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팩트④]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해외 출장 많아진 총수들의 전용기 이용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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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임팩트④]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해외 출장 많아진 총수들의 전용기 이용 '백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8.31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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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기존 전용기 모두 매각하고 대한항공 전세기 이용
- 최태원, 부산엑스포 유치 위해 전용기 타고 '해외 종횡무진'
- 정의선, 연간 해외 출장 수십회...전용기 추가 구매해 대응
- LG, 한화 각각 전용기 1대씩...해외 유명인도 전용기 많아

'임팩트(impact)'는 골프 등에서 공을 친 순간 또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의한 선한 영향력을 뜻하는 비즈니스 용어로 사용된다. 가령 '소셜 임팩트'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한다면 '임팩트 투자'라고 한다. 녹색경제신문은 <재계 임팩트> 코너에서 차별화되고 임팩트있는 경제계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재계 총수, CEO 등 사람들의 새롭고 소프트한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임팩트를 주고 회자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글로벌 기업의 총수로서 해외 출장이 많아 전용 여객기(전용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요즘 전용기는 가장 소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1일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아 국가적 행사의 주역으로 해외를 누비고 있어 더욱 뜻깊다.

그는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장으로서 전 세계를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그는 지난 6월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당한 상태였기에 전용기의 존재 의미는 컸다. 최태원 회장은 '부산엑스포' 홍보 문구가 부착된 목발을 짚은 채 부산엑스포 로고가 새겨진 전용기로 프랑스 파리 등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SK의 전용기 에어버스(Airbus) A319, 걸스트림(Gulfstream) G650 등 3대의 동체에 부산엑스포 로고와 함께 'World EXPO 2030 BUSAN, KOREA' 영문 홍보 문구를 도색 래핑했다. 이들 전용기는 SK텔레콤 소유이며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 회장도 맡고 있다. 

부산엑스포 홍보 문구가 래핑된 SK그룹 전용기

전용기 사업을 하는 곳은 우리나라 국적기 중에선 대한항공이 유일한데 최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걸프스트림 G800 항공기 구매(안)'을 가결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보잉 비즈니스제트(Boeing Business Jet, BBJ) ▲걸프스트림 G650ER ▲봄바르디어 글로벌 익스프레스 XRS 등 3가지 항공기로 전용기 대여 사업에 나서고 있다.

걸스트림 G800은 현행 BBJ 및 걸프스트림 G650ER 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기종은 G650ER과 최고속도 등은 같지만 최대 운항거리가 1만4816㎞로 더 길다.

걸스트림 G800 전용기 모습

대한항공 측은 "전용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보유 전용기 경년화에 따른 신규 항공기 확보 목적"이라며 "2025년 도입 예상"이라고 전했다.

전용기는 통상 대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 VIP 고객, 연예인 등이 해외 출장이나 여행 목적으로 주로 이용한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가 대한항공 전용기를 이용해 월드투어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았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YG엔터테인먼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블랙핑크 월드투어 공식 후원사가 됐다.

블랙핑크, 대한항공 전용기로 월드투어...부산엑스포 유치 염원 담은 특별기 래핑 참여

블랙핑크는 지난 5월 부산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은 대한항공 특별기 래핑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 3일 인천국제공항 항공기 격납고(Hangar)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30부산엑스포 대한항공 특별기 공개행사'를 가졌다.

한덕수 국무총리(사진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네 번째), 최태원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오른쪽 네 번째),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오른쪽 세번째) 등 관계자들이 부산엑스포 유치기념 특별래핑 항공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4번째), 최태원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오른쪽 4번째) 등 주요 인사들이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래핑 대한항공 특별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어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사로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전용기 사업의 최대 기업 고객은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과거 자체 전용기를 보유했지만 지난 2015년 항공기 3대, 헬기 6대 등 전용기를 모두 대한항공에 매각했다. 당시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소속이던 전용기 운항팀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 인력도 대한항공으로 넘겼다.

이후 삼성은 필요할 때마다 대한항공 전세기를 빌려 사용한다. 삼성은 대한항공이 지난해 신규 도입한 보잉 787-8을 비롯 전세기 여러 기종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물론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한화그룹 등이 자체적으로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SK그룹이 에어버스 A319(17인승)를 비롯해 걸프스트림 G650ER(13인승), 걸프스트림 G550(12인승) 등 3대를 보유하고 있어 가장 많다. 최태원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주로 이용하며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전용기로 해외 출장에 나서기도 한다. 

최태원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앞에서 '부산엑스포' 로고가 새겨진 목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목발에 부산엑스포 관련 킬링을 달아주기도 했다.[사진=대통령실]

SK그룹은 전용기 중 다소 노후화된 걸프스트림 G550 1대 매각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BBJ 737-7을 보유 중인 가운데 걸프스트림 G650ER 1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신규 전용기 도입을 위한 조종사 채용에 나섰다. 항공기 인도는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부터 최근 인도 출장에 이르기까지 공식 해외 일정만 10차례가 넘는다. 비공개 일정까지 고려하면 훨씬 많아진다. 현대차그룹이 추가적으로 전용기 도입에 나선 배경이다. 전용기는 정의선 회장 외에도 주요 경영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밖에 LG그룹은 걸스트팀 G650ER 1대, 한화그룹은 BBJ 737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전용기 1대당 운영 비용은 계류 비용 포함 연간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해외출장 등이 많아지면서 전용기는 각광을 받고 있다.

전용기는 공항이 있는 곳은 세계 어디든 원하는 시간에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정기선이나 부정기선과 달리 운항허가 등 가동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 이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가고 싶은 곳으로 출발하면 된다. 직항편이 없는 지역을 갈 때도 환승할 필요가 없으며 별도의 전용기 터미널을 이용해 간단하게 출입국 수속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 글로벌 K-팝 그룹 등 VIP에게 전용기는 시간 관리와 보안 유지 등에서 유리하다"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빌 게이츠 MS(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들도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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