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칼럼]  ESG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상태바
[한영도의 ESG칼럼]  ESG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 승인 2024.02.13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nti-ESG현상은 지속될 수 있을까 : ESG표현은 변경될 수 있어도 그 본질과 가치는 그대로
ESG경영은 지속가능한 미래경영이다.: 문명사적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정신이자 과제

지난해 미국의 일부 주에서 Anti-ESG법안 통과와 정치인들의 압박 등으로 기업들은 ESG용어의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심화와 보수진영의 영향력 확대는 Anti-ESG 현상을 확산시킬 수 있다. 특히, 2024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내 보수진영에서 ESG를 진보적인 이념으로 간주하는 시각이 존재하며, 사회주의적 정책을 강요하는 도구로 자본주의 정신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랙록이나 코카콜라 등 기업들이 ESG 용어를 대신하여 “책임경영” 또는 “지속가능성”과 같은 용어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구촌의 국지적 전쟁, 고물가, 고금리 등의 정치경제환경의 영향으로 ESG의 관심과 투자가 떨어지는 추세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Anti-ESG현상은 지속될 수 있을까?

ESG라는 용어는 2004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20여 개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발표한 「Who Cares Wins」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 후 2006년 유엔이 제정한 책임투자 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에 반영되어 기업경영의 국제적 규범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환경 변화로 인하여 주주 자본주의의 반작용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담론이 부상하였고,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ESG의 관심이 증대되고 급속히 확산되었다. 

이처럼 ESG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이념과는 거리가 멀다.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경영은 진보나 보수를 떠나 모든 사람과 기업들이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이다.

물론, ESG가 특정 정치적 이념과 연관될 수 있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진보진영은 ESG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환경 보호와 사회적 공정을 위해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정부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보수진영은 ESG를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요소로 보기도 한다. 경제 성장과 주주 가치 극대화에 우선 순위를 두며, ESG는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 내에서 Anti-ESG는 정치적 맥락과 사회적 논쟁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현상의 확장 가능성은 미래 정치, 경제, 사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SG 투자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도 있지만  SEC는 2022년 3월 기후 관련 공시 강화 및 표준화 규칙의 제정을 제안하였으며, 2024년에는 상장대기업의 온실가스 직접배출량과 간접배출량에 관한 정보공시제도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연합에서는 2024년부터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에 따라 유럽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기업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투자자, 소비자 및 기타 이해 관계자가 기업의 지속가능성 성과와 관련 비즈니스 영향 및 위험을 더 잘 평가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 사회적 불평등, 환경오염 등의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망 실사,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와 같이 ESG는 유엔이 중심이 되어 유럽 각국, 미국 등 글로벌 차원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병행하여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비록 ESG용어 자체나 표현은 변경될 수 있겠지만 ESG의 본질은 변화가 없이 미래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SG경영은 지속가능한 미래경영이다.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 지속가능성관련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단순히 이윤 추구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 ESG 규제가 정립되어감에 따라 ESG경영은  규제의 변화가 아니라 기업경영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ESG경영을 통해 장기적인 가치창출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기업은 문명사적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적 정신과 과제에 따라 ESG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기업의 ESG경영은 기업시민으로서 당연히 이행해야 할 책무이면서 동시에 경제적 가치 창출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 경영의 본질과 가치를 인식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ESG는 단순히 진보적인 가치관이나 사회주의적 정책과 연관될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미래경영전략이다. 정부, 기업, 시민 사회 모두가 협력하여 기업의 ESG 경영을 확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