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 투자시장, '반(反) ESG 기류'에도 끄떡 없어...상반기 회복세 뚜렷
상태바
글로벌 ESG 투자시장, '반(反) ESG 기류'에도 끄떡 없어...상반기 회복세 뚜렷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8.07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글로벌 ESG 펀드 50조원 몰려
채권 발행량 640조원…제도적 요인 때문
反ESG 기류에도…”구조적 성장 지속될 것”
[출처=Unsplash]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경기침체 등의 이슈에 밀려났던 ESG 투자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ESG 공시 표준, 유럽연합(EU) 지속가능성보고 기준안 발표 등의 제도적 요인 덕이 크다. 제약점도 존재한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 내 반(反) ESG 기류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은 탓이다.

다만 하반기 글로벌 시장 전반에 걸친 ESG 관련 규제가 확대되고, 이상기후 등에 기관투자자들의 ESG 투자정책이 한층 견조해진 만큼 구조적인 성장세를 막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 글로벌 ESG 펀드에는 자금 순유입세가 이어졌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EPFR 및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반기 글로벌 ESG 펀드(주식·채권형) 유입액은 누적 369억 달러(약 50조원)로 집계됐다. 펀드 잔액은 1분기 2.6조 달러로 3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전체 펀드 순자산이 5000억 달러가량 유출됐으나, ESG 펀드는 889억 달러를 끌어 모으는 등 견조한 유입세를 나타낸 바 있다.

제도적 영향이 컸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지난 6월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최종안을 발표했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가 ISSB 표준을 승인하면서 2025년 도입을 목표로 한 공시 의무는 전 세계 증권거래소 소속 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EU와 미국의 역할도 한몫했다. 지난 2월 EU 이사회는 유럽 녹색채권에 대한 통일된 표준(EuGB)을 만드는 데 합의했다. 또 지난 5월 자체 지속가능성보고 기준안인 ESRS 초안을 지난 5월 발표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장기업 기후 공시 규칙안을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연초 들어 펀드 수익성이 제고된 영향도 존재한다. 지난달 말 기준 ‘MSCI ACWI ESG 리더스 지수’는 연초 이후 18.78% 수익률을 거뒀다. 모지수인 ‘MSCI AWCI Index’ 수익률을 1.5% 소폭 웃돈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종합지수 대비 아직 부족한 퍼포먼스를 나타냈다. 이런 배경에 펀드 자산은 지난 2021년 최대 실적(2.8조 달러)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펀드 순유입액도 전반기 대비 10% 내려가는 등 주춤한 모습이다. 

ESG 채권 발행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반기 글로벌 ESG 채권 발행액은 4891억 달러(약 640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 소폭 증가했다. ▲녹색채권 3051억 달러 ▲지속가능채권 1176억 달러 ▲사회적채권 875억 달러 등이다. 

전체 ESG 채권 중에선 그린워싱 부담이 적은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의 선호도가 눈에 띄었다. 누적 발행액은 지난 2019년 45억 달러에서 지난 상반기 1750억 달러까지 치솟는다.

발행은 늘었으나 친환경 채권에 붙는 가격 프리미움인 ‘그리니움’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ESG 규제가 강화되고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일반 사채 대비 희소성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 [출처=블랙록, Unsplash]<br>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 [출처=블랙록, Unsplash]

특히 유럽 대비 반 ESG 흐름이 일고 있는 미국의 그리니움 감소폭이 더 큰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기준 미국 37개 주에서 총 165개의 반 ESG 규제 법안이 발의됐다. 이 중 누적 20개 주가 규제를 도입했다. 화석연료 등 특정 사업을 보이콧하는 금융회사와 주 정부가 거래 계약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다.

또 5월 공화당 우세지역 23개주 법무장관은 넷제로보험연합(NZIA)에 ESG 투자정책이 반경쟁 조치라는 지적을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NZIA 가입 보험사 절반 이상이 협회를 탈퇴했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 같은 반ESG 캠페인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조적인 ESG 금융의 성장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목소리가 크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전환적 리스크가 가시화되면서 기관투자자의 ESG 투자 관심은 커지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기관 투자자들의 ESG 투자자산이 2021년 대비 2026년 8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미국 인플레이션 법안(IRA), 유럽연합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등의 규제 도입 영향이 크다. 그간 잠잠했던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 중국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4월 기준 중국의 ESG 채권 발행액 2564달러로 전 세계 4위다. 최근 날 선 갈등을 겪는 미국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KB증권 최효정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 지속가능성실사지침, 미국의 기후 공시 규칙 개정안 등 ESG 규제들이 하반기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며 “ESG 규제로 인해 급변하는 환경 속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이은재 부전문위원은 “글로벌 ESG 투자는 지난해 불거진 실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규제기관의 정책적인 드라이브와 기업의 탈탄소화 노력에 기반하여 구조적인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다만 미국 내 정책 양극화 심화 등으로 인해 보다 점진적인 회복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