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늘어나는 게임社 ’경영 전문’ 대표들… ‘글로벌 공략’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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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늘어나는 게임社 ’경영 전문’ 대표들… ‘글로벌 공략’ 노림수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3.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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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 대표직으로 올리는 컴투스·엔씨·카카오게임즈
공통 과제는 실적 개선·글로벌 역량 확대... 역량 발휘할까
왼쪽부터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CSO, 남재관 컴투스 사업경영담당 부사장, 박병무 前 VIG 파트너스 대표. [이미지=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엔씨소프트]
왼쪽부터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CSO, 남재관 컴투스 사업경영담당 부사장, 박병무 前 VIG 파트너스 대표. [이미지=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엔씨소프트]

최근 게임업계에서 경영인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이 대표직으로 앉는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불황으로 업계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경영 전략을 설정하면서 반등을 노리는 모양새다.

컴투스는 어제(14일) 신임 대표이사로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작년 컴투스에 합류한 남 내정자는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CFO, 카카오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IT 및 게임 업계의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에 재직 중이던 시절 굵직한 게임들을 흥행시키며 해당 회사의 IPO를 이끌어 냈다. 

이주환 현 대표이사는 제작총괄대표를 맡아 게임 개발에 전념한다. 컴투스의 대표 게임인 ‘서머너즈 워’와 더불어 각종 야구 게임의 프로젝트를 이끌어 왔던 만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의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고 글로벌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엔씨소프트도 올해부터 경영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병무 내정자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직을 수행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조계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CSO를 낙점했다. 

세 회사 모두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경영에 정통한 인물을 대표직에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컴투스는 이미 다양한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지에 지사를 두며 현지화에 힘썼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해당 회사는 작년 역대 최대인 77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74%인 4136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다만 이와 동시에 한해 동안 39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제작년(-167억)에 비해 그 폭이 커졌다. 

미디어 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진 위지윅스튜디오CFO는 "지난해 계획됐던 콘텐츠 라인업 일정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와 같은 게임들도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컴투스의 발목을 잡았다.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 [사진=컴투스]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 [사진=컴투스]

이에 컴투스는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은 지난 1월 개최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세계 메이저 기업들과 쌍방향 제휴로 전방위적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자사 IP를 글로벌로 확장함과 동시에 우수한 IP를 활용한 게임화를 추진하는 등 신규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며 글로벌 최고의 퍼블리셔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될 남 내정자는 컴투스에서 경영 기획, 인사, 재무 등 경영 전략 부문과 게임 사업 부문을 총괄했다. 특히 계열사와 해외 법인의 관리 및 신규 투자 등 기업 경영 전반의 업무를 수행했던 만큼 퍼블리싱 사업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한편 엔씨소프트는 내수 시장에서 한계에 봉착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해당 회사의 성장을 견인해 왔던 ‘리니지’ IP의 힘이 점점 빠지고 있다. 제작년 3분기만 해도 ‘리니지M’, ‘리지니2M’, ‘리니지W’에서 총 4232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작년 3분기에는 이보다 37.4% 가량 감소한 264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야심차게 내놓은 ‘쓰론 앤 리버티’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탈출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배틀크러쉬’, ‘LLL’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준비중에 있다. 작년 11월에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하기도 했다.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달 8일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새로운 IP를 확보하고 서구권 및 동남아 시장으로의 사업을 확대하는 데 방향성을 두고 있다”며 “M&A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올해 실질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박 내정자의 역량이 십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 내정자는 법률사무소 김앤장에서 M&A 전문가로 활동한 이후 플래너스 엔터테인먼트, 하나로텔레콤, VIG 파트너스 등에서 대표직을 역임했다. 하나로텔레콤 대표직을 수행하던 당시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끌어 올리며 회사를 SK텔레콤에 매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VIG 파트너스에서도 한국 버거킹을 두산그룹으로부터 1100억원에 매입한 이후 이를 3년만에 2100억원으로 매각하는 성과를 이뤘다. 

카카오게임즈도 글로벌 역량 강화를 과제로 떠안고 있다. 해당 회사는 지난 한 해 동안 1조 241억원의 매출과 7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1%, 58% 감소한 수치다. 

반등을 위해서는 시장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부문 해외 매출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3N2K’로 묶이는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아키에이지 워 글로벌 서비스. [이미지=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 글로벌 서비스. [이미지=카카오게임즈]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아키에이지 워'를  대만 및 중화권, 동남아시아, 일본 등 9개 지역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등과 같은 게임도 글로벌 서비스가 예정돼 있다. 뿐만 아니라 '아키에이지2'를 비롯해 '검술명가 막내아들' IP를 기반으로 한 콘솔 게임도 제작중이다.

이 시점에서 카카오게임즈를 이끌어나갈 한 내정자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아이나게임즈 COO(최고운영책임자), 텐센트코리아(한국지사) 대표를 거쳐 2018년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했다. 카카오게임즈에서는 내외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추진해왔다. 한 내정자가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를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발돋움 시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다년간 쌓아온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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