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우 칼럼] 김연수 대표의 한글과컴퓨터 'AI 기업 도약' 비전과 행보에 기대 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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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우 칼럼] 김연수 대표의 한글과컴퓨터 'AI 기업 도약' 비전과 행보에 기대 거는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1.22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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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대표가 이끄는 한글과컴퓨터가 AI(인공지능) 신성장동력을 바탕으로 도약에 나섰습니다. 

한글과컴퓨터는 최근 '함께 크는 AI'를 주제로 TV 광고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의 TV 광고는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 중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컴 기업광고 TV CF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AI에 진심이며 AI로 승부를 보겠다는 한컴의 의지를 선보인 것"이라며 "올해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SDK(Software Development Kit,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전략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글과컴퓨터의 기업가치는 1년 사이 3배 가까이 커졌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종가 기준 한글과컴퓨터 주가는 30450원이며 시가총액은 7363억원에 달합니다. 코스닥 기술주 중 선두권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다소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관심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가 AI기업으로 변신 성공은 김연수 대표의 유연한 '소프트 리더십'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김연수 대표는 "한컴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문서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올해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를 출시할 예정이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AI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며 "국내·해외 여러 기업과 협력하고 상생하면서 AI 시장에서의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

앞서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11월 28일 'AI 사업 전략 발표회와 한컴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갖고, 세계적 수준의 문서 기술에 AI를 더해 AI 기업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알린 바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는 국내외 파트너사와 연대하는 한컴얼라이언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거점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등 이 협력체를 토대로 글로벌 IA(지능형 자동화) 시장을 함께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김연수 대표가 지난 2021년 김상철 회장을 대신해 '2세 경영'에 나섰을 때만 해도 시장은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당시 38세 젊은 여성 리더가 국가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을 이끌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년 사이 김연수 대표는 한글과컴퓨터를 환골탈태시켰습니다. 김연수 대표는 1983년생으로 현재 41세 입니다.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왼쪽)과 김연수 대표

한글과컴퓨터는 1990년 창립 이래 34년간 수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최근의 변화와 혁신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김연수 대표는 '선택과 집중'으로 체질 개선, 수평적 기업문화, 글로벌 시장 전략 등 큰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김연수 대표는 우선 2022년에만 11개 계열사를 매각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했습니다. MDS테크(옛 한컴MDS)를 비롯한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별도 기준 1200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AI에 집중했습니다. 한글과컴퓨터는 AI 기술과 SDK를  기반으로 손쉽게 문서 작성 및 편집이 가능한 '한컴독스 AI'에 이어 오픈 AI의 GPT스토어에 입점 등을 통해 AI 대중화의 촉매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는 AI 대표 개발사로 혁신하며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는 셈입니다. 

김학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에서 "GPT스토어의 핵심은 SDK와 모듈로, 각 SDK들을 조합해 어플리케이션으로 생성하는 것"이라며 "SDK는 개발자 키트를, 모듈은 소프트웨어를 작은 단위로 표준화시킨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각각의 모듈을 구성해 핵심기능을 가진 SDK로 제품화하는 것입니다. 가령 소프트웨어가 코스요리라면, 코스의 에피타이저와 전체요리, 메인요리 등이 SDK이며, 각 요리재료들을 표준화시킨 것이 모듈에 해당합니다. 

판교에 위치한 한컴 본사 사옥

GPT스토어를 이용하는 개별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 업체가 등재한 SDK를 활용해 자신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GPT스토어의 경우 문서와 이미지 관련한 것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한글과컴퓨터의 문서 관련 AI 기술들이 부각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글과컴퓨터는 'GPT스토어'에 챗봇, OCR(이미지 속 텍스트 인식 기술), 오피스 소프트웨어 등 생성형 AI 기반 모듈화 기술과 SDK를 등록할 계획입니다.

한컴 어시스턴트 스크립트 기술은 글로벌에서 유일하게 LLM(Large language model, 거대 언어 모델)을 통한 의도 분석과 함께 챗봇을 연계해 문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 GPT스토어 어플리케이션이 챗봇을 기반으로 선보이고 있어 한컴어시스턴트 기술은 AI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연수 대표는 국내 1위 코인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대한 선제적 투자에 이어 AI 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생성형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40억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과 공공기관이 보유한 한글 문서를 학습시키는 것은 물론 질의응답과 정보탐색, 문서초안 작성, 요약·추천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김연수 대표는 최근 전자문서 전문 기업 클립소프트도 19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한컴 오피스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한국판 코파일럿 '한컴 어시스턴트'에 클립소프트의 데이터 시각화 기능을 접목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올해 상반기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컴그룹은 M&A(인수합병), 지분투자 등으로 AI 사업자로 진화 중"이라며 "B2G(정부), B2B(기업)는 물론 B2C(소비자)까지 AI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대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 케이단 모바일(KDAN Mobile)에 투자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데 이어, 지난해 9월 현지 오피스웨어 케이단오피스를 공동 개발해 출시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0월 기존 웹오피스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세운 한컴씽크프리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입니다. 

김연수 대표가 국가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컴퓨터를 한류 소프트 물결로 만들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시킬 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러나 일반 제조업과 달리 소프트웨어 기업의 글로벌 성공은 매우 힘든 여정입니다. 

그렇기에 젊은 리더와 청년 한글과컴퓨터의 글로벌 도전은 의미가 크다 하겠습니다. 한글과컴퓨터의 성공은 곧 다른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롤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의 비전과 행보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입니다. 

작년 3월 한컴 전직원은 대만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김연수 대표는 작년 3월 해외 대만에서 열린 전직원 워크숍에서 한글과컴퓨터의 꿈을 향해 함께 가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기업과 임직원이 동반성장 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길 바랍니다."

 

박근우 녹색경제신문 기획 에디터
박근우 녹색경제신문 기획 에디터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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