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만나 금융권이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문화와 성과보상체계를 개선하고 강력한 내부통제 체계가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영진의 위법·부당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사회가 감시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이 금감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금감원이 올해부터 실시 중인 ‘은행지주·은행 이사회와의 소통 정례화’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 금감원장과 이사회 의장들은 내부통제 및 소비자보호 강화, 잠재리스크 대응 등 은행지주그룹이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우선, 이 금감원장은 “이사회 고유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이 중요하다”며 “지배구조의 운영 및 개선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이사회가 돼야 하는 만큼 과제별 개선 로드맵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소비자 피해사례나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금융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저하된 상황”이라며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을 가지는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문화와 성과보상체계를 개선하고 강력한 내부통제 체계가 실효성 있게 작동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주문은 최근 홍콩H지수 편입 ELS의 대규모 손실 및 불완전판매 등과 같이, 금융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는 다수의 사태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금감원장은 “예상치 못한 손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자본·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의 확충과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세심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능력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이사회와 감독당국은 한배를 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사회와 금감원이 상호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이 은행 지배구조 관련 모범안인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best practice’를 발표함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해당 모범안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