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은 '유상증자'•HD현대중공업은 '사채'..."선박 건조 하나라도 멈추면 자금 경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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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유상증자'•HD현대중공업은 '사채'..."선박 건조 하나라도 멈추면 자금 경색 가능성↑"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4.01.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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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조선업과 해운업에서 목표 명확해야
-HD현대중공업, 신용 담보 자금...회전율 모니터링 필요
[사진=HD한국조선해양]
[사진=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사의 자금조달 방식 차이가 있어 주목된다.

29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양사의 자금조달 유형을 살펴본 결과 한화오션은 한화 내부의 펀더멘털이 강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나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5개 업체가 지분 46.29%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의 지주사인 HD현대는 법인세를 차감한 당기순이익이 -64.7%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HD현대는 "조선, 건설기계, 일렉트릭 등 주력 부문 영업이익이 '개선' 됐으나, 2022년 대비 정유 부문 정제마진 하락으로 영업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HD현대의 공시 전인 지난해 10월에 예상 가능한 내용이었다. 지난해 10월 HD현대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 실적, 자회사의 주요 경영 상황 등을 통해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을 공개했다. 실적은 참혹했다. 매출부터 마이너스 증가 폭이 너무 커 당기순이익 항목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분야가 없었다. 실적이 바닥으로 꽂힌 것이다. 주력 자회사의 영역익이 '개선' 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유 사업이 이를 상쇄해 내부에서 자금의 흐름을 움직이기에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공모 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HD현대중공업은 제8-1회차부터 8-3회차까지 2000억원을 모았다.

한 기업 전문 회계사는 "조선업과 같은 수주산업은 단기에 주문과 제조, 금액 청구 등이 이뤄지는 일반 상기업과 같은 회계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며 "제품의 제조가 다 되지 않아도 제조 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일부 인식하고, 이와 별개로 수주요청자에게 금액을 청구하기에 매출과 청구액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도급금액, 실행예산, 실제 투입액 중 변동성이 심해 실행예산이 가장 분식하기 쉬운데 제조 비율 조작을 통한 매출 불리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HD현대중공업은 수주는 많지만 정작 현실에선 돈이 없기에 신용을 인정받아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공모 채권을 발행하면 자금 회전율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금융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며 "수주 파트부터 공정과 선급 과정 등 각 과정 중 하나라도 중단돼 자금이 들어오지 못할 경우 자금 경색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에만 11척을 수주했다. 수주 잔고는 3년 치가 넘게 밀려있다고 한다. 앞도적 기술력을 가지고 암흑기에서 벗어나 호황기에 진입하고자 하는 HD현대중공업은 자금 조달과 자금 회전율 등을 빈틈없이 관리해야 할 실정이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기의 낙후 시설을 개선하고 합병 후 기업 문화 변화에만 수천억의 유상증자 금액이 들어갔다. 여기에 해운업을 영위하고 있어 양면 전쟁을 벌여야 한다. 조선에서는 HD현대가 도사리고 있고, 해운에서는 HMM이 있다. 한화오션은 두 개의 전선에서 경영 목표를 명확히하고 사업을 이끌어야 할 실정이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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