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나선 엔씨소프트… 경영 효율화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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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나선 엔씨소프트… 경영 효율화 속도 붙나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12.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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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사업 이어 핀테크 사업도 정리... 3년만에 '금융Biz' 센터 해체
게임 및 인공지능 분야에 초점 맞춘다... '바르코' 내세워 사업 다각화
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벌여놓은 사업들의 가지치기를 감행하며 효율적인 회사 운용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회사의 건전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어제(18일) 엔씨소프트가 신사업 육성을 목표로 진행했던 ‘금융Biz센터’ 조직개편 설명회를 열고 사업을 정리했다. 소속 팀원들에게는 전환배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퇴직 희망자들에게는 최대 6개월 분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여태껏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인 핀테크 사업 영역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엔씨는 지난 2015년 핀테크 기업인 KG이니시스와 450억원 규모의 자본제휴를 체결하며 신사업 육성의 꿈을 꿨다. 이를 통해 온라인 결제 시장 뿐만 아니라 O2O(Online To Offline), 커머스 영역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하며 발을 뺐다.

2020년에는 금융Biz센터를 통해 AI가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해주는 새로운 플랫폼의 출범을 꾀했다. 이를 위해 KB 증권과 함께 핀테크 기업인 디셈버앤컴퍼니에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AI를 통해 투자 자문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핀트’를 운용하고 있던 디셈버컴퍼니의 기술력에 자사의 기술력을 더해 ‘인공지능 프라이빗 뱅커’를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그러나 디셈버앤컴퍼니의 경영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해당 회사는 2021년 대중들에게 다소 낯선 AI 투자를 알리기 위해 배우 전지현을 자사의 금융 서비스의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BC카드 및 KB증권 등과 활발하게 협업하며 몸집을 불리기 위한 시도를 이어나갔다. 이러한 확장 행보에도 불구하고 해당 회사는 연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6월 기준으로 800억원의 결손금을 기록했다. 경영악화가 이어지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는 해당 회사에 대해 가지고 있던 61.4%의 지분을 매각하며 손을 털었다. 더불어 디셈버앤컴퍼니의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역임하고 있던 이준수 엔씨소프트 R&I 실장과 이종환 엔씨소프트 법무실장도 임원자리에서 물러나며 엔씨와 디셈버앤컴퍼니와의 연결고리가 더욱 희미해졌다. 

이외에도 엔씨는 지난 5월달에 2020년 경 8억원을 출자하며 설립한 자회사인 클렙의 보유지분 66.67% 전량을 매각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이처럼 엔씨는 올해들어 굵직한 비(非)게임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니지’ IP의 힘이 빠지면서 회사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자 회사의 건전성을 재차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회사는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9% 165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치면서 주춤하고 있다. 

이에 엔씨는 자사의 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반전을 꾀하는 중이다. 

게임 측면에서는 IP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엔씨는 올해 자사 최초의 캐주얼 퍼즐게임인 ‘퍼즈업 아미토이’를 시장에 내놓으며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11월에 열린 지스타에는 MMO 슈팅 게임 ‘LLL’, ‘블레이드&소울’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 중인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난투 액션 ‘배틀 크러쉬’의 시연 부스를 마련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프로젝트 M’, ‘프로젝트 G’의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발을 넓히고 있음을 알렸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엔씨는 인공지능 분야에 있어서 업계 내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엔씨는 300여 명 규모의 전문 인력과 함께 ▲AI 센터 ▲자연어처리(NLP) 센터 ▲어플라이드(Applied) AI 랩 조직을 구성해 관련 기술과 사업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VARCO 로고. [이미지=엔씨소프트]
VARCO 로고. [이미지=엔씨소프트]

지난 8월에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VARCO(바르코) LLM(이하 바르코)’을 공개하기도 했다. 엔씨는 이를 통해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연수 엔씨소프트 NLP센터장은 "바르코는 'AI를 통해 당신의 독창성을 실현시키세요'라는 뜻을 가진 언어모델"이라며 "단순한 작업과 반복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고유의 창의력과 다양성, 특이성을 고민할 수 있도록 바르코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이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로 발을 뻗치면서 AI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7월에 연합뉴스, 드림에이스와 함께 차량용 AI 뉴스 솔루션 개발을 위한 MOU 업무협약을 체결하더니 10월에는 웅진씽크빅, 튜터러스랩스와 손잡고 디지털 교과서의 AI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 어제(18일)는 스마트카 플랫폼 전문기업 ‘오비고’와 발 맞춰 차량용 AI 개인 맞춤형 기술 서비스 제작을 위해 협업하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NLP 센터장은 “이번 협업은 생성형 AI기술이 콘텐츠, 모빌리티 플랫폼과 만나 운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스마트카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AI 기술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사용자 맞춤형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바르코'가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나온 언어모델인 것을 감안했을 때 엔씨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게임 업계 밖에서도 괄목할 만한 수준"이라며 "게임 이외에도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한 기술의 특성상 엔씨의 앞선 AI 역량이 회사의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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