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올해 1분기 순익 후퇴할 듯..."ELS 배상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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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올해 1분기 순익 후퇴할 듯..."ELS 배상 관건"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3.13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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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1분기 예상 순이익 4조5818억원
작년 대비 5.7% 감소할 듯
가계대출 관리, 금리 인하로 이자이익 감소 예상
ELS 배상 역시 순익 후퇴에 영향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금융지주 [사진=각사 제공]

 

올해 금융지주들의 실적성장이 당장 1분기부터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가계대출을 조일 것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권을 엄습한 홍콩 ELS 사태 역시 걸림돌이다. 시중은행들은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 최소 수천억원이 넘는 돈을 배상해야 할 처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이익이 올해 줄어들 예정인데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 홍콩 ELS 배상 등 악재가 산적해 있어 올해 실적 악화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예상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5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작년 1분기 4조9015억원 대비 6.5%(3197억원) 감소한 수치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였던 KB금융과 신한금융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조4127억원으로 작년 1분기 1조4976억원 대비 5.7%(849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역시 올해 1분기 1조360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지난해 1분기 1조38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견줘 2%(274억원) 하락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실적 하락폭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872억원으로 작년 1분기 1조1022억원 대비 10.4%(1150억원) 후퇴할 전망이다. 우리금융 또한 올해 1분기 82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9137억원보다 10.1%(924억원)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세에 접어든 데에는 지주사의 주 수입원인 은행 이자이익이 올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끝남에 따라 한국 역시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는 작년 고금리 시기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둔 은행권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 대출잔액이 폭증하자 은행권에 대출 관리에 나설 것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사이에서 관리하겠다고 당국에 보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은행의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순이자마진(NIM)이 작년 하반기부터 모든 은행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작년 4분기 NIM은 1.83%를 기록해 작년 2분기 1.85% 대비 0.02%포인트(p) 감소했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1.64%에서 1.62%로 0.02%p 내렸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1년 내내 NIM이 하락했다. 

이자이익이 후퇴하고 있음에도 은행권은 민생금융 지원을 위해 거액의 돈을 쏟아붓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소상공인에 환급한 이자 총액은 7898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이 2581억원을 환급해 제일 많았으며 신한은행 1813억원, 하나은행 1811억원, 우리은행 1693억원 순이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홍콩 ELS 손실 사태 역시 올해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을 후퇴시킬 요인 중 하나다.

올해 상반기까지 9조8000억원의 ELS 만기 잔액이 도래하는 가운데, 홍콩 H지수가 지금과 비슷할 경우 최대 6조원 가까이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금융감독원에서는 ELS 판매사와 투자자들간 사적 화해를 증진시키고자 지난 11일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 검사결과 및 분쟁조정기준'을 발표했다. 

분쟁조정안의 핵심은 판매사의 판매원칙 위반 여부, 투자자의 투자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사들이 투자자들에 0~100% 수준으로 자율 배상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손실 배상비율을 40%로 가정할 경우, 홍콩 ELS 판매잔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에서만 약 1조원 가량 자율배상 명목으로 배상액을 지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신한은행 3000억원, 하나은행 1500억원 순이다. 배상비율이 더 올라간다면 은행권이 배상해야 할 금액은 더 커지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배상액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만약에 배상액을 회계상 반영한다면 이를 부채로 인식해 순이익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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