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비롯 시중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1년 만에 크게 상승...원금보장형에 잔액 쏠린 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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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비롯 시중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1년 만에 크게 상승...원금보장형에 잔액 쏠린 건 '숙제'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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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퇴직연금 잔액 1년 새 23조 불어
수익률은 보장형, 비보장형 모두 크게 개선
잔액 규모는 신한은행, 수익률은 하나은행이 눈에 띄어
원금 보장형 상품에 잔액이 90% 넘게 쏠리는 건 숙제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작년 은행권에만 퇴직연금 잔액이 2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모든 은행에서 원금보장형 상품과 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기도 했다. 

잔액과 수익률 면에서 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보장형 상품에 자산이 쏠린 것은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사업자 중 은행에 퇴직연금이 몰리는 것은 은행 입장에선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올해 역시 증권업계나 보험업계의 일부 자금이 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3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 잔액은 155조33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132조2339억원 대비 23조1047억원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적립액은 40조4016억원으로 1년 사이에 15.4% 늘며 1위를 굳건히 수성했다. 이어 국민은행이 36조8265억원(16.9%↑)의 퇴직연금을 적립해 2위를 기록했으며, 하나은행 33조6987억원(23.6%↑), 우리은행 23조6630억원(15.9%↑), 농협은행 20조7488억원(15.1%↑) 순이다. 

퇴직연금은 DB형, DC형, 개인 IRP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DB형은 기업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관리하며 규모가 이미 정해져있다.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결정된다.

금융감독원.[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사진=금융감독원 제공]

 

DC형은 기업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돼 있어 매년 연금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하는 형태다. DB형과 달리 근로자가 연금을 직접 운용할 수 있어 투자성과에 따라 받는 연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개인 IRP는 근로자가 직접 계좌를 개설한 후 운용하는 연금이다.

시중은행들의 수익률도 1년 동안 크게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5대 은행의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 평균 수익률은 DB형 4.32%, DC형 3.83%, 개인 IRP 3.55%로 집계됐다. 원리금 비보장은 DB형 8.78%, DC형 13.89%, 개인 IRP 13.11%였다. 1년 전 원리금 보장의 경우 DB형 1.63%, DC형 1.88%, 개인 IRP 1.67%, 비보장의 경우 DB형 -3.28%, DC형 -15.59%, 개인 IRP -14.94%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원리금 보장 상품은 DB형과 개인 IRP에서는 신한은행이, DC형에서는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원리금 보장 수익률은 DB형의 경우 신한 4.52%, 하나 4.48%, 우리 4.46%, 국민 4.31%, 농협 3.81% 순으로 나타났다. DC형은 하나 4.08%, 국민 3.92%, 신한 3.9%, 우리 3.75%, 농협 3.5% 순이다. 개인 IRP는 신한 3.68%, 하나 3.66%, 국민 3.62%, 우리 3.55%, 농협 3.23% 순이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DB형에서는 국민은행이, DC형과 개인 IRP에서는 하나은행이 1위를 달렸다. DB형의 경우 국민 10.49%, 신한 8.87%, 농협 8.82%, 우리 8.73%, 하나 6.99% 순이다. DC형은 하나 16.15%, 국민 13.71%, 신한 13.48%, 우리 13.25%, 농협 12.85% 순이다. 개인형 IRP은 하나 13.93%, 농협 13.34%, 국민 13.32%, 신한 12.56%, 우리 12.4% 순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1년 간 크게 오른 이유는 작년 고금리 기조에 따라 시장금리와 채권금리가 덩달아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보장형은 주로 주식, 펀드 등 상대적을 위험한 자산을 기초로 하는데 작년 한해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퇴직연금 잔액의 대부분이 원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돼있는 점은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은행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 중 원금 비보장형 적립액 비중은 9.89%에 불과했다. 은행권은 디폴트옵션 도입을 통해 고객들을 비보장형 상품 쪽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애초에 안정성 때문에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비보장형 상품을 택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늘 수익률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보장형과 비보장형 상품 가릴 것 없이 수익률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보장형 상품에만 퇴직연금이 몰리는 건 근본적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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