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명목으로 올해 5대 은행에서만 1.5조원 지출...상생계획 1등은 KB, 2등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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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목으로 올해 5대 은행에서만 1.5조원 지출...상생계획 1등은 KB, 2등은 하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12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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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조5000억원 상생금융 명목으로 지출 예정
전체 재원 2조 가운데 80%는 대출 이자캐시백으로 지출돼
지원 금액은 국민은행이 제일 많아
상생금융 관련 비용 지출로 4분기 실적 후퇴할 듯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정치권이 연일 은행에 국민과 상생해야 한다는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은행권에서 2조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놨다. 이 중 5대 은행에서만 1조5000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생금융 기조가 은행의 실적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5대 은행을 필두로 속속 정책이 나오고 있으며,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것"이라며 "내달부터 이자환급 정책 등을 실시할 계획이고 자율 프로그램도 연내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올해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등 취약계층을 위해 1조5251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2월 21일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한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의 일환이다. 방안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총 2조원+α 규모의 재원을 상생금융 명목으로 지출할 예정이다. 5대 은행에서만 75%가 넘는 금액을 담당하는 셈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3721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액을 확정해 시중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3557억원 규모의 방안을 내놨으며, 신한은행 3067억원, 우리은행 2758억원, 농협은행 2148억원 순이다. 

상생금융 분담금은 2023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산출됐다. 은행별로 상이하나 10~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생금융에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상생금융 재원 2조원 가운데 80%인 1조6000억원은 은행별 공통 프로그램인 개인사업자 대출 이자캐시백에 쓰인다. 나머지 4000억원은 취약계층을 위한 자율 프로그램에 사용된다.

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

 

이자캐시백 프로그램은 2023년 12월 20일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부동산임대업은 제외된다. 대출금 2억원 한도로 금리 4% 초과분에 대해 1년간 이자 납부액의 90%까지 최대 300만원의 캐시백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대출기간이 1년 미만이어도 올해 금리 4% 초과 이자 납부액에 대해 캐시백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하나은행은 약 2194억원 규모의 이자캐시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하나은행 측에 따르면, 1분기 내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 캐시백 금액을 직접 입금해 주는 방식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또, 약 1363억원 규모의 자율프로그램 계획을 마련했는데 이 가운데 금융적으로 취약한 자영업자에게 약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생활비를 우선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공통 프로그램에 188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약 20만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학자금 대출 이자캐시백 등 자율 프로그램에 873억원을 투입한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공통프로그램에만 각각 3067억원, 2148억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측은 이번 결정으로 약 26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농협은행은 32만명의 차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은행은 현재까지 총 지원규모만을 확정지었을 뿐 세부적인 지원 방안은 아직 논의 중에 있다. 

한편 은행권이 속속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와 같은 기조가 실적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의 2023년 4분기 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53.4% 감소한 2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상생금융 관련 비용이 지난 4분기에 합산 기준으로 1조700억원 반영될 것을 가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에 지출될 상생금융 재원이 1조원이 넘을 전망인 만큼 올해 역시 은행권의 실적이 뒷걸음질 칠 공산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적으로 상생금융 때문에 은행의 실적이 예상보다 하회한다는 건 다소 과도한 지적"이라면서도 "다만, 대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올해는 예상 실적을 보수적으로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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