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토레스’, 헤드램프 눈 쌓임 커버 소용없나...‘시야확보 어렵고 사고위험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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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토레스’, 헤드램프 눈 쌓임 커버 소용없나...‘시야확보 어렵고 사고위험 여전해’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12.20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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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헤드램프 커버 장착해도 눈 쌓여
-밤에 고속도로·골목길 운전시 사고위험↑
토레스[사진=녹색경제신문]

KG모빌리티가 토레스 헤드램프의 눈 쌓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헤드램프 커버를 지급했지만,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나오고 있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토레스 운전자들은 헤드램프에 커버를 장착해도 눈 쌓임 현상이 발생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리콜 등 다른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 A씨는 “헤드램프 설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겠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KG모빌리티가 대응을 잘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책으로 헤드램프 커버를 주고, 양면 테이프로 붙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이게 맞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커버를 한번 부착하면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고압세차를 할 때는 커버를 떼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면서,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는 사이로 들어가기도 하고, 눈이 쌓이는 것도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눈이 오면 헤드램프에 어느정도 쌓일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로 쌓이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 같고,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는 정말 아닌 것 같다”면서, “눈이 오면 스텔스가 되기 때문에 리콜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또다른 대책이 시급하다”라고 볼멘 소리를 쏟아냈다.

■ KG모빌리티 살린 토레스, 헤드램프 눈 쌓임 문제로 사고우려 제기돼

자동차 리콜센터, 토레스 전조등 관련 결함신고 게시글[편집=녹색경제신문]

KG모빌리티의 토레스는 정통 SUV의 강인함과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토레스가 쌍용자동차를 다시 일으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국내 중형 SUV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의 토레스 운전자들 사이에서 헤드램프에 눈이 쌓이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KG모빌리티는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9월부터 고객들에게 헤드램프 커버를 제공했다.

문제는 헤드램프 커버를 장착한 이후에도 헤드램프에 눈이 쌓이는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제보자 외에도 다수의 토레스 운전자들은 토레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또, 운전자들은 안전운행 기준에 부적합한 것을 근거로 리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동차 리콜센터에 헤드램프에 관한 결함을 접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리콜센터의 결함신고 내역에는 KG모빌리티 토레스와 관련된 내역이 총 143건(취재일 기준) 확인됐다. 이 중 비공개 36건을 제외하면, 107건 중 23건이 헤드램프와 관련된 결함신고였다. 이 중 다수는 KG모빌리티가 헤드램프 커버를 지급한 이후에 신고된 것이었다. 헤드램프 눈 쌓임 현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운전자는 없었으나, 공통적으로 운행 중 시야확보가 어려워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 헤드램프 커버, 눈 쌓임 문제 해결 못한다고 했는데 고수해

유튜브 채널 'DIY&쿡TV' 운영자가 테스트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헤드램프 커버로 눈 쌓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은 유튜브 채널 ‘DIY&쿡TV’의 운영자를 통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경 해당 채널의 운영자는 직접 헤드램프 커버를 장착한 후 눈 쌓임 문제가 해결되는지 실험하는 영상을 올렸다. 운영자는 영상에서 헤드램프에 눈이 쌓여서 시야확보가 어려웠고, 약 3.5km 밖에 주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토레스 4륜구동 모델을 운행하고 있는 DIY&쿡TV 채널의 운영자는 “헤드램프 커버를 끼운다고 하더라도 램프 밑이 튀어나와있기 때문에 눈이 계속 쌓인다”면서, “LED 램프에서는 열이 나지 않기 때문에 틈막이로 엔진의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서 눈이 녹는지 테스트 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 산하 관계 부처의 헤드램프 관련 연구원과 통화를 해본 결과 안전상의 문제로 리콜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저녁에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눈이 내리면 앞이 안보여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중간에 차를 세워서 눈을 치우는 경우에도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헤드램프에 열이 전달될 수 있는 장치나 워셔액 분사장치 등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고, 실제로 이러한 장치를 설치한 운전자들도 있다”면서, “토레스가 디자인도 예쁘고, 좋은 차긴 하지만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고객의 입장에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 눈 오는 날, 모든 차량의 헤드램프에 눈이 쌓이는 것은 아니야

BMW 'X5'·기아 '스포티지'·현대차 '그랜저'의 헤드램프[사진=녹색경제신문]

물론, 헤드램프 커버에 만족한다는 운전자도 있었다. 토레스의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 가장 빠르고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의견을 밝힌 토레스 운전자 B씨는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헤드램프에 어느정도 눈이 쌓이는 현상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눈이 많이 오는 날은 될 수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차를 운전할 때는 비상등을 켜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LED 램프가 장착된 다른 차량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토레스만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물론 눈이 쌓이지 않거나 눈이 녹아내리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 준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만족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녹색경제신문>은 눈이 내리는 날 다른 차량의 헤드램프에 눈이 쌓이는지 확인해봤다. BMW ‘X5’,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그랜저’ 등의 여러 대의 차량을 확인해봤지만, 눈이 쌓이지 않았다. 해당 차량의 헤드램프 커버는 곡선의 형태로 눈이 쌓일 수 없었고, 헤드램프 밑에 턱이 없어서 눈이 흘러내리게 되어 있었다. 반면에 토레스의 헤드램프는 깊숙이 들어가 있어서 눈이 안으로 들어가 쌓일 수 있었고, 헤드램프 밑에 턱이 있어서 쌓이기 쉬운 디자인이었다.

■ 위기의 토레스, 눈 쌓임 문제 해결될까?

KG모빌리티는 눈 쌓임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당시, 문제를 인정하고 대책을 찾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약속한 기한에 맞춰 ‘헤드램프 커버’를 제공하면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KG모빌리티가 이미 무용지물이라고 밝혀진 대책을 그대로 들고 나오면서 운전자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의 의견이나 시장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난 9월에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헤드램프 커버를 전달하고 처음 맞는 겨울이기 때문에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날씨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컴플레인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을 계속할 것”이라며, “추후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서 보다 좋은 제품으로 시장 대응을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본지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 토레스 헤드램프 눈 쌓임 문제에 대해 서면 인터뷰를 요청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안전기준이 적용된다고 알려진 등화장치에 어떻게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어떻게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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