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 부회장직 폐지할까...금감원이 발표한 모범관행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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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금융, 부회장직 폐지할까...금감원이 발표한 모범관행에 '촉각'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2.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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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지주 지배구조 관한 모범관행 발표
부회장직이 승계 구도에 이용된다는 점 명시
금감원장도 "부회장제도가 폐쇄적"이라고 직격
KB금융, 양종희 회장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회장제 폐지 가능성
하나금융은 아직 함영주 회장 임기가 남아있어 다소 안갯속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은행지주 및 은행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모범관행을 내놨다. 

해당 방안에는 금융지주들의 부회장직이 내부 후보의 경영승계 코스 중 하나라는 점이 명시돼 있어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회장직은 운용 정도에 따라 경영이 더욱 세밀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각 금융지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존폐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은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지주 및 은행들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준에 비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에 금감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범관행을 마련했으며, 은행권과의 논의를 꾸준히 거쳤다.

총 30개 원칙으로 구성된 모범관행의 핵심은 경영승계 절차를 문서화한다는 점이다. 승계가 촉박하게 진행되지 않도록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승계 개시 절차를 문서화하도록 했다.

또 모범관행에는 외부 후보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겨있다. 만약 금융지주가 내부후보에게 부회장직 등을 부여하여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 외부후보에게도 비상근 직위를 부여해 패널티가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지주사와 은행들은 상시후보군 관리, 경영승계절차 개시, 롱리스트 및 숏리스트 확정, 최종 후보 확정 순으로 CEO를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운영된 TF는 부여된 시간이 촉박해 외부후보를 심도있게 검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모범관행이 발표된 이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지주들의 부회장제도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시대정신에 필요한 신인 발탁이나 외부의 경쟁자 물색을 차단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통상 금융사 부회장직은 차기 회장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으로 활용돼 왔다. 계열사 CEO들이 역량을 인정받으면 임기가 끝난 후 부회장직으로 승진하곤 했다. 그러나 외부에 폐쇄적이고 내부인사만 특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금감원의 이런 방침은 금융지주들의 경영 승계와 관련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감원장이 부회장 제도를 특정해 직격했다는 점에서 부회장직을 보유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중 KB금융은 부회장직을 다시 없앨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은 윤종규 전 회장 재임 시절 경영 승계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부활시켰다. 그러나 지난 11월 양종희 회장 취임 직후 허인, 이동철 부회장이 모두 사임하면서 부회장직을 유지할 동력이 사라졌다. 

하나금융은 2025년 3월자로 함영주 회장의 임기가 끝나 다소 안갯속이다. 모범관행대로라면 2024년 12월부터는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하는데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부회장직을 폐지하면 급격한 체제 변화 때문에 큰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한편 이은형·박성호·강성묵 3인 부회장의 임기가 올해 모두 종료된다는 점에서 이참에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새로운 인사를 앉히는 등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회장직 폐지여부에 대해 KB금융과 하나금융 관계자는 "아마도 이달 말 인사가 날 것"이라면서도 "그 전에는 부회장직 폐지 여부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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