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분쟁] 구광모 vs 세 모녀, 하범종 사장 증인 신문...'구본무 선대회장 메모' 핵심 쟁점 떠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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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분쟁] 구광모 vs 세 모녀, 하범종 사장 증인 신문...'구본무 선대회장 메모' 핵심 쟁점 떠오른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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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서부지법, 5일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 열어
- 하범종 "유언장은 없었고 선대회장의 뜻 담긴 메모라고 표현"
- 구광모 측, 김영식 여사가 서명한 동의서 등 합의과정 공개
- 세 모녀 측 "메모 자체를 본 적이 없고 정식 유언장도 아니다"

LG가(家)의 세 모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 청구소송에서 경영권 승계는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고인이 생전 가졌던 생각)라는 뜻이 담긴 메모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세 모녀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메모'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11부(재판장 박태일 부장판사)는 5일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 등 세 모녀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범종 사장은 1994년 LG상사로 입사한 후 2013년부터 ㈜LG 재무관리팀장을 역임했으며 구본무 선대회장의 별세 이후 상속재산 분할과 관련된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

증인 신문 과정에서는 세 모녀가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문서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다. 

세 모녀 측은 "김영식·구연경 씨는 구본무 선대회장이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기망을 당하고 속아서 협의서를 작성하게 됐다"며 "이를 입증할 증거로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 등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구광모 회장 측은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상속자의 전원 동의가 담긴 분할 협의서가 존재하고 작성 과정에서 어떤 문제도 없었으며 누구도 4년간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상속회복 청구권은 침해를 알게 된 날부터 3년, 상속권 침해행위 발생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상속 절차가 2018년 11월 마무리됐으며 소송을 제기한 올해 2월에는 이미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설명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

구광모 회장 측은 또 "세 모녀가 녹취록 중 일부를 발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의미가 없고 파일 유출 염려도 있다"며 "일부만으로 그 맥락을 모두 확인할 수 없기에 원본 파일 자체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구광모 회장 측은 "세 모녀가 상속재산분할 협의에 동의했다"며 김영식 여사가 직접 서명한 동의서 등을 증거로 내밀며 3차에 걸친 상속 재산 분할 합의 과정을 공개했다. 

동의서에는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 회장님(구본무 선대회장)의 의사를 좇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해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영식 여사의 서명이 담겼다.

하범종 사장은 "구본무 선대회장은 '다음 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경영 재산은 모두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구광모 회장의 지분이 부족하니 앞으로 구광모 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하범종 "A4용지 한 장에 문서화해 다음날 구본무 선대회장의 자필 서명을 받았다"

특히 하범종 사장은  유언장 관련 세모녀 측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하범종 사장은 "유언장은 없었고, 선대회장의 뜻이 담긴 메모라고 표현했다"고 증언했다.

하범종 사장은 "2017년 4월 뇌종양 판정을 받은 구본무 선대회장이 1차 수술 직전 저를 따로 불러 구광모 회장에게 차기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를 A4용지 한 장에 문서화해 다음날 구본무 선대회장의 자필 서명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구광모 회장과 세모녀 모두 메모를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또 메모는 상속분할 협의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됐다는 것. 

하범종 사장은 이 메모를 원고(세 모녀)에게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하범종 사장은 "(유지에 따라) 경영 재산 일체를 모두 구본무 회장이 상속하는 걸로 합의해서 인감도장을 찍으러 갔더니 김영식 여사가 딸들이 주식 한 주를 못 받는 게 서운하다고 했다"며 "구광모 회장에게 이를 전달하고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15%를 제외한 지분 2.52%를 원고들에게 상속하는 걸로 제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모녀 측이 제안을 받자마자 좋다고 해서 2차 상속분할 협의서를 작성했다"며 "2차 초안에 인감을 찍으려고 갔더니 (김영식 여사가) 기부처를 늘려야겠다고 해서 3차 상속분할 협의서를 들고 갔고, 한남동 자택에서 승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구광모 회장 측은 "세 모녀가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해 이러한 점 등을 반영하고 분할합의서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세 모녀가 준비서면에서 당시 심적으로 혼란한 상황과 복잡한 내용으로 인해 이를 알 수 없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6일 하범종 사장을 상대로 추가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세 모녀 측은 2022년 7월부터 하범종 사장이 제시했던 구본무 선대회장의 메모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 메모 자체를 본 적이 없고 정식 유언장도 아니라는 것. 법원이 메모를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문서로 인정할지 여부가 향후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영식 여사

앞서 세 모녀는 지난 2월 2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취지의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 2018년 5월 별세한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 원 규모에 달한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선대회장의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고, 세 모녀는 LG 주식 일부(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씨 0.51%)와 구본무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 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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