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 흰색수소가 차세대 청정 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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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흰색수소가 차세대 청정 석유?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8.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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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 이어 아프리카서 천연수소 매장지 발굴
- 발생에서 채굴까지 아직 많은 연구 필요

최근 선선하고 건조한 서(西) 아프리카 대초원에서 천연수소 매장지로 발굴돼 에너지 전문가들과 업계가 흥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포브스’ 경제 주간지는 천연수소를 가리켜서 원유처럼 지하에서 무한대 저장된 새 청정 에너지라고 평가했다.

이는 프랑스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프랑세즈 데네르기(La Française d’Énergie SA, 이하 FDE) 사가 로렌 지방에서 천연수소가 다량으로 매립되있는 터를 발견해 미래 청정 에너지 분야 과학자들과 민간 부문을 들뜨게 한 시기와 같은 지난 5월의 일이다.

보우라케보고(Bourakébougou)로 불리는 이 지역은 말리(Mali)의 수도 바마코(Bamako)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약 55km 떨어진 곳으로, 지구 상 세계 최초로 천연수소(natural hydrogen)라는 순수 수소 기체 상태의 순수 천연 수소(H2)가 지표면으로 스며나오는 수소 매장지다.

구글어스 위성 이미지로 포착된 말리 보우라케보구 수소 매장지 모습. 수소 매장지에는 토양 표면에 일명 ‘요정의 원(fairy circle)’이라는 지질학적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Image source: GoogleEarth
구글어스 위성 이미지로 포착된 말리 보우라케보구 수소 매장지 모습. Image source: GoogleEarth

천연수소는 지구 심층에서 자연 원소들(특히 물(H2O))과 반응을 거쳐 수소 기체로 배출된 자연적 부산물이라는 점 때문에 수소 에너지 업계에서는 ‘흰색수소(white hydrogen)’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마치 원유나 메탄가스가 땅 표면을 뚫고 분출하는 것처럼 천연수소가 지구 심층으로부터 지표면을 뚫고 분출하는 천연수소 매장지는 매우 드문 자연 현상이다보니 지질학계에서 조차도 널리 연구되지 않은 사실상 미지의 과학 영역이다.

보우라케보고 천연수소 매장지는 1987년 우물 구덩이에서 알 수 없는 기체가 분출돼 폭발하는 일이 벌어지자 시멘트로 봉쇄한 후 방치돼있던 분출구를 지난 2011년 캐다다 에너지 기업인 하이드로마(Hydroma Inc.)가 재개봉하면서 우연히 재발견됐다. 여기서 스며나오던 기체는 98% 수소였다.

최근 수소 에너지 업계에서는 보우라케보고 외에도 오만, 누벨칼레도니 섬, 캐나다, 러시아, 호주, 일본, 독일, 뉴질랜드 등과 가장 최근인 프랑스에서 천연수소 매장지가 최근 속속 발견되면서 지질 천연수소 채굴 산업이 화석 연료 시대 마감을 앞당길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돌고 있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발표한 과학 보고서(2023년 7월 22일 출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서 발굴된 로렌 천연수소 매장지는 연간 3백 만 톤 발굴이 가능하다. 

이는 오는 2030년까지 EU의 녹색산소 목표 생산량의 3분의 1에 이르는 양인데, 자연 상태의 천연수소의 잠재 매장량은 인공 수소 — 회색, 녹색, 분홍 수소 포함 —  생산량 보다 많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호주의 지질 수소 발굴기업인 하이테라(Hyterra Ltd.) 사가 2020년 발표한 연구 보고서도 전 지구적으로 배출되는 총 천연수소의 양은 연간 2,300 만 톤에 이른다고 추정한 바 있다.

♢ 천연수소 관련 연구 아직 갈 길 멀어 — 2030년까지 탈탄소 이행기 기여도는 미미

문제는 여전히 천연수소의 실체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정보는 극미하다는 사실이다. 

또, 글로벌 천연수소 생산량 2,300만 톤 또한 언뜻 대단한 양으로 들릴 수 있으나 거의 무시해도 될 만큼 극소량이다.

수소는 화학반응에 민감한 원소로, 특히 탄소와 쉽게 결합해 화석연료로 합성된다. 그 같은 성질 때문에 화학자들은 대기 중 혼합 원소 구성 분석 작업을 할 때 흔히 수소를 전달 물질로 사용해왔을 뿐 지하수에 함유된 천연수소 성분을 분리·분석하는 작업은 거의 이루어진 바 없다.

더구나 지질 채굴된 천연수소에 대해 알려진 바는 더더욱 미미해서, 지각판 심층에서 어떤 화학적·물리적 반응과 세균적 활동 등을 거쳐 수소가 생성돼 지구 표면으로 배출되는지 개략적 가설과 이론은 있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거의 없다.

유럽 정책 정보 사이트 유랙티브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천연수소의 잠재성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며 천연수소의 생성·특성 및 반성 연구·채굴 기술 등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험 중인 국가는 프랑스다. 

가령, 최근 로렌느 분지 수소 매장소 발견을 계기로 앙지(Engie), 45-8 에너지(45-8 Energy),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테레가(Teréga), 등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들 및 산학 협동 중재기관인 어스2(Earth2)가 주도돼 알프스산맥, 누벨칼레도니  섬, 피레네산맥 탐색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EU 委는 신재생 수소와 저탄소 함유 수소의 인공적 생산 및 규제에 한정된 수소 정책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집행위 차원의 천연수소에 대한 관심이나 매장지 발굴 및 기술 연구 지원 정책은 아직 전무한 상태다.

수소 매장지에는 토양 표면에 일명 ‘요정의 원(fairy circles)’이라는 지질학적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Image: Engie
수소 매장지에는 토양 표면에 일명 ‘요정의 원(fairy circles)’이라는 지질학적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Image: Engie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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