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주총]1대주주 기업은행, 대표 선임 반대...."합리적 통제냐 vs 관치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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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주총]1대주주 기업은행, 대표 선임 반대...."합리적 통제냐 vs 관치냐" 논란
  • 이정환 기자
  • 승인 2024.03.1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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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방경만 부사장 선임 반대, 행동주의 펀드 가세... 28일 주총 치열한 표대결 '안갯속'
KT&G 본사 사옥 전경[제공=KT&G]
KT&G 본사 사옥 전경[제공=KT&G]

28일 KT&G 주총을 앞두고 IBK 기업은행과 KT&G 사측간 이사선임을 둘러싼 표 대결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대해 KT&G측은 공시적으로 과도한 인사개입이라며 반발하고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KT&G의 최대주주(지분 의결권 기준 약 8%)인 기업은행은 12일 공시를 통해 방경만 수석부사장 과 KT&G 이사회가 추천한 임민규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대 명분으로 방 수석부사장 선임 후 영업이익 감소와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 등 도덕성 문제를 직격했다.

자사주를 활용한 우호지분 확보 결의 등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대신에 자사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인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해 줄 것을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와 주주들의 의견을 대변할 이사회 구성에 최적의 인물임을 내세우고 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방 수석부사장이 회계기준을 왜곡하면서 숫자를 부풀리고 있지만 실제로 선임 후에 KT&G 영업이익이 20% 줄었고, 현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사외이사 후보자가 여러 의혹에 대해 충분한 해명도 없이 후보로 재추천된 것은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T&G는 이같은 기업은행의 입장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세대결에 나섰다. 

KT&G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주장에 대해 “회사 영업이익은 수원 분양사업 종료에 따른 일회성 영향을 제외하면 3.3% 증가했으며, 특히 핵심 사업영역은 20%가량 증가했다” 며 반박했다. 

KT&G 측은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중요해진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설득작업에 돌입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을 넘어 주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까지 권유까지 하는 것은 사기업에 대해 지나친 개입이라는 ‘관치’ 논란도 제기했다.    

기업은행 "영업이익 감소, 사외이사 후보 의혹에도 재추천" vs KT&G "부당한 인사개입" 지적

주주명부를 놓고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기업은행이 최근 주주총회를 앞두고 KT&G에 주주명부 제공을 요청했지만, 이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KT&G 측은 주주명부에는 이름과 주소 등 개인 정보가 담겨 있고,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청구 목적이 정당하지 않으면 열람을 거부할 수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KT&G는 ‘통합 집중투표’를 통해 2명의 이사만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집중투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묶어서 이사 후보자 중 한 사람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다. KT&G 입장에서 방경만 부사장과 임민규 후보자를 선임하려면 기업은행이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손동환 후보자를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이겨야만 한다. 

최악의 상황은 상황은 임민규, 손동환 후보자가 선출되고, 방경만 후보자가 탈락하는 것이다. 방 후보자가 낙마하면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새로운 대표를 추천해야 하고, 이에 따라 당분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8년에도 백복인 현 사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당시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정부의 인사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은 무산된 바 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기업은행 지지...캐스팅보터 '국민연금 변수' 급부상

그러나 이번 주총은 6년 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도 기업은행에 손을 들어주며 가세했다. 지난 5일 FCP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이상현 후보자가 5일 사퇴하면서 손동환 후보자 지지를 선언했다. 

또한, 3대 주주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예전과 달리 적극적인 의사를 제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분위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KT&G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인사개입 가능성을 높인 상황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관치'논란과 관련해 “KT&G는 주인이 없는 소유 분산 기업으로 경영권한이 최고 경영자에게 집중돼 이사회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온 것이 문제인데 합리적 견제를 어떻게 관치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KT&G 주총에서 IBK 기업은행의 견제구가 위력을 발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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