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도 자외선 살균 공기청정기 제조사 합류...자외선 살균의 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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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자외선 살균 공기청정기 제조사 합류...자외선 살균의 원리는?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2.05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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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C 파장이 단백질 파괴
DNA 구조 깨뜨려 증식 막아
오존, 눈치채고 방지 쉬워
[사진=NASA]
[사진=NASA]

황사와 꽃가루의 계절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LG전자는 자외선 살균 능력을 더한 공기청정기를 내놓기도 했다. 자외선 공기 살균기의 원리와 주의점을 알아봤다.

자외선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을까?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자외선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특정 파장의 자외선은 피부에도 손상을 줄 만큼 단백질을 파괴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생명과학과 교수 A씨는 익명을 요구하며 "흔히 '살균' 용도로는 UV-C라 불리는 파장대의 자외선을 쓴다. UV-C는 파장이 더 짧고 위험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도 피부에 닿으면 큰일난다고 경고한다"며 "피부가 손상된다는 것은 피부 세포가 손상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박테리아도 사멸할 수 있다. 피부를 손상시키듯 DNA를 쪼갤 수 있는 파장대다"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는 어차피 죽는다?
바이러스는 완전한 생명체의 형태가 아니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기생할 생명체를 만나지 못한다면 어차피 사멸할 것이고, 기계가 이를 굳이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A교수에 따르면 자외선을 사용해 바이러스를 처리하는 것은 더욱 확실한 사멸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A교수는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드라이한 상태로 있다가 몸 속에 들어가서 증식한다. UV-C 파장은 단백질 구조를 끊어낼 수 있다. 바이러스의 단백질 서열이 조각조각 쪼개진다면 몸에 들어가도 증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사람 몸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공기 살균기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생명과학을 전공한 B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나 독감바이러스의 경우 사람 몸에서 지속적으로 나온다. 어차피 바이러스가 계속 공급된다면 기계가 소량 사멸시키는 것이 의미가 있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래도 기계에서 다시 바이러스를 뱉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A교수는 "UV-C가 단백질 구조를 파괴시키는 역할을 하는 만큼, 제조사는 적어도 기계 안으로 들어간 공기 중 바이러스가 다시 뱉어져 나오는 것은 막을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유의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외선에서 유해한 오존이 나온다?
UV-C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어도 오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원은 지난 2020년 시중 판매되는 일부 살균제품에서 안전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존이 발생한다고 알렸다.

UV반응에 의해 오존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오존은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분자에 들러붙으면서 일종의 피해를 입힌다. 

A교수는 "오존은 산소 원자 세 개가 결합된 형태다. 이 형태는 화학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에 산소 원자 하나를 주고 평범한 산소 분자 상태로 돌아오려는 경향이 있다. 화학결합에서 전자를 뺏어오는 역할을 하면서 다른 물질의 분자 구조를 깨버린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존 분자가 신체에 붙으면 우리 세포가 손상을 입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교수는 이어 "만약 오존이 피부나 눈에 흡착하면 오존 분자가 안정화되려고 피부나 안구 표면 세포와 결합하면서 우리 세포를 손상시킨다"라고 설명했다.

A교수는 "오존 방출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때문에 국가 인증을 받았다면 어느 정도의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존 배출량 등 공기살균기의 시험을 담당하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관계자는 "몇 년 전에 문제되는 제품들이 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큰 문제 없이 시험을 통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존은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있어 눈치채지 못한 채 퍼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A교수는 "오존은 눈에는 안 보이지만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심한 것은 물론, 눈이 따끔거리고 심하면 피부 화상을 입는다. 오존이 방출된다면 쉽게 느낄 수 있어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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