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조이니...5대 은행,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출 영업 총력 "이자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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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조이니...5대 은행,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출 영업 총력 "이자 찾아 삼만리"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3.07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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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2월 기업대출 잔액 776조7107억원
지난달 대비 6조5657억원 늘어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 상회
기업부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5대 시중은행이 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가계빚이 불어나는 걸 막기 위해 가계 대출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GDP 대비 기업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어 은행 등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올해들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지만 이에 반해 기업부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은 776조7107억원을 기록해 전월 770조1450억원과 견줘 6조5657억원 늘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5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지난 2월 634조9017억원으로 집계돼 전월 631조1966억원 대비 3조7051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또한 141조890억원을 기록해 138조2284억원 대비 2조8606억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 잔액의 증가세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 2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922억원으로 한 달 전 693조3143억원과 견줘 2조4779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더 눈독을 들이는 데에는 정부가 은행에 가계대출을 관리할 것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25년쯤 100% 이하로 유지되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목표 성장률을 1.5~2%로 잡아 잔액을 관리하고 있다. 이자이익을 포기할 수 없는 은행권이 기업대출로 방향을 튼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그러나 기업부채가 오히려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7일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25.2%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121% 대비 4.2%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상승폭은 조사 대상 국가인 33개국 중 다섯번째로 가팔랐다. 

기업부채 비율로 따지면 홍콩(258%), 중국(166.5%), 싱가포르(130.6%)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이같은 기업부채 비율의 상승은 가계부채 비율의 하락과 대조된다. 작년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로 집계돼 전년 동기 104.5% 대비 4.4%p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이 기업발 부채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7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작년 12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41%를 기록해 전년 말 0.27% 대비 0.14%p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의 경우 작년 12월 말 기준 0.12%로 집계돼 1년 전 0.05% 대비 0.07%p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48%를 기록해 0.32% 대비 0.16%p 늘었다. 

기업 부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 잔액 마저 상승하는 것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기업 연체율이 은행들 입장에선 감당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은행 자산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규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심사를 강화해 안정적으로 기업대출을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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