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형 로봇 청소기, ‘쿠팡 직구’ 제품도 안전 안내 미흡…’벽돌 사고’ 재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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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형 로봇 청소기, ‘쿠팡 직구’ 제품도 안전 안내 미흡…’벽돌 사고’ 재발할까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3.11.0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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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다수 벽돌 무게(1.9kg)에 근접해
고층에서 낙하 시 약 100km/h의 속도
쿠팡 직구, KC인증X…안전관리법 위반?
쿠팡이 로켓직구로 판매중인 '허트 C6 유리창 청소 로봇'의 제품 규격. 추락 안전 주의 문구는 물론 제품 무게, 제조사, 제조국, 전기용품 안전인증에 관한 정보 모두 표시돼 있지 않다. [사진=쿠팡 상세 페이지 캡쳐]
쿠팡이 로켓직구로 판매중인 '허트 C6 유리창 청소 로봇'의 제품 규격. 무게 정보 및 안전인증에 관한 정보 모두 표시돼 있지 않다. [사진=쿠팡 상세페이지 캡쳐]

고층 아파트의 창문을 닦아주는 로봇 청소기의 인기가 높은 가운데, 추락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판매 중인 창문형 로봇청소기의 무게는 보통 1.1~1.77kg다.물청소를 위해 액체를 추가하면 벽돌 하나의 무게(1.9kg)에 근접한다.

곽진성 창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벽돌 하나의 무게가 2kg이라고 치고 15층 아파트의 높이가 약 40m인 것으로 계산하면 약 800J의 힘이다”며 “운동에너지로 바꿔 말하면,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100km/hr 속도의 차와 맞먹는 힘을 갖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용인시의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로 생긴 인명사고에서도 작은 시멘트 벽돌이 사용됐다.

비슷한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안전에 대한 안내는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제품 설명(상세페이지)에는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비상전원장치와 ‘안전 로프’가 같이 배송된다는 내용만 있을 뿐 사용 시 추락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판매자는 드물었다.

쿠팡이 로켓직구로 판매하는 상품 조차 추락 주의 안내는 커녕 ‘전기용품 안전인증’ 정보조차 없었다.

국가표준기술원 관계자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유선 청소기의 경우 220V의 강한 전압이 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전기용품 안전관리 대상이다”며 “반드시 KC 인증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혹시라도 창문형 로봇청소기가 추락해 사고가 생긴다면 소비자 책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판매자는 “안전로프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안전로프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사고가 생겼다면 고객 과실이다.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법적으로도 ‘추락 사고’는 ‘구매 계약’과는 무관한 별도의 사건이라 고객 과실로 봐야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고객이 창문형 로봇청소기를 구매해 사용하다가 안전장치를 제대로 쓰지 않아 추락으로 인한 피해가 생겼다면 법률 관계가 두 개다”며 “하나는 구매계약과 관련된 법률관계고, 다른 하나는 사용하던 중 생긴 피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매자가 안전을 위한 도구를 제공했고 낙하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이 사용설명서에 있다면, 구매자를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설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 사용상의 부주의로 보아, 제품을 실제 사용 중이던 사람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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