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의 계절, ‘이것’에 집중해 사용해라…’보건학 교수’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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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의 계절, ‘이것’에 집중해 사용해라…’보건학 교수’의 당부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1.03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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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기 빨간불? 에어로졸 무조건 감지하기 때문
점액이 마르지 않는 습도, 이물질 제거에 좋아
박테리아 죽이는 물질이면 사람에게 유해할 수도
한돈희 인제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한돈희 인제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다양한 가전기기가 일상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각 기기의 본질을 이해해야 최선의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돈희 인제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청결도 중요하지만 어릴 때부터 조금씩 외부에 노출돼야 면역력이 향상된다”며 “가전기기 본래의 목적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보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 교수와의 대화 전문이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같이 틀었더니 공기청정기에 빨간 불이 들어와요. 괜찮은 건가요?

한 교수: 공기청정기의 ‘컨셉’을 이해하면 당연한 현상이다. 공기청정기는 공기 중의 에어로졸이 유해하든 유해하지 않든 모두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조해서 먼지가 많은 가을 기준, 공기 1cc에 에어로졸이 8000개에서 심하면 1만개 넘게 들어 있다. 우리가 병원 가서 피를 뽑을 때 5cc, 10cc 정도 뽑는다. 1cc가 얼마나 작은 양인지 상상이 갈 것이다.

그 작은 양에도 이렇게 많은 에어로졸이 있는데, 가습기를 켜 놓는다면 공기청정기는 당연히 엄청난 양의 에어로졸을 인식하고 ‘경고’ 표시를 내보낼 수 있다.

평범하게 물을 넣고 가습기를 가동했다면 공기청정기가 빨간색으로 변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유해하다고 판단할 것은 아닌 셈이다.

 

가습기 관련 사고도 있었고, 사용하는 게 맞을지 고민돼요.

한 교수: 가습기 본연의 목적을 잘 알아야 한다.

가습기는 공기 중 ‘습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습도가 왜 필요한지도 알아야 한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습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호흡기가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이 뚝 떨어진다.

호흡기는 ‘점액섬모운동’으로 이물질을 제거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섬모’가 ‘점액’과 함께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호흡기 안으로 들어온 이물질을 걸러낸다.

습도가 낮으면 점액이 쉽게 말라버릴 것이고, 점액섬모운동이 적어진다. 때문에 적정 습도를 유지해 점액이 잘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가습기에 함부로 세균제거제 등을 넣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사용하는 게 맞나요?

사람과 병원체도 일종의 공생관계에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지나치게 깨끗한 것을 추종한다면 어린 시절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에도 노출이 안 되어서 정작 큰 병에 걸리면 더욱 고생하기도 한다. 이를 위생가설이라고 한다.

한 때 일본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일부로 흙을 만지고 놀게 하는 것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고, 낫고, 이 과정에서 강해진다.

위생을 챙기는 것은 물론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꺠끗함을 추구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가습기도 마찬가지다. 박테리아를 죽이는 액체다, 바이러스를 없애는 물질이다라고 해서 반드시 도움된다고 보기 힘들다. 인간이 자연스럽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박테리아를 죽일 정도면 인간에게 해로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가습기 원래의 목적인 ‘적정 습도 조절’에만 집중하고, 지나치게 약품을 추가하지 않는 등의 조치와 함께 적당히 쓰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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