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시대 한국의 현주소③] '커넥티드카', 전략과 기술력 부재에 불필요 규제까지
상태바
[4차산업 시대 한국의 현주소③] '커넥티드카', 전략과 기술력 부재에 불필요 규제까지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6.0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3~5년, 커넥티드카·자율주행은 피할 수 없는 대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클라우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기술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팩토리 등이 등장한다. IoT 기기들이 수집한 빅데이터가 5G 통신망을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분석 및 학습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 집을 관리하기도 하고,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하기도 하고, 차를 운전하기도 하며 제조공정 관리도 알아서 하는 세상. 모든것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 우리 사회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들어섰다. 각국의 정부 및 글로벌 ICT 기업들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혹은 뒤쳐지지 않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점점 본격화될 4차 산업의 물결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美 오토(OTTO) 사의 자율주행 트럭 주행 모습 <사진=MIT 테크리뷰>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구글, 애플 등 IT 기업들까지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완성차 업체와 ICT 기업들간의 협력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그래픽 칩 제조사 엔비디아는 아우디, BMW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등 ICT 기업들도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SK텔레콤, KT 등 이통사들도 자사의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술 수준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로,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선진국들에 비해 3~5년 이상 뒤쳐졌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커넥티드카를 위한 정책이 부재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가 기술개발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의 아쉬운 투자도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자동차와 통신 네트워크 등 ICT 기술이 결합돼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거나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이 구현된 차량을 말한다. 달리는 스마트폰, 달리는 컴퓨터로 이해하면 쉽다. 

커넥티드카가 현실화되면 차 안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와 대화를 통해 마트에 물건을 주문하거나, 뉴스 검색, 음악 청취,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등을 받아볼 수 있다. 또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주로 차량 대시보드에 장착된 디스플레이가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작동한다. 차량의 엔포테인먼트 허브가 오디오에서 네비게이션으로, 네비게이션에서 컴퓨터에 가까운 디스플레이 장치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현대차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라스베가스 도심 주야간 자율주행 시연을 진행했다. 시연에 사용된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사진=현대차그룹>

◇ 국내 업체들의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현황

자동차에 첨단 ICT 기술이 융합되는 만큼, 커넥티드카 개발에는 관련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1위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시스코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커넥티드카의 콘셉트로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를 제시했다. 또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월 열린 'CES 2017'에서 커넥티드카 하드웨어 플랫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CEO를 만나고, 이스라의 자율주행 기술 회사 모빌아이 본사를 방문하며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현대차가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내비친다. 최근 전략기술연구소에 벤처투자팀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능성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업무를 맡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월 중 국토부로부터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신청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 것임을 알렸다. 

지난 1월 열린 CES 2017에서 손영권 사장이 하만 전시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80억달러를 들여 전장 1위 기업인 하만을 사들였다. 진입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시장에 수월하게 안착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각종 카메라 센서, 모듈 등은 커넥티드카의 주요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하만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LG전자도 최근 국토부에 자율주행차 테스트 주행 신청을 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전장사업을 전담할 VC사업본부를 설립해 R&D를 진행해 왔다. 

SKT가 개발중인 5G 커넥티드카  'T5'<사진=SK텔레콤>

SK텔레콤과 KT는 5G 기반의 커넥티드카를 선보였다.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원활한 인터넷 연결을 위해 5G 기술이 중요한 만큼, 통신업계도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BMW와 협력해 개발한 커넥티드카 'T5'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기술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밖에도 자사의 네비게이션 앱인 'T맵'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올해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리모트아이와 리모트 ADAS 기술을 적용해 차선이탈, 앞차와의 추돌위험 등을 운전자에게 경고해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KT가 평창에서 시연한 5G 커넥티드카 내부 사진 <사진=KT>

KT 역시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KT는 다음달 5G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위해 국토부에 관련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또 31일에는 연세대와 자율주행 기술 제휴를 맺으며 산학 협력을 강화했다. 

지난 3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주변에서 자사의 5G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드론으로 배달한 택배박스를 자율주행 버스에서 수령하는 시연을 실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 사업자 최초로 국토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일반도로 임시 운행 허가를 받고 테스트 주행에 나섰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등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네이버랩스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 아쉬운 투자와 발목잡는 규제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가 2020년경 상용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2020년경 상용화 되는 것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5단계가 아닌 일반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일부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게 자율주행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는 2030년경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중이다. 

자율주행 단계는 0단계부터 5단계까지 크게 6단계로 흔히 분류된다. 현재는 2단계 수준으로 고속도로 주행시 다른 차량, 차선 등을 인식해 간격을 유지하는 등의 주행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운전의 통제권은 사람이 가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에 매출의 4~5% 정도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매출의 약 2.2%인 8054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게다가 최근 포화상태인 내수시장과 수출의 부진으로 적극적인 투자가 불투명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그간 고집해 온 '기술 순혈주의'를 일정부분 포기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4차 산업의 초연결, 기술 융복합의 특성상 완성차 업체가 모든 기술을 개발하기엔 한계가 있고, 경쟁에 뒤쳐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 기업 맥스트에 5억원, 12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개발사 스트라드비전코리아에 7억2500만원 등을 투자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도 늦고 규모도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내 기업의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3~4년 이상 뒤떨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기술격차를 메우기 위해선 더욱 공격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M&A를 통한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등 ICT 기업들은 완성차 제작보다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네트워크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완성차 업체에 '티어 1(tier 1, 1차 공급자) ' 공급자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더 집중하고 있다. 

관련 법규의 미비도 업계의 발목을 잡는다. 

자율주행이든 커넥티드카든 미래형 자동차를 위해서는 차량과 인터넷 네트워크간의 연결이 필수다. 

현행법상 자동차 회사가 개인화된 텔레매틱스(차량의 통신연결)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통신 사업자의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데 자동차 회사가 통신 서비스에 가입된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재 알뜰폰과 같은 별정통신 사업자로 등록하는 방법이 거의 유일해 보인다. 차량과 통신 서비스를 함께 판매해야 하고, 소비자는 두 상품을 동시에 구매해야 한다. 

만약 소비자가 구매한 커넥티드카를 통신 서비스의 이전이나 해지 없이 그대로 중고차로 재판매한다면, 혹은 자동차 업체의 명의로 통신 서비스에 가입된 차량을 구매하게 된다면 현행법상 '대포폰'과 같은 모순이 발생한다. 

커넥티드카는 피해갈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어렵더라도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 없이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 발전 속도를 온전히 따라가기 어렵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