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CEO, 삼성·LG·스타트업 잇단 면담 AI·XR 협력...'이재용 만찬' 동석한 프리실라 챈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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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CEO, 삼성·LG·스타트업 잇단 면담 AI·XR 협력...'이재용 만찬' 동석한 프리실라 챈 누구?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2.29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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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승지원에서 저커버그 부부와 만찬...AI반도체 등 논의
- 권봉석 조주완 등 LG 경영진, XR 디바이스 협업 방향 등 모색
- 프리실라 챈, 일본 한국 이어 인도 동행...베트남-중국계 출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CEO 사장 등을 잇따라 만나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등 미래성장동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찾은 것은 약 10년 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으로 메타와 동맹 관계를 강화하며 AI 반도체, XR 등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저커버그 CEO는 부인인 프리실라 챈과 한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투어 일정을 함께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저커버그 CEO는 28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AI 반도체와 XR 사업 등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만찬에는 프리실라 챈도 함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승지원에서 만찬...메타 '라마 3' 구동에 필요한 AI 칩 생산 관련 협력 논의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이다. 현재는 이재용 회장은 국내외 중요 인사와 만날 때 사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저커버그 메타 CEO-프리실라 챈 부부가 만찬을 함께 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2위인 만큼 메타가 개발 중인 차세대 언어모델(LLM) '라마 3' 구동에 필요한 AI 칩 생산과 관련된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인간 지능에 가깝거나 이를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엔비디아의 H100 프로세서 35만개를 포함해 연내에 총 60만개의 H100급 AI 칩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메타는 지난해 5월 'MTIA'라는 자체 칩을 처음 공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2세대 칩을 연내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개발 조직 'AGI컴퓨팅랩'을 신설했다.

이재용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미국 하버드대 동문이라는 인연이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했을 당시 추모 이메일과 근조화환을 보낼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2014년 10월 방한 시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삼성전자의 수원 본사와 화성 캠퍼스를 잇달아 방문한 바 있다. 2013년 6월 1박 2일간 일정으로 방한했을 때에는 이재용 회장 등과 7시간에 걸쳐 면담하기도 했다.

이후 양사가 합작해 VR(가상현실) 헤드셋인 '기어 VR'을 출시하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2016년 세계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 행사에 직접 참석해 삼성과의 VR 사업 협력을 강조했다.

조주완 LG전자 CEO "협업해온 MR 디바이스, 메타의 '라마'의 AI 디바이스에서 구현 등 논의"

저커버그 CEO는 앞서 이날 낮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 등과 '비빔밥 오찬'을 함께 하며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방향과 AI 개발 관련 미래 협업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양사의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 등이 논의됐다. 

조주완 사장은 메타의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고, 메타가 선보인 다양한 선행기술 시연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

LG전자는 작년 말 조직개편에서 HE사업본부 산하에 XR 사업 담당을 신설하고 XR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주완 사장은 지난 1월 'CES 2024'에서 "파트너십을 통해 XR 사업에 대한 기회를 확보하고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메타와 LG전자가 XR(확장현실) 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 사진 LG전자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메타와 LG전자가 XR(확장현실) 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조주완 LG전자 사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 [사진=LG전자]

메타는 2014년 XR 기기 시장에 진출했고, 작년 말 최신 MR 헤드셋인 '퀘스트3'를 출시했다. 최근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한 애플과 XR 기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축적한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에 있어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기술과 LG전자의 제품·품질 역량을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조주완 사장은 이날 2시간 가까이 저커버그 CEO와 회동한 후 "그동안 협업해온 MR 디바이스, 메타의 초대형 언어모델 '라마'를 어떻게 AI 디바이스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지 등 2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은 "LG전자가 2억 대 이상 TV를 팔아 (콘텐츠) 모수가 크고 3500개 이상 콘텐츠 업체와 함께 일한다는 것에 저커버그가 새삼 놀랐고, 콘텐츠 협업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얘기했다"며 "VR에 미디어 콘텐츠를 어떻게 넣어서 구현할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XR 시장은 2022년 293억달러에서 2026년 1천억달러로 연 평균 3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는 LG와 회동 이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있는 메타코리아로 이동, 국내 AI·XR 스타트업 대표, 개발자 등과 만났다.

저커버그 CEO와 비공개 면담을 한 곳은 국내 유명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와 XR 관련 스타트업 등 5곳 이상으로 알려졌다.

개발자 출신인 저커버그 CEO는 AI·XR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나 국내 AI·XR 생태계에 관해 짧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VR 기능에 MR 기능이 더해진 메타 XR 헤드셋 '퀘스트 3'의 기술 고도화를 위한 콘텐츠 확보 일환으로 보인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저커버그 CEO와 면담에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가 국내에서 '라마'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한 뒤 "라마3가 출시되면 빨리 써보고 파인튜닝(미세 조정)해서 특화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도 이날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 미팅을 위해 메타코리아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 CEO는 오늘(29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AI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과의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커버그 CEO는 2013년 방한 당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접견한 바 있다.

저커버그 CEO는 3일간 한국 방문을 마친 후 인도로 출국, 아시아 최고 부호로 꼽히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부인 프리실라 챈, 베트남·중국계 미국인 2세로 하버드대 및 캘리포니아 의대 출신 

한편, 저커버그 CEO와 함께 한국은 물론 일본, 인도 등을 함께 방문 중인 부인 프리실라 챈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저커버그 부부가 지난 27일 밤 한국에 도착한 직후 모습

저커버그 CEO는 지난 27일 일본 방문에서 프리실라 챈과 함께 맥도날드를 방문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기도 했다.

프리실라 챈은 중국계 미국인 2세로 하버드대와 캘리포니아 의대를 졸업한 소아과 전문의이다.

프리실라 챈의 아버지 데니스 챈은 베트남 출신으로 중국 국적을 취득한 후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했다. 데니스 챈은 메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아시아 식당을 운영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프리실라 챈이 마크 저커버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3년 말 학교 파티에서다. 프리실라 챈은 2007년 대학 졸업 후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간 과학 교사로 일했으며, 2010년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의과대학원에 입학했다. 

두 사람은 2010년 9월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동거를 시작한 후 2012년 5월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딸 출산 당시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자신이 가진 페이스북 주식 지분 99%를 생전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리실라 챈이 기부에 큰 영향을 줬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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