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코스피 훈풍에 '빚투' 증가…"증권사는 쉽게 빌려줬고, 개미는 빚만 1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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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코스피 훈풍에 '빚투' 증가…"증권사는 쉽게 빌려줬고, 개미는 빚만 1조 늘어"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4.04.02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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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회복과 함께 지난 달 신용융자잔고 1조 증가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주요 증권사 금리 인하 마케팅도 ↑
2024년 신용 대출 금리 인하 이벤트 이미지. [이미지=KB증권 제공]
KB증권 신용 대출 금리 인하 이벤트. [사진=KB증권]

3월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 회복과 함께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 달 새 개미들의 '빚투'는 1조원에 달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9조4772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29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5262억원으로 한 달 새 9510억원이 늘었다.

신용융자잔고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이는 쉽게 말해 증권사에 빚을 내서 주식을 산 금액을 뜻한다. 신용융자잔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코스피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반도체 훈풍 등으로 최근 한달 간 약 4%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자, 밸류업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금융과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크게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0조원대가 된 것은 작년 9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한편,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증권사들도 신용거래 금리를 인하하며 투자자 확보에 한창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주식시장 활황기를 이용해 금리 인하 마케팅에 나서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습으로, 신용거래융자를 단기간 이자 없이 제공하거나 최대 6개월간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등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신용융자 0% 7일물 이벤트.​​​​​​​​​​​​​​[사진=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신용융자 0% 7일물 이벤트. [사진=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6월 30일까지 신용거래 7일물 이자율을 0%로 제공하는 '신용융자 1~7일물 이자율 0%' 이벤트를 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연 4.8% 신용대출 금리를 90일간 제공하는 이벤트를 제공한다. 교보증권은 180일 동안 4.5%의 대출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KB증권·한화투자증권·교보증권·SK증권 등도 연 4.2~4.8% 이자율로 신용융자를 짧게는 30일, 최대 180일간 신규 고객에게 제공한다. 통상 연 9.0% 수준(31일 이상)인 신용융자 금리의 절반 수준이다. 신한·KB·한화·교보증권은 휴면고객에게도 같은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증시 밸류업에 동참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증권 업계에서 “연초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증시 전반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자연스런 투자 전략”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증권사가 이벤트 대상을 신규 투자자나 신용거래를 쉬고 있는 투자자로 지정해 고위험 투자 확산을 부추기는 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의 신용거래 이자 할인 이벤트가 안정 지향적인 투자자까지 고위험 투자에 뛰어들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원금 손실 가능성을 각오해야 하는 금융투자라고 해도 증권사가 이를 부추기는 듯한 모양새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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