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분쟁] 구광모 상대 세 모녀, 왜 소송액 6억원 뿐일까···"합의부 가면 추가로 지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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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분쟁] 구광모 상대 세 모녀, 왜 소송액 6억원 뿐일까···"합의부 가면 추가로 지분 평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3.14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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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세 모녀 측 법률대리인 및 소가 6억원 나와
- 세 모녀가 승소할 경우 LG 지분 14% 넘어
- "경영권 노린 것 아니라면 주식 배당 준다든지 합의도 가능"

김영식 여사 등 세 모녀가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낸 상속회복청구소송의 소가(訴價 소송물가액)가 6억원으로 올라와 있어 왜 상속 지분 평가 대비 적은 금액인지 일반 대중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송강 법무법인 청호 변호사는 "상속청구소송의 소가는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합의부 재판부에 보내려면 일단 3억 이상이면 된다"며 "나중에 청구 취지가 정해지면 추가로 지분 평가액을 고려해 소가 금액이 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법원 사건검색에 따르면 김영식 여사·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 등 세 모녀 측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강일원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로고스 소속 변호사들이며 소가는 6억원으로 파악된다. 

세 모녀 측은 지난 2월 2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상속회복청구소송(2023가합31228)'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 박태일 부장판사(재판장)에 배당됐다.

그런데 고(故) 구본무 회장의 ㈜LG 주식 지분 재산이 약 2조원인 점을 감안할 때 왜 소가가 6억원에 불과할까? 세 모녀가 소송에 승소할 경우 지분 평가액은 약 1조5000억대에 이른다. 

'소가'는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소로서 주장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가지는 이익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금액으로 표시한 것으로 '소송물가액'이라고도 한다. 

법정 상속 비율은 자녀는 1인당 1, 배우자는 1.5의 비율이 인정된다. 따라서 구광모 회장과 두 여동생이 각각 4400억원, 김영식 여사가 6700억원 정도가 분배된다. 세 모녀의 법정 상속분만 약 1조5500억원 규모로 급증한다.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 측 요청으로 구광모 회장의 지분을 일부 나눴다"

송강 변호사는 "소가 6억원이라고 해서 6억원 짜리 소송이 아니고 처음에는 일부 소가를 청구한 후 나중에 지분 산정해 추가로 청구하겠다는 것"이라며 "단독 재판부에서 합의부 재판부로 가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통상 합의부 배당에서 추가로 늘려서 청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LG 상속 소송의 경우 소장을 봐야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권을 노린 것이 아니라면 주식 배당 등을 준다든지 합의도 가능하다 본다"고 덧붙였다. 

고 구본무 LG 3대 회장(왼쪽)과 구광모 LG 4대 회장

구광모 회장은 2018년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약 2조원의 유산 가운데 ㈜LG 지분 8.76%를 상속받았다. 구본무 회장이 남긴 ㈜LG 지분은 총 11.28%다. 구광모 회장의 LG 지분율은 15.95%다. 하지만 세 모녀의 주장대로 상속 재산을 법정 비율대로 다시 분할하면 9.7%까지 떨어진다. 반면 세 모녀의 지분율은 현재 7.84%에서 14.09%로 올라간다. 경영권을 위협하는 셈이다. 

LG 측은 "그동안의 승계 룰을 따르면 구광모 회장이 11.28%를 전부 받아야 하지만,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 측 요청으로 지분을 일부 나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연경 대표는 2.01%, 구연수 씨는 0.51%를 상속 받았다. 김영식 여사는 상속받지 않았다.

또 구광모 회장은 ㈜LG 지분을 받는 대신 구본무 회장이 남긴 개인재산은 거의 물려받지 않았다. 구본무 회장이 살던 한남동 자택을 포함한 금융투자재산 등 5000억원을 세 모녀가 상속받았다. LG그룹의 후계자가 가문을 대표해 지분을 받고, 개인 재산은 나머지 상속인들이 받는 것이 그동안 LG 경영 승계의 룰이었기 때문.

구광모 측 "인감증명 포함한 합의서 작성했다"...세모녀 측 "유언장 없다는 것 나중에 알았다"

구광모 회장 측 법률대리인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는 "2018년 명확하게 서로 간에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를 했고, 그 결과 합의까지 끝마쳐 상속인들이 인감증명을 포함한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개인 상속도 아니고 LG라는 대기업의 경영권과 관련된 상속인데 언론에도 이미 공개됐고, 기업 공시도 했고, 이를 바탕으로 배당도 계속 받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자신들이 상속 재산을 덜 받았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봉사활동 중인 모습

세 모녀 측은 "유산 상속 과정에 여러 문제가 있었고, 이를 바로 잡아달라"는 것이 소송의 취지라고 한다. 또 "유언장이 없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도 주장한다. 

LG 측 관계자는 "유언장이 없다는 것은 이미 (원고 측도) 알고 있던 상황"이라며 "유언장이 있다고 생각했으면 왜 그때 보여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원고 측은 추후 일정을 정해 자세한 소송 취지 등에 대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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