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여행 정보] 유럽 여행, 2024년부터 관광세 낼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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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여행 정보] 유럽 여행, 2024년부터 관광세 낼 준비해야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4.01.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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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치아 관광세 5유로 부과, 유럽 도시들 중 제일 비싸
- 아이슬랜드, 1월 1일부터 관광세 재도입
Photo: Bethany Beck=Unsplash
Photo: Bethany Beck=Unsplash

인기 관광지에 과잉 관광 현상이 끼치는 부정적 효과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전 세계 유명 관광 도시 당국들이 방문객 수 통제 방안 시행을 서두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올 2024년 정초부터 이탈리아의 관광 도시 베네치아의 시 정부 당국은 6월 1일부터 단체관광단 최대 인원수를 그룹 당 25인 이하로 제한하고 인솔 여행안내원이 관광객 인도에 사용하는 확성기 사용을 금지시킨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 관광이 재활성화되면서 유럽 유명 관광 도시들이 해외 관광객 입국 수를 제한하기 위한  또 다른 방편으로 도입하고 있는 대안은 다름 아닌 관광세(tourist tax) 부과다.

관광세는 그동안 잘 모르고 지나쳤을 뿐 별안간 새롭게 나타난 제도는 아니다. 관광세는 구매한 항공권, 여행지에 예약한 숙박업소, 식사한 식당에서 계산서에 일정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거나 비자 발급 절차나 여행지 입출국세 등 다양한 구실로 부과되는 비용을 포함한다.

2024년부터 해외 관광객에게 관광세 부과 또는 기존 관광세 액수 인상을 실시할 유럽의 관광 도시들은 다음과 같다.

1. 이탈리아 베네치아
베네치아는 오래전부터 관광세 부과를 고려해 온 대표적인 유럽 과잉 관광 도시로, 주민들의 찬반 논란과 실효성 의혹에도 불구하고 2024년부터 관광세 부과 실행에 들어간다. 베니치아 섬을 입장하는 모든 외부 여행자들은 최고 성수기인 4월과 7월 중순~29일 동안 주말 방문 시 5,50유로를 납부해야 한다.

베네치아에서 숙박하지 않고 당일치기 관광을 목적으로 입장한 관광객도 피크 시간대(오전 8:30~오후 4시) 입장 시 관광세를 지불해야 한다. 단, 식사나 공연장 관람 등 소비 활동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관광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기타 유명 이탈리아 목적지 — 가령, 로마(3~7유로), 피렌체(4,50~5,50유로), 시칠리아(0.5~3유로) 등 — 은 숙박일 별로 관광세 액수가 다르므로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2. 스페인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시가 속해있는 카탈루냐 주 정부는 앞서 2012년부터 이 지방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관광세를 부과해왔다. 주 정부는 앞서 2022년 2024년까지 2년에 걸쳐 관광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특히 바르셀로나 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에는 추가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2024년 4월부터 바르셀로나 시 방문 시 관광세는 3.25유로(기존 2,75유로)로 인상되며, 숙박요금에 포함돼 청구된다.

3. 스페인 발렌시아
발렌시아는 2024년부터 처음으로 이 도시를 방문해 숙박하는 모든 관광객의 숙박 요금에 관광세를 도입한다. ‘발렌시아 관관객 방문세(IVET)’로 불리는 이 요금은 숙박하는 여행자 1인당 50센트~2유로까지 숙박 형태(호텔, 호스텔, 개인 아파트, 캠핑장, 크루즈 선 등)에 따라 숙박일수 별로 차등 부과된다. 정확한 시행 일자는 미발표 상태이나 2024년 중으로 도입될 것이므로 방문객들은 사전 확인할 것이 조언된다.

기타 유럽인들이 겨울철 즐겨 찾는 이비자, 마요르카, 메노르카 등 스페인 휴양섬의 방문객은 성수기 숙박 하루 당 4유로를 지불하도록 돼있다.

4. 포르투갈 올랴오
포르투갈의 고즈넉한 어업 도시인 올랴오(Olhão)는 이미 2023년부터 4월~10월 사이 해외 여행각 상대 관광세 부과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봄·여름 성수기는 최고 10유로, 11월~3월 겨울철에는 1유로를 부과하며, 1인 당 숙박 허용 일수는 최대 5박으로 한정시킨다. 16세 미성년자는 관광세 납부 임무에서 제외된다.

5.  오스트리아
할슈타트(Hallstatt)는 2023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제 관광업이 재개와 함께 오버투어리즘과 과잉 부동산 개발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시위로 최근 유명해진 오스트리아 알프스산맥의 호수 타운이다. 오스트리아는 전국 어디나 숙박하는 관광객에게 숙박 청구서에 관광세(Touristische Beherbergung)를 부과해 왔으나, 특히 수도인 비엔나와 관광 인기 도시인 잘츠부르크의 숙박세는 타 주 보다 1인 당 3.02% 더 비싸다. 

6. 스위스
스위스도 주마다 관광세 금액이 다르나 대체로 1인 당 하루 2유로 내외이며 숙박료 청구서에 별도로 부과된다.

7. 벨기에
벨기에는 숙박일 별로 관광세를 부과한다. 벨기에의 관광세 부과는 숙박업소 청구서에 자동 포함되는 경우와 별도 추가 청구되는 경우 등 숙박업소 형태와 사업자의 관례에 따라 다르다. 또, 도시 마다 숙박업소의 규모와 등급에 따라 부과액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7,50유로 안팎으로 예상하면 된다.

8. 크로아티아
유럽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크로아티아는 2019년부터 관광세를 부과해왔다. 올해 여름철 성수기부터 1인당 1일 숙박 기준 10쿠나(1,30유로)로 인상된다.

9. 체코 공화국
체코 공화국은 수도인 프라하 시내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에게 1인당 1유로의 관광세를 부과한다.

10. 프랑스
프랑스는 2024년 개최될 하계 올림픽 경기 행사에 대비해 호텔 등 숙박시설의 대실비에 관광세 액수를 200% 인상해 부과할 계획이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행사가 없는 평상시 프랑스 여행 시 1박 숙박에 대한 1인 당 관광세는 숙박시설의 규모와 등급에 따라 숙박청구서의 20센트에서 4유로고정요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부과될 수 있다.

11. 독일
독일은 대도시 —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함부르크 등 — 의 숙박업소에서 문화세(Kulturförderabgabe)와 침대세(Bettensteuer) 명목으로 총 숙박 청구서의 5%를 관광세로 지불해야 한다.

12. 그리스, 헝거리
그리스는 호텔의 등급과 투숙 방 갯수에 따라 객실 당 4유로를 숙박 청구서에 추가해 청구한다. 헝거리는 수도인 부다페스트에서만 관광세를 부과하며 매 숙박 일마다 여행객 1인당 숙박요금의 4%를 추가 청구한다.

2023년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유행어중 하나는 ‘오버투어리즘’이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란 유명 관광 목적지에 수용 가능한 수 이상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원주민들의 일상적 삶을 침해하는 말하자면 과잉 관광 현상을 뜻한다. 과잉 관광 현상은 거주용 주택 임대료와 부동산 가격 상승, 생활 물가 인상, 토착 주민공동체 파괴, 쓰레기 과잉 배출과 환경 파괴, 대기와 소음 공해로 원주민들을 괴롭힌다.

특히 유럽의 대표적 관광 도시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피렌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프랑스의 파리, 그리스의 아테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닉은 관광객들의 과잉 방문으로 몸살을 앓는 위기의 관광 핫스폿들이다.

오버투어리즘은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오버투어리즘 어휘가 세계 관광 및 여행업계에 등장한 때는 2016년. 유럽의 여러 관광 도시들이 과잉 관광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관광세 부과를 본격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국제 항공여행과 대중관광산업이 사상 최고치에 치달은 그 해, 유엔 세계 관광 기구(United Nations World Tourism Organization, 이하 UNWTO)와 세계 여행관광위원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 이하 WTTC)는 국경을 넘어 타국으로 여행한 누적 전 세계 관광객 수가 드디어 10억 명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연간 평균 해외 여행자 수 1천 명에 이르는 수치인데, 특히 단체로 여행하는 중국인 해외 관광자 수의 급증도 크게 기여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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