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프리미엄'은 있지만 '프랜차이즈'는 없는 '버거 명소' 강남대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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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프리미엄'은 있지만 '프랜차이즈'는 없는 '버거 명소' 강남대로를 가다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2.2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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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버거 찾기 어려운 강남대로변...'골목'이나 '상가 2층'에 위치
부동산 업계, "프랜차이즈, 수익률 고려해야 해...플래그쉽과 다르다"
'강남점' 오픈한 '맘스터치', "위치 선정 임대료 때문만은 아냐"

해외 프리미엄 햄버거 전문점들이 여럿 들어서며 '버거 명소'로 발돋움 했다고 일컬어지는 서울 강남대로에서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수익률을 고려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이 임대료가 높은 강남대로변에 매장을 오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비싼 임대료로 인해 강남대로 상가 1층은 공실률이 높았다.

한편, 지난 23일 강남대로 부근에 새로 매장을 오픈한 맘스터치는 매장 위치 선정 이유에 대해 임대료만 고려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들은 강남대로 부근의 골목이나 상가 2층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사진=문슬예 기자]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들은 강남대로 부근의 골목이나 상가 2층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사진=문슬예 기자]

2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2호선 강남역부터 신분당선 신논현역까지 이어지는 서울 강남대로 일대에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자리잡은 반면,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강남대로는 지난 2016년 신논현역 부근에 1호점을 오픈한 쉐이크쉑을 시작으로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이 매장을 열며 이른바 '버거 명소'로 발돋움하여 반향을 일으켰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1월 BHC그룹이 론칭한 슈퍼두퍼는 미국 외 전 세계 최초로 강남에 글로벌 1호점을 오픈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고, SPC그룹이 론칭한 쉐이크쉑은 지난해 8월 1호점인 강남점이 더 큰 매장인 '쉐이크쉑 강남대로점'으로 이전하는 등 규모를 확장했다. 또한 한화갤러리아 산하 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파이브가이즈는 지난해 6월 오픈 일주일 만에 약 1만5000개의 햄버거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강남대로변의 해외 프리미엄 버거 매장들의 열기는 가히 뜨거웠다.

그러나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강남대로변 1층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은 가장 눈에 띄는 강남대로변 1층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맘스터치의 경우 최근 '골목상권'을 벗어나 강남 핵심 상권에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 23일 강남대로 부근에 '맘스터치LAB 강남점'을 오픈했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강남역 핵심 상권을 배후에 둔 3층 건물에 매장을 오픈해 강남대로변에 늘어선 해외 프리미엄 버거 매장과 정면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로 찾아가 본 결과 매장은 대로변에서 한 골목 들어간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강남대로 근처의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인 KFC, 맥도날드, 버거킹 등도 골목이나 건물의 안쪽의 위치하거나 상가 2층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해외 버거 브랜드와는 달리 수익률을 고려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의 입장에서 임대료가 높은 강남대로변에 매장을 오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6일 <녹색경제신문>에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는 특정 매장을 앞세워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해야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라며 "플래그십 스토어는 특성상 수익률보다 브랜드 노출과 홍보를 위해 유동인구를 더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맘스터치, 맥도날드,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는 이미 국내에서 익히 알려졌기 때문에 브랜드 노출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며 "수익률을 고려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의 상황에서는 강남대로변에서 햄버거 판매를 통해 매장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옆 상가 건물 1층의 '임대 문의' 현수막이 걸린 공실의 모습.[사진=문슬예 기자]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옆 상가 건물 1층의 '임대 문의' 현수막이 걸린 공실의 모습.[사진=문슬예 기자]

실제로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 대로변 고층 건물의 1층 상가는 임대료가 높아 공실인 경우가 많았다. 한국부동산원의 상권별 중대형 상가 공실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강남대로 공실률은 8.3%로 5년 전인 2018년 4분기(2.6%)의 3배 수준이다.

2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쉐이크쉑 강남대로점'의 옆 상가 건물 1층 역시 공실이었다. 네이버 부동산 매물리스트에 따르면 공급면적 158.5평(524m2)인 해당 매물의 시세는 보증금 50억원에 월세 1억5000만원, 관리비는 800만원이었다. 

한편, 맘스터치는 지난 23일 오픈한 '맘스터치LAB 강남점'의 위치 선정에 대해 임대료 때문만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26일 <녹색경제신문>에 "맘스터치가 강남대로변이 아닌 강남대로 부근에 매장을 오픈한 것은 임대료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 내린 전략적 위치 선정으로 단편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맘스터치가 기존 골목에 매장을 오픈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 홍보 효과를 위해 A급 상권에 전략 매장을 내고 있는 것이 맞다"며 "'강남'이라는 위치의 상징성과 지리적 경쟁력이 맘스터치의 글로벌 경쟁력 등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해 강남 일대 상권에 '봄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한 가운데,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들이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와 차별화된 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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