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권영수·우유철 외부인사 관심받는 이유..."30년 만에 '순혈주의'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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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권영수·우유철 외부인사 관심받는 이유..."30년 만에 '순혈주의' 벗어날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2.02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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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전혁직 3명, 외부인사 3명 균형 맞춘 6명 후보 선정
- '김학동·정탁 부회장 빠져 내부인사 중량감 떨어진다'는 분석
- 김만제 전 회장 및 2000년 민영화 이후 외부인사 회장은 없어

재계 5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 최종 명단(파이널리스트)이 공개되면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 외부인사 명단에 눈길이 쏠린다.

한 경영전문가는 "포스코 전·현직 인사와 외부인사가 3대 3 균형을 맞췄다"면서도 "대내외 중량감 등을 고려할 때 30년 만에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외부인사의 회장 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이 김만제 전 회장 이후 30년 만에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탄생할 것인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총괄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달 31일 회의를 열고, 심층면접 대상자 파이널리스트 6명 명단을 발표했다.

후추위는 "글로벌 차원의 탄소제로 시대 진입은 철강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사활적 사안이 되었으며, 친환경 미래소재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사업 기회인 동시에 엄청난 도전과 경쟁을 극복해 나갈 새로운 전략, 투자와 기술적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며 후추위는 '미래 도약과 변화를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외부인사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내부인사로는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다. 외부인사 3명, 포스코 전·현직 인사 3명으로 균형을 맞췄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과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포스코 현직 인사 중 유력후보로 꼽히던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이 파이널리스트에서 배제되면서 외부인사 무게감이 우세한 편이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은 포스코 이사회의 '캐나다·중국 호화 출장' 사건에서 피고발인으로 이름이 오르면서 파이널리스트에서 배제됐다. 

그런데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은 물론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도 '호화 출장'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이라는 점에서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차기 회장 부적격자로 부각될 수도 있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현직에서 물러나 각각 상임고문과 자문역으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재계에서는 포스코그룹 10대 회장을 뽑는 차기 회장 후보군에 외부인사가 절반이나 포함되면서 외부인사의 차기 회장 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그간 포스코그룹은 김만제 4대 회장(1994∼1998년)을 제외하면 외부인을 회장으로 앉힌 적이 없다. 

만약 외부인사 출신 회장이 탄생한다면 김만제 전 회장 이후 30년 만이자 2000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순혈주의'가 깨진다. 

포스코그룹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이차전지 소재 분야는 물론 재무 전문가이다. 그는 LG그룹에 44년간 근무하면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을 거친 'LG맨' 출신이다. 특히 세계적 이차전지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 등 'K배터리' 산업의 산증인이다. 지난해 11월 LG에서 용퇴했다. 정권과 교감설이 있다.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은 외부인사이지만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현대중공업, 현대우주항공,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을 거친 '현대맨' 출신이다. 2019년 현대차그룹에서 퇴진해 현장감각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당초 하마평에 없었던 깜짝 외부인사이다. SK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차전지 등 미래사업에 방점이 찍힌다. 다만 문재인 정권 당시 석유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공교롭게도, 외부인사 3명은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 출신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왼쪽)과 김지용 포스코 미래연구원장

포스코 내부인사 중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법대 출신의 재무·전략통으로 분류된다. 최정우 현 회장과 같은 재무·전략통 출신인 셈이다. 

한편, 후추위는 6명 파이널리스트 후보자를 대상으로 2월 7일~8일 양일에 걸쳐 심층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8일 오후 후추위와 임시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해 공개하고, 회장 후보 선임안을 3월 2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후추위는 "포스코 그룹을 둘러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쌓여 온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재점검과 미래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앞으로 심층 대면 면접을 통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포스코 그룹 수장에 가장 적합한 한 명을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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