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금융정책] 유럽연합 자금세탁방지 기구, 프랑크푸르트에 신설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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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금융정책] 유럽연합 자금세탁방지 기구, 프랑크푸르트에 신설하는 이유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4.02.2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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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포괄적이고 엄격한 자금이동 감시·탈세 방지·암호화폐 규제 개혁안
- ECB 발행 2027년 디지털 유로화 론칭 앞두고 PoC

유럽연합(EU)이 신설하기로 한 자금세탁방지 기구(Anti-Money Laundering Authority, 이하 AMLA) 당국이 위치할 거점으로 독일의 금융 중심 도시인 프랑크푸르트(Frankfurt)가 선정됐다.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연합 의회가 합의한 결과, 프랑크푸르트는 벨기에의 브뤼셀, 아일랜드의 더블린, 프랑스의 파리, 이탈리아의 로마, 스페인의 마드리드, 라트비아의 리가, 리투아니아의 빌뉴스, 오스트리아의 빈, 룩셈부르크(작년 2023년 11월 후보 목록에서 조기 탈퇴) 등 8개 국가 후보 수도들을 제치고 새로 발족 앞둔 EU 자금세탁방지 기구 사무소가 자리할 주최 도시로써 최종 선택됐다고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해외 언론이 2월 22일(벨기에 브뤼셀=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 대표적 은행의 유럽 지사가 대거 모여있는 대륙권 유럽의 최대 금융도시라는 의미에서 '방크푸르트(Bankfurt)'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독일 금융 허브 프랑크푸르트. Photo: Finn Protzmann=Unsplash
전 세계 대표적 은행의 유럽 지사가 대거 모여있는 대륙권 유럽의 최대 금융도시라는 의미에서 '방크푸르트(Bankfurt)'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독일 금융 허브 프랑크푸르트. Photo: Finn Protzmann=Unsplash

독일에서는 지난 2020년 2월 1일부로 단행된‘브렉시트(Brexit)’ 즉, 영국의 EU 회원국 탈퇴 후 유럽의 금융 중심지이자 은행업 허브(hub) 로서의 권위와 고수익 주식·지분 거래 및 투자 은행업을 파리(프랑스)로 빼앗긴 이후, 프랑크푸르트가 다시 한번 금융 중심지로서 활기를 회복할 기회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이미 프랑크푸르트에는 EU 중앙은행(ECB, 자체 감독기관 포함), 유럽 보험 및 직업 연금 복지 기금 당국(European Insurance and Occupational Pensions Authority) 본사가 상주해 있다. 

여기에 핵심적 규제 역할을 할 자금세탁방지 기구가 위 핵심 EU 금융 당국들과 인접해 운영될 경우 프랑크푸르트는 금융 규제의 중심 도시로서 입지를 증명하는 계기가 된다. EU AMLA는 프랑크푸르트와 그 주변 금융 관련 기관들 및 프랑크푸르트에 주재하는 수많은 국제 기업 EU 본사들의 금융 활동을 감독하고 제재를 가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EU AMLA는 오는 2025년부터 신설하고 초기 고용 인원 150명에서 출발, 2026년부터 총 400명 고용 인원을 갖추고 완전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 더 포괄적이고 엄격한 자금이동 감시·탈세 방지·암호화폐 규제 개혁안

EU 집행위원회는 유럽 내 금융권에서 발생하는 불법 자금세탁 활동과 테러 단체가 유럽 금융권을 악용해 자금 조달하는 범죄 활동에 강화해 대처하는 것이 목표라고 EU AMLA의 신설 의도을 밝혔다. 

특히, 위험도가 매우 높은 금융 사업체 감독과 비금융권 자금 활동 감시를 통해서 금융 제재를 교묘히 회피해 온 금융 사기범과 탈세자를 집중 추적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금융 위원회는 가령, 축구 클럽 등과 같은 새로운 회사 사업체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감시를 강화하도록 개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AMLA 법안은 EU 경제권 내에서 최대 1만 유로를 현금 이동을 제재하는 방안 외에도 익명으로 암호화 화폐 거래에 내제된 보안 위험성을 들어 강한 제재를 할 것으로 보여 특히 암호화폐(cryptocurrency) 거래 업계가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 될 것이란 추측이다.

당연히 EU AMLA 프랑크푸르트 신설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세계의 암호화폐 옹호 단체와 투자자 공동체가 가장 발끈하며 반응했다.

그렇지 않아도 EU 의회가 작년 2023년 4월 ‘암호 자산 시장 포괄 규제법(Markets-in-Crypto-Assets Bill, 줄여서 MiCA)’ 최종안에 합의한 이후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같은 대형 암호화폐 비즈니스가 조사나 사업 규제로 압력을 맞고 있다.

가령, 2023년 6월 프랑스 당국이 암호 자산 서비스 불법 제공과 자금 세탁 혐의로 암호화폐 온라인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를 조사하고 난 6개월 후에 프랑스 대형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Société Générale)이 유로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 시험 거래를 실시한 것과 같은 정부 금융 당국의 기업 대상 사전 규제와 견제 제스처라 하겠다.

EU의 MiCA 법안은 올 2024년 연말부터 시중 금융권에서 거래될 모든 가상 자산을 대상으로 집행될 계획이다. 

유럽연합의 AMLA 개혁안과 프랑크푸르트 당국 신설 법안은 오는 4월 22~25일 사이에 EU 의회 입법 투표를 거쳐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유럽 중앙은행(ECB)이 늦어도 오는 2027년 론칭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 유로화(Digital Euro)는 2023년 11월 1일부터 시작돼 유럽중앙은행 감독당국과 시중 은행 간 거래 개념검증(PoC)을 거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현금과 나란히 발행·유통시킬 디지털 유로화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현금으로 자유로운 환전이 가능한 디지털 토큰 형태의 법정 명목화폐(fiat currency)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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