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AI 스피커 '홈팟', 인공지능 대결 아닌 음질 대결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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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AI 스피커 '홈팟', 인공지능 대결 아닌 음질 대결로 승부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6.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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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에 비해 비싼 가격, '스피커' 본연의 음질 강조
지난 5일(현지시간) WWDC에서 공개되고 있는 애플 홈팟 <사진=애플>

애플이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형 기기 '홈팟(HomePod)'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애플워치 출시 이후 약 2년만에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이면서, 이미 시장에 진출한 아마존과 구글의 유사한 제품과의 경쟁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성공 이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 온 애플이 타사들의 점유율이 95% 이상인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어색한 광경이다. 

美 IT전문매체 엔가젯은 이에 대해 "애플은 경쟁사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신중히 피해갔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공지능끼리의 직접적인 경쟁을 미묘하게 피하며 스피커로써의 장점을 차별점으로 시장을 우회공략하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아마존과 구글이 '인공지능'이 활약하는 하드웨어로써 스피커를 선택했다면, 애플은 '스피커' 자체에 인공지능을 탑재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 하다. 

◇ 인공지능(AI) 3파전 양상?...349달러 책정된 홈팟의 가격 경쟁력이 관건

홈팟 공개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애플의 새로운 스피커형 인공지능 비서가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 구글의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구글홈과의 경쟁을 전망했다. 

아마존은 가장 먼저 에코를 출시해 현재 북미지역 음성인식 스피커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도 이에 맞서 구글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 구도가 열렸다. 여기에 애플이 가세해 3파전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예측이 자연스레 나왔다. 

홈팟에는 애플의 인공지능인 '시리'가 탑재됐다. 음성으로 뉴스나 날씨, 교통상황, 할일 목록, 알림, 질의응답 같은 기능을 실행할 수 있으며 아이메세지 문자 전송도 가능하다. IoT 가전과 연동해 조명 등을 조작할 수 있고, 애플TV 와도 연동된다. 

업계에서는 홈팟이 애플의 생태계를 기반으로 기존 시장을 확장시키거나 혹은 에코와 구글홈의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30개 이상의 언어 지원, 애플 하드웨어와의 높은 연동성 등이 그 이유다. 

하지만 349달러라는 가격때문에 빠른 시간에 시장에 파고들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구글홈은 120달러, 에코는 18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보급형으로 출시된 에코닷은 50달러에 불과하다. 많게는 7배에서 적어도 2배 이상으로 홈팟이 스마트하지는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홈팟의 가격을 지적하며 "애플의 시리는 과연 어시스턴트나 알렉사보다 2배 뛰어난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마켓워치의 조사에서 구글의 어시스턴트는 69%의 질문을 알아듣고 91%의 정확한 답변을 내놔 가장 스마트한 비서로 꼽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는 56%의 질문을 알아듣고 82%의 정확도를 보여 2위를 차지했다. 시리는 21.7%의 질문을 알아듣고 62.2%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알렉사는 87%의 질문을 알아듣고 20.7%의 정확도를 보였다.

애플이 공개한 홈팟 <사진=애플>

◇ 홈팟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좋은 스피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애플이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꾀한 지점은 음질이다. 실제로 WWDC 행사 당시, 애플은 홈팟의 기능이나 인공지능보다는 음질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시리가 주요 기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음질이 주요 기능이 되고, 시리가 이를 보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엔가젯은 뛰어난 음질로 가정용 스피커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면 349달러는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니며, 인공지능으로 경쟁사와 정면에서 맞붙기 보다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홈팟을 에코, 구글홈과 기능으로 직접비교 하는 것보다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하드웨어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는 의미다. 

보이스랩스의 2016년 조사에서 에코나 구글홈과 같은 기기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음악감상과 이북(e-Book) 청취로 46.7%의 사용률을 보였다. 스피커로써의 상품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게다가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개발자-소비자 생태계가 확고하게 구축돼 있으며, 애플뮤직으로 서비스되는 음원도 4000만건에 달한다. 

홈팟은 올해 12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이 아이폰에서 이어폰 잭을 없애고 에어팟을 출시할 때도 많은 우려가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초기 만족도는 96%에 달했다. 홈팟의 출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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