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 사태 피해간 우리은행, 닛케이 ELS를 계속 판매하고 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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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손실 사태 피해간 우리은행, 닛케이 ELS를 계속 판매하고 있는 이유는?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3.0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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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닛케이 ELS 계속 판매하고 있어
홍콩 ELS 관련 손실은 거의 전무해
우리은행 "배리어 낮춰 투자자 보호 강화했다"
닛케이지수가 50% 이상 폭락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
우리은행.
우리은행.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홍콩 ELS 손실 사태에서 벗어난 우리은행이 닛케이지수 기반 ELS 상품 판매를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원금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손실 발생 기준을 기존 상품보다 낮추는 등 고객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는 게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닛케이지수가 홍콩H지수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용역 결과 닛케이지수는 홍콩H지수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원금 손실 발생 기준인 배리어 또한 낮췄기에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닛케이225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판매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로부터 긍정적인 연구용역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1월 부로 다른 시중은행들이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것과 배치되는 모습이다. 당시 홍콩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본격화하자 시중은행들은 서둘러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ELS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우리은행은 홍콩 ELS 손실 사태로부터 어느정도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400억원에 불과해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이 7조8000억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우리은행 측은 "홍콩H지수가 2021년 12000을 돌파하는 등 고점이라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2022년 12월부터 판매를 중단했으며 이에 고객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우리은행은 일본 닛케이225,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등을 기반으로 한 ELS 상품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연구소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의 보고서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아직까지는 변동성을 기반으로 한 투자 위험성이 크게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소비자들의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기 배리어(원금 손실 발생 기준)를 기존보다 크게 낮춘 상품을 중심으로 ELS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은행은 주력 상품의 만기 배리어를 65%에서 10%포인트(p) 낮춘 55%로 설정해 새로 출시했다. 통상 ELS는 만기 3년 상품에 6개월 단위로 각각의 배리어가 설정된다. 첫 6개월은 배리어가 90%로 설정되는데 만기까지 점점 내려가는 구조다. 각각의 배리어까지 지수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원금과 약정된 수익을 얻게 된다. 

예를들어, 만기 배리어가 55%인 상품의 경우 지수가 만기 시점에만 최초 상품 가입 당시 대비 45% 이상 하락해 있지 않으면 수익금을 챙길 수 있다. 즉, 배리어가 낮을수록 원금이 보호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편, 홍콩H지수 역시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 하락한만큼, 너무 장밋빛 전망만 제시해선 안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4일 기준 닛케이 지수는 장중 4만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는 1989년 버블경제 시기 때보다 더 높은 수치다. 만약, 닛케이지수가 현 시점 대비 50% 이상 폭락할 경우, 현행 기준 배리어로도 원금 손실 사태가 일부 일어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판매를 영구적으로 계속하겠다는 건 아니고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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