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업자몰 만들고 B2B대리점에게 더 비싼 가격 판매 요구...본사 대리점 담당자들 "우리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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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사업자몰 만들고 B2B대리점에게 더 비싼 가격 판매 요구...본사 대리점 담당자들 "우리도 몰랐다"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3.08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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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다수 대리점보다 10만원 선 낮아
사업자몰 판매가와 대리점 매입가 비슷
[사진=LG전자 사업자몰 캡쳐]
[사진=LG전자 사업자몰 캡쳐]

LG전자가 지난 7일 자체 온라인 사업자몰을 오픈한 가운데 B2B대리점에는 사업자몰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한 정황이 발견됐다. B2B대리점 관계자들은 "우리를 없애려고 하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기자가 LG전자의 사업자몰을 확인한 결과 189리터 일반 냉장고의 사업자몰 가격은 31만 5000원이다. B2B대리점의 판매가인 34만원보다 저렴하다. 원룸용 에어컨도 사업자몰에서는 98만 1000원, B2B대리점 가격은 112만원으로 13만 9000원 더 저렴하다. 스타일러도 LG전자 사업자몰에서는 145만 4000원, B2B대리점에서는 158만원에 판매 중으로, 12만 6000원의 가격차가 난다.

가격차가 나는 일차적 이유는 LG전자가 사업자몰의 판매 가격을 B2B대리점 매입가 수준으로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B2B대리점 관계자 A씨는 "B스타일러의 경우 세금 전 기준 145만원을 LG전자에 주고 사온다. 145만원에 떼 온 제품을 156만원에 팔면 세금 내고, 직원 월급 주고 나면 이익이 없다"라고 말했다. B스타일러의 사업자몰 판매가는 145만 4000웡니다.

LG전자가 '가이드라인' 형태로 B2B대리점의 판매가격을 자체 사업자몰보다 높게 정한 것도 문제가 된다. LG전자의 대리점 정책이 사업자몰 판매가를 대리점 판매가보다 낮게 만드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A씨는 "LG전자는 우리가 제품 한 대 팔 때 가격, 10대 팔 대 가격 등을 별도로 정해놨다. 대리점은 이 가이드라인에 적힌 가격대로 판매해야 되는데, 지금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업자몰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우리에게서 구매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B2B대리점 사업자들이 막다른 길에 내몰리면서 '상도덕' 논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B2B대리점 관계자 C씨는 "LG전자가 우리 대리점들을 다 없애려고 하는 건가 싶다"며 "(LG전자가 사업자몰을 오픈한 것은) 문제가 있다.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거다"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사업자몰의 주 수요가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타겟층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에 B2B대리점은 "소상공인이 바로 우리 고객이다"고 말했다.

A씨는 "우리같은 지역대리점은 소상공인과 거래한다"며 "대리점 중에도 '기업담당'이 있고 '지역담당'이 있다. LG전자가 말하는 몇 천만 원, 몇 억짜리 계약은 기업담당 대리점이 하는 일이다. 지역대리점은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기존 대량 납품된 가전이 고장났을 때 한 두 대씩 판매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사업자몰 오픈 사실을 일부 대리점 및 내부 인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우리 대리점을 담당하는 LG전자 본사 마케터도 황당해 한다. 나도, 우리 직원도 오늘에서야 알았다"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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