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초, 팽팽한 동점 스코어에서 ‘종료된 경기입니다’, 송출 중단 날벼락...티빙 프로야구 독점 중계 능력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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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초, 팽팽한 동점 스코어에서 ‘종료된 경기입니다’, 송출 중단 날벼락...티빙 프로야구 독점 중계 능력 있나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4.03.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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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사진=티빙]

한국 프로야구 온라인 독점 중계사 티빙이 경기 9회 동점 접전 상황에서 중계를 끊는 사고를 냈다. 티빙이 오는 5월부터 프로야구 중계 유료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시범 경기 때부터 연이은 실수로 독점 중계사로서 자격 검증이 됐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4일 2024 프로야구 리그 개막 이틀 차에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경기 중 티빙의 생중계가 멈추고 ‘종료된 경기입니다’라는 자막이 나오며 1분여간 경기 송출이 중단됐다. 

당시 경기는 9회 초 6-6의 팽팽한 동점 스코어로, 롯데가 경기 내내 0-6으로 끌려가다 9회 초에만 6득점을 뽑아 SSG를 따라잡고 투아웃에 역전주자가 나가 있는 극적인 상황이었다. 

이날 진행된 다른 구단들의 경기는 롯데-SSG 경기보다 이른 시간에 종료됐다. 이후 다른 구단의 경기를 보던 시청자들이 롯데-SSG 경기 생중계에 몰려들자 급증한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송출 중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이후 티빙은 공식 SNS로 송출 중단 사고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번 사고는 정식 개막 이전 KBO리그 시범 경기  기간(3월 9일부터 3월 19일)의 피드백을 수용해 기존의 콘텐츠 편집과 제작을 담당하던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계약을 과감하게 중도 파기하고 다른 업체와 새롭게 계약한 이후에 발생한 일이어서 거센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 이후 SNS에는 실시간으로 티빙의 미숙한 중계 운영을 지적하는 팬들의 게시글이 도배됐다. 

한 네티즌은 “1분여간 송출이 중단된 것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야구라는 스포츠는 그 1분을 위해 몇 시간의 경기를 지켜보는 종목이다”라면서, “야구는 한 이닝에도 승패가 뒤집히는 스포츠인데 경기 중에 WPA가 요동치는 그 순간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터졌다는 것은 중계사로서 자격 미달인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WPA:야구에서의 승리 확률 기여도, Win Probability Added. 두 상황 간의 기대 승률,Win Expectancy, WE 차이를 나타낸다.) 

지난 시범경기 기간에도 티빙은 홈인을 ‘홈런’으로, ‘세이프(SAFE)’ 를 ‘세이브(SAVE)’로 잘못 표기하거나, 타자를 선수 등번호로 호명하는 등 독점 중계사라고 하기엔 기초 지식이 부족한 실수를 연이어 저지른 바 있다.

더군다나 이전에는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오던 주요 영상이나 전체 영상을 몇 시간 뒤에나 다음날 게시한 점도 야구팬들의 눈총을 샀다.

티빙 이전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협상자였던 ‘네이버,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카카오’가 참여한 포털・통신사 컨소시엄의 경우 뉴미디어 중계권을 따내 2019년부터 5년간 프로야구를 중계했다. 

그 당시에는 이닝별 중요 장면은 경기중 실시간으로 게시되고, 경기 하이라이트는 경기 직후, 전체 영상은 보통 경기 종료 이후 1시간 이내에 게시됐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12일 설명회 자리에서 시범 경기 기간의 중계 실수를 사과하며 “티빙이 보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정규 시즌에서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를 가지고 찾아뵐 것”이라 약속했지만 리그 개막 이틀 만에 송출 중단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티빙의 모기업 CJ ENM은 3년간 1350억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프로야구 리그 뉴미디어·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따냈다. 

적자 규모가 해마다 늘어나는 티빙의 입장에서 프로야구 중계는 적자를 해결할 새로운 돌파구다. 지난해 연간 순손실이 1350억원까지 늘어난 티빙의 흥망성쇠가 이번 프로야구 중계에 달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들의 강세에 비해 국내 기업들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해마다 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티빙은 물론 왓챠의 경우 경영 위기로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프로야구 중계는 야구팬들의 유료 구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OTT 업체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계 경험이 전무한 티빙의 과감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규 리그 시작 전부터 이어진 티빙의 잦은 실수에 KBO 관계자를 비롯한 야구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티빙이 차별화를 내세우며 제시한 경기 이후 패배한 팀에게까지 인터뷰를 요청하는 ‘퇴근길 라이브’ 콘텐츠도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선수단의 동의 하에 이루어진다고 해도 야구라는 종목에 대한 기본 이해와 경기를 뛴 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식 중계 이전에 계획해 거센 비난을 받은 라커룸, 더그아웃 촬영 및 출입은 무산키로 했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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