폼을 선보였고, 우리은행은 6월부터 만 14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 전용 선불 서비스 '우리틴틴'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주요 시중은행들이 미래 고객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앱 내 오류 발생이 잦거나 충전 계좌 등록 등 절차가 불편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에 비해 플랫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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