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석학 "게임 중독은 범죄 원인 아니다" 비판
상태바
국내외 석학 "게임 중독은 범죄 원인 아니다" 비판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08.18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일 제2회 게임문화포럼 국립중앙박물관서 개최
'신림역 칼부림 사건' 수사결과 놓고 비판의 목소리
제 2회 게임문화포럼이 개최된 국립중앙박물관 전경. [이미지=국립중앙박물관]
제 2회 게임문화포럼이 개최된 국립중앙박물관 전경. [이미지=국립중앙박물관]

석학들이 지난 11일 '신림역 칼부림 사건'에 대한 검찰의 발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 중독과 범죄 사이에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2회 게임문화포럼’이 개최됐다. 게임문화재단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해당 포럼은 게임과 의료, 문화, 사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의 연관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장이다.

본격적인 포럼 개최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석학들이 최근 검찰이 ‘신림역 칼부림 사건’을 놓고 발표한 수사 결과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개진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해당 사건의 주요 동기로 ‘게임 중독’을 지목한 바 있다. 

우선 블라단 스타서빅 (Vladan Starcevic) 호주 시드니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의견을 개진했다. 스타서빅 교수는 한덕현 중앙대 교수와 함께 '게임의 뇌 과학적 접근과 분석을 위한 국제 공동연구'를 2018년부터 진행해 온 바 있다. 

스타서빅 교수는 검찰 발표를 놓고 “살인, 자살, 사고의 원인으로 게임 중독을 지목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라며 “이 문제의 원인을 게임 중독으로 규정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에 대한 원인을 쉽게 찾기 위한 행위일 뿐”이라고 밝혔다.

에스펜 올세트(Espen Aarseth) 덴마크 코펜하겐IT대학교 게임학과 교수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폭력적 사건과 게임 중독과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연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올세트 교수는 “미국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들의 경우를 놓고 봐도 게임 중독과 범행 사이의 뚜렷한 연결성을 찾기 힘들었다”라며 “오히려 가해자들은 문학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문학을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하지는 않는다”며 게임 중독을 무리하게 범행과 연관시키는 행태를 꼬집었다.

쥬노 김 덴마크 왕립덴마크예술학과 교수도 의견을 보탰다. 김 교수는 “스웨덴에서는 게임을 교육적으로 활용한다”면서 “게임이 폭력성을 불러 일으키는 매체라면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러한 범죄는 사회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과 연계된 국제 심포지엄은 게임과몰입, 게임 이용 장애 등 게임을 둘러싼 논란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온 이전 심포지엄을 확장해 의료, 교육, 인문 사회, 예술, 스포츠, 방송 등 여러 분야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