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2분기 영업익 78.8% 줄어든 한섬, ‘고객 풀·포트폴리오' 넓히며 하반기 반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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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2분기 영업익 78.8% 줄어든 한섬, ‘고객 풀·포트폴리오' 넓히며 하반기 반등 '모색'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3.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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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특화 플래그십스토어 ‘EQL GROVE’ 선봬...“고객 ‘풀(pool)' 확장”
“글로벌 패션시장 공략에 닻 올려”...신규 라인 ‘더 타임(THE TIME)’ 론칭
한섬, "고객 풀 늘리기 위해 운영 MD나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도 중"..."신개념 공간 제공하겠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올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해외여행 등 대규모 지출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패션업계의 상반기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패션업계는 부진한 성적을 이어나가며, 현대백화점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 역시 2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한섬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전년 대비 78.8% 감소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3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축소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줄었다.

하지만 하반기엔 한섬이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낼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고연령층을 타겟으로 하던 한섬이 최근 고객풀(pool)을 넓히고, 포트폴리화 다각화에 힘쓰는 등 하반기 회복을 위해 본격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한섬이 상반기에 미래 성장을 위해 진행했던 투자가 하반기들어 꽃을 피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섬의 EQL GROVE 매장 내부 이미지. [사진= 한섬]
한섬의 EQL GROVE 매장 내부 이미지. [사진= 한섬]

MZ 특화 플래그십스토어 ‘이큐엘 그로브’ 선봬...“고객 풀(pool) 확장위한 포석”


한섬이 MZ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매장 및 MD 구성을 차별화한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취향이 극세분화된 MZ고객들에게 다양한 신진 브랜드와 체험형 공간을 선보여 고객 풀(POOL)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섬은 최근 MZ 고객들의 쇼핑 성지로 떠오른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자체 온라인 편집숍 ‘EQL’의 첫 MZ 특화 플래그십스토어 ‘EQL GROVE(이큐엘 그로브)’를 열었다.

이번에 선보인 EQL GROVE 매장은 성수동에 위치한 패션 편집숍 중 최대 규모로, 1653㎡(약 500평)이다. 공간 및 MD 구성 모두 MZ 고객을 타깃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한섬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기존 고연령층 '프리미엄'이라는 포지셔닝에서 최근 고객풀을 넓혀 가면서 운영 MD나 포트폴리오 다각화뿐 아니라 이를 위한 공간변화에도 힘쓰고 있다”며 “이번 EQL 매장에서 세분화된 MZ 고객들의 취향을 겨냥해 다양한 신진 브랜드들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우선, 매장 구성의 경우 쇼핑과 F&B를 동시에 즐기는 MZ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의류 판매 매장과 별도로 카페 공간도 선보였다. 음료를 비롯해 케이크 및 파이 등 디저트류를 판매하는 공간으로, 한섬이 매장 내 F&B 복합 공간을 운영하는 건 처음이다.

1층과 2층에는 총 495㎡(약 150평) 규모의 팝업 전용 공간을 각각 조성해 MZ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인다.

한섬은 MZ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이슈 브랜드나 인큐베이팅이 필요한 신진 브랜드들의 팝업 행사를 비롯해 예술 공연, 신진 작가들의 전시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MD 구성도 MZ고객들의 취향에 초점을 맞췄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쏠티페블’과 주얼리 브랜드 ‘엉썽’ 등 단독 브랜드 10여 개를 비롯해 한섬이 직접 큐레이션한 국내외 패션·라이프스타일 인기 브랜드 100여 개를 선보인다.

한섬은 이번 EQL GROVE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MZ 고객들의 쇼핑 성지인 서울 성수동을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오는 20일 자사 온라인 전용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런던 언더그라운드’의 오프라인 팝업 매장을 선보인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키스(Kith)’ 국내 1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 경험이 없지만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진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場)으로 EQL GROVE를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섬, 더 타임 대표 제품 연출컷. [사진= 한섬]
한섬, 더 타임 대표 제품 연출컷. [사진= 한섬]

“글로벌 패션시장 공략에 닻 올려”...한섬, 신규 라인 ‘더 타임(THE TIME)’ 론칭


한섬은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로 브랜드 론칭 30주년을 맞은 국내 여성복 1위 브랜드 ‘타임(TIME)’을 글로벌 패션시장에 진출시킨 것.

국내 대표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타임을 글로벌 시장에서 또 한 번 퀀텀점프를 이루도록 이끌어나갈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섬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웨이브 아트센터에서 국내외 유통·해외 패션 관계자, 우수 고객 등을 초청해 패션쇼(플레이타임, PLAY TIME)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섬이 지난 1987년 창사 이후 자체 패션쇼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브랜드가 유통·해외 패션 관계자를 초청해 단독 패션쇼를 진행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는 설명이다.

한섬은 이날 패션쇼에서 타임의 시그니처 제품인 테일러링 재킷 등을 재해석한 가을·겨울 시즌 제품 총 100여 종 중 50여 종을 공개했다.

한편 더 타임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맞춰 디자인부터 소재, 패턴까지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꾀했다. 기존 한국인 체형에 맞춰진 패턴들을 와이드 핏으로 바꿨고, 팔 길이 또한 기존 제품보다 0.5~1cm 가량 길게 제작했다. 특히, 셔츠의 경우 부드러운 소재를 선호하는 북미·유럽 고객들의 취향에 맞춰 실크 소재 사용도 늘렸다.

한섬은 내년 파리 패션위크에도 참가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한편 타임이 글로벌 패션시장 진출에 나서는 건 올해 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통한 최적의 가치 발굴'과 맥을 같이한다.

리프레이밍은 변화된 경영 환경에 맞춰 기존의 틀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섬은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타임 매출 규모를 5000억원 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앞서 타임은 지난해 펜데믹으로 인한 패션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13% 신장하며 역대 최대인 약 3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한섬은 타임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그동안 사전 준비를 해왔다. 지난 2014년 파리 패션의 중심부인 마레지구에 오픈한 자체 편집숍 ‘톰 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을 통해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수집하고 현지 바이어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패션 시장의 이해도를 높여왔다.

이외에도 한섬의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가 지난 2019년부터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매년 20여 개국 50여 홀세일 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영업망도 지속 확대해 왔다.

한섬은 최근 고객 풀 확대에 따른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과 공간 변화 등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반등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섬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지난 30년간 국내 여성 패션 시장을 선도한 타임의 업력과 10여 년간 쌓아온 한섬의 글로벌 시장 진출 노력을 바탕으로 타임을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퀀텀점프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리프레이밍해 지속 성장과 신규 고객 풀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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