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흔들리는 가구업계... '저출생'엔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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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에 흔들리는 가구업계... '저출생'엔 강한 이유?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3.27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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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부동산 침체... 가구업계, 적자 면치 못해
출생률 0.72 역대 최저지만...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높아 영향 미미
가구업계, "1인‧비혼‧독립 가구 수요 늘었다"

흔히 부동산과 저출생을 연관지어 생각하기 쉽다.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면 부동산 업계 또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기에는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는 가구업계가 의외로 저출생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업계는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어도 1인 가구 등 다른 방향의 수요로 소비자들을 이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불황을 겪었던 한샘이 저출생에는 크게 타격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한샘]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불황을 겪었던 한샘이 저출생에는 크게 타격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한샘]

2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받는 가구업계가 의외로 출생률에는 큰 타격을 입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가구업계는 주택매매거래량을 선행지표로 삼는다. 주택매매거래 발생으로 이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가구와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업계 또한 실적이 상승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 11.5만 건이었던 주택매매거래량은 2021년 2월 8.7만 건, 2022년 2월 4.3만 건으로 크게 줄었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5년 평균 주택매매거래량인 7.5만 건에서 43%나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의 주택매매거래량은 상반기 일정 부분 회복세를 보였으나, 8월(5.1만 건) 이후 12월(3.8만 건)까지 다시 감소했다. 올해 1월에는 4.3만 건으로 약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국내 종합가구업계 1위 한샘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20년 영업이익은 931억원에서 2021년 69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2022년에는 영업이익에서 21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한샘의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다시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업계가 부동산 업황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한편, 가구업계는 주택매매거래량에 비해 저출생 지표는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27일 <녹색경제신문>에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게 되면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런 관점이 아니라면 가구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며 "저출생 지표는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선진국일수록 라이프스타일이나 주거에 대한 관심이 발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1인 가구, 비혼 가구 등 가족 구성이 달라지며 새로운 가구 수요가 생기기도 했다"며 "유아용 가구의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다른 가구 소비 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합계출생율은 0.72명으로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온라인 가구 플랫폼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겨냥한 가구업계의 마케팅은 계속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독립러 취향저격 브랜드' 등으로 카테고리화 해 신생 1인용 가구 브랜드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27일 <녹색경제신문>에 "독립 가구가 많아지며 1인 거주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다 보니 관련 신생 업체가 계속해 생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 업체도 1인용 제품을 새로 내놓으며 제품이 매우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용 가구의 경우 수요가 줄었다기보다 고품질의 제품을 사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출생의 여파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높아진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가구 수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불어 지난 1월 반등 기세를 보인 주택매매거래량에 힘입어 가구업계가 약진을 거듭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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