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시대 한국의 현주소④] 규제에 꽉 막힌 '핀테크'..."제대로 벤치마킹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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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시대 한국의 현주소④] 규제에 꽉 막힌 '핀테크'..."제대로 벤치마킹부터 해야"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6.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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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기업, 규제로 인한 사업차질 비중 70.5%로 가장 높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클라우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기술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팩토리 등이 등장한다. IoT 기기들이 수집한 빅데이터가 5G 통신망을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분석 및 학습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 집을 관리하기도 하고,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하기도 하고, 차를 운전하기도 하며 제조공정 관리도 알아서 하는 세상. 모든것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 우리 사회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들어섰다. 각국의 정부 및 글로벌 ICT 기업들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혹은 뒤쳐지지 않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점점 본격화될 4차 산업의 물결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사진=Vimeo>

핀테크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부상과 더불어 금융권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관련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핀테크 시장의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 모바일 페이, 간편결제, 간편송금 앱 등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핀테크 시장이 열리는 추세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핀테크 시장 규모는 690조원 규모며, 올해는 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선진국들은 핀테크 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해 금융규제 개혁, 핀테크 허브 구축,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계좌 조회, 이체, 카드결제, 포인트 적립, 주식 거래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ICT 선진국들에 비해 절차가 복잡하고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또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로 관련 기술 발전이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에 금융 환경 변화에 적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개 신산업분야 700여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신산업 규제애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규제로 인한 핀테크 기업의 사업차질 경험률이 70.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진=Vimeo>

◇ 국내 핀테크 관련 서비스 동향

지난 4월 3일, 대한민국의 첫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자 평화은행 이후 24년만에 제1금융권 은행 '케이뱅크'가 출범했다. 지점 없이 인터넷으로만 가입 및 계좌 개설과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ID는 이메일로 등록하며, 유심이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계좌개설이 가능하고 계좌가 만들어지면 PC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카카오뱅크도 선보일 예정이다. 

IT 기업들이 선보이는 각종 송금 및 결제 서비스도 봇물을 이룬다. 카카오의 소액 송금 앱 '뱅크월렛 카카오', '네이버 페이', '삼성페이', 'LG페이', 'SSG페이', '페이코' 등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주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 서비스는 생체인식 등으로 보안카드나 OTP를 대신하는 등 이용의 편리성을 내세운다. 

P2P 금융도 주목받고 있다. P2P 금융은 온라인을 통해 개인간 대출 및 투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자와 높은 이자를 내세워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8퍼센트, 렌딧, 탱커펀드 등이 대표정인 P2P 금융 업체다. 

이밖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위한 와디즈, 오마이컴퍼니, 굿펀딩 등도 있다. 

기존 금융권을 비롯해 스타트업들고 아이디어와 IT 기술을 내세워 핀테크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모바일 페이로 일반 포스기기에서 결제하는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 국내 핀테크 서비스의 문제점

한 번 등록하면 사용이 편리하지만, 등록 절차가 복잡해 IT에 익숙치 않은 경우 등록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혹은 OPT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공인인증서를 발급으려면 인터넷에 접속해 계좌를 입력하고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거친 후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 

모바일로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려면 각 사가 요구하는 앱을 설치해 PC와 연결한 후 스마트폰으로 공인인증서를 복사해야 한다. A은행 서비스와 B은행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려면 각각 공인인증서를 등록해야 한다. 모바일로 바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수도 있지만 PC로도 온라인 뱅킹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의 인증서를 PC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공인인증서 인증, 발급을 위해 엑티브엑스를 설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엑티브엑스가 아닌 실행파일을 PC에 설치해 인증서 발급이 가능하지만, 사용자의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본인인증 과정에서도,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가 아니면 인증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문제도 있다. 

보안수단으로 공인인증서 사용을 강제하는 것이 해킹, 비밀번호 유출 등 사고 발생시 금융권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의 경우 고객 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돼 해킹에 대한 책임도 금융권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C로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경우도 대부분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설치, 키로그 입력, 공인인증서 모듈 등록 등의 절차를 거쳐야 이용이 가능하다. 

또 결제 취소시 카드번호를 요구하는 등의 소비자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해외의 경우 PC로 결제 등을 하는 경우에도 카드번호만 입력하면 기타 설치 프로그램 없이 웹에서 모든 처리가 가능하다. 

<사진=Pixabay>

◇ 해외의 핀테크 관련 규제 사례

미국은 핀테크 산업의 최강국으로 꼽힌다. 전 세계 핀테크 관련 투자의 80%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 투자자 보호 등을 목적으로 엄격한 금융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네거티브(Negative) 방식의 규제를 취하고 있다. 네거티브 방식이란 명확히 금지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규제 방식이다.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비합리적인 규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비조치 의견서를 활용해 규제 관련 불확실성을 최소화 했다는 평가다. 

전통적 금융 강국인 영국의 경우, 핀테크 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성장해 왔다. 이 배경으로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인한 핀테크 생태계 구축이 성공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런던 동부에 기술 클러스터인 테크시티를 조성하고,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세제혜택 및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세계 최초로 추진했다. 

이 제도는 핀테크 기업에게 혁신적인 신규 금융상품을 규제의 제약 없이 일정기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호주의 경우 최근 시드니와 멜버른을 중심으로 새로운 핀테크 허브로 발돋움 중이다. 호주 정부는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기반이 될 수 있는 공공데이터 개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보위원회는 8개의 '열린 공공정보 원칙'을 발효해 정보 공개 원칙을 구체화했다. 

또 법무부가 주관해 공공정보의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없는 경우에는 공공정보를 저작권 사용 허가표시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핀테크 거래 금액은 443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의 7693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중국 정부는 신규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 매진하고 있다. 일부 시범지역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존의 규제에 예외를 인정한다. 

◇ 국내의 핀테크 규제 개혁 움직임과 현주소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은행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에는 증권형인지 대출형인지에 따라 각각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또 서비스 유형에 따라 '전자금융거래법',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외국환거래법' 등 많은 규제가 각각 따로 적용된다. 

이에 정부도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 1월 금융위원회는 'IT/금융융합 지원방안'을 발표했고, 지난해 10월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규제 해소와 더불어 새로운 환경에 맞춰 규제체계를 재설계한다는 취지다. 

대표적으로 비대면 실명확인 정용 대상을 법인과 취약계층으로 확대했고, 고객이 직접 금융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전자문서를 통한 동의로 본인확인을 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그럼에도 금융 서비스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와 달리 대기업이 증권, 보험사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는 등 경제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은산분리 원칙이다. 기업이 자금난에 빠졌을 때 예금 등 은행 자산을 투입하는 등의 악용을 막기 위한 취지다. 

'산업자금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장치인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 은행에만 관련 규제를 풀어주자는 의견과 함께, 한편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은산분리는 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규제개혁에 나서겠다는 정부가 정작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엑티브엑스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지적된다. 회원가입, 본인확인 등 절차는 물론이고, 보육료 결제 등 금융 서비스가 필요한 분야에서 공공기관들이 앞장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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