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에너지 이슈] 탈탄소 에너지 이행기, 녹색 수소 사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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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너지 이슈] 탈탄소 에너지 이행기, 녹색 수소 사업 주목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12.0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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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이하 IEA)가 수소를 ‘다용도 에너지원’으로 지정한 이래 유럽에서는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수소 에너지의 응용 실험이 한창입니다. 오는 2030년과 2050년까지 단계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 달성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 같은 추세는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제 항공교통 부문 업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요. 최근 에어버스와 롤스로이스는 탈탄소 시대로의 전환기 동안 지속가능하고 안정된 대체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수소를 연료로 하는 퓨얼셀 관련 기술 상용화를 위한 성능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에너지 전환 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 사업을 위한 투자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예컨대, 남유럽 국가들 —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 — 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유리한 기후 조건을 이용해 EU 집행위원회의 제도적 지원 하 녹색 수소 발전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계속해 나가고 있어 주목됩니다.

 

▲ 에어버스, 수소 구동 퓨얼셀 엔진 개발

유럽의 거물급 다국적 항공우주 기업인 에어버스(Airbus SE)는 최근인 11월 30일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항공기 실현을 위한 잠재적 해결책으로써 수소 구동 퓨얼셀 엔진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에어버스의 수소를 이용한 퓨얼셀 연료전지의 개발 및 시험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업체는 2035년부터 에어버스가 생산하는 제로 탄소 배출 상업용 여객기 약 100대에 장착하고 운항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수소 구동 여객기는 이륙 후 약 1천 해리(1850여 km) 구간의 비행이 가능하다.

업체 측은 수소 구동 퓨얼셀 건전지 성능 시험에 현재 지상 조업 및 비행 작업 중인 A380 MSN1 기종 항공기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 밝히고, 이제까지 새로운 수소 연료 기술을 탐색해 온 에어버스는 현재 기체 뒤쪽에 극저온(cryogenic) 액체 수소 탱크와 연관 연료 배분 시스템을 장착・배치 작업을 하는 단계라고 부연했다.

2027~2028년 경 공개 예정인 무탄소 배출 몸체-날개 이체형 디자인의 ‘ZEROe’ 신 항공기. Courtesy: Airbus
2027~2028년 경 공개 예정인 무탄소 배출 몸체-날개 이체형 디자인의 ‘ZEROe’ 신 항공기. Courtesy: Airbus

에어버스는 A380 MSN1기를 이용한 수소 구동 퓨얼셀 성능 시험 결과에 따라 추후 2027~2028년 경에 공개를 앞두고 있는 무탄소 배출 ‘ZEROe’ 신 항공기 모델 아키텍처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항공업계는 글로벌 온실가스(GHG) 총 배출량의 2~3%가량을 발생시킨다. 탄소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 현재 보다 한층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경우 배출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안책으로써 항공업계는 1) 항공기 에너지 효율성 개선, 2)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개발, 3) 전기 또는 수소 에너지를 이용한 저탄소/제로 탄소 추진 장치를 완비한 항공기 설계 및 개발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에어버스는 지난 수년 동안 항공기에 휴얼셀 추동 시스템을 응용하는 기술을 탐색해왔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10월 업체는 퓨얼셀 및 부품 공급업체인 엘링클링거(ElringKlinger) 사와 협력으로 에어로스택(Aerostack)이라는 탈착식 퓨얼셀 프로펠러 시스템을 개발・공개한 바 있다.

항공기 추진에 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1) 가스 터빈에서 수소 연소하는 방법과 2) 퓨얼셀로 수소를 전기로 전환시킨 후 프로펠러 엔진에 동력을 공급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이브리드-전기 아키텍처 설계 시스템의 경우, 수소 가스 터빈은 배터리 대신 퓨얼셀과 결합해 사용될 수 있다.

현재 항공업계에서는 전기 또는 SAF 연료 이용 추진 장치가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빠른 솔루션이라는게 통념이었으나, 최근 수소 연료를 보다 장기적 대체 연료 솔루션으로 떠오르는 추세에 있다.

수소는 신재생 에너지로 발전될 경우 CO2를 일체 배출하지 않고 연소 후 오직 물 만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롤스로이스와 이지제트 항공사가 공동 실험한 녹색 수소 연료 구동 항공기 엔진(Rolls-Royce AE 2100-A) 성능 실험 장면. Courtesy: Rolls-Royce Holdings.
수소는 신재생 에너지로 발전될 경우 CO2를 일체 배출하지 않고 연소 후 오직 물 만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롤스로이스와 이지제트 항공사가 공동 실험한 녹색 수소 연료 구동 항공기 엔진(Rolls-Royce AE 2100-A) 성능 실험 장면. Courtesy: Rolls-Royce Holdings.

 

▲ 롤스로이스, 항공기 엔진에 신재생 에너지로 발전한 녹색 수소 사용

12월 2일(영국 현지 시간), 영국의 최고급 자동차 및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Rolls-Royce Holdings, 본사: 런던)는 영국 항공여객사인 이지제트(EasyJet)와 공동으로 수소 연료를 이용한 제트 엔진 지상 운항 시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험에 사용된 수소 연료는 조력과 풍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신재생 전기로 생산된 ‘녹색’ 수소다.

항공우주 기술 부문 첨단 기업인 롤스로이스(참고: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BMW 소유 롤스로이스 모터 카스와 별개) 측에 따르면, 이는 ‘현대 항공우주 업계에서 세계 최초로 녹색 수소 연료의 성능시험한 사례’다.

이번 롤스로이스 항공기 엔진을 추진하는데 사용된 수소는 스코틀랜드 북해에 자리한 오크니 군도의 유럽 해양 에너지 센터(Europe Marine Energy Centre, 이하 EMEC)에서 조달됐다. EMEC는 2003년 설립된 EMEC는 유럽 핵심 파력 및 조력 발전(wave and tidal power) 허브다.

업계의 수소 생산 공법도 다양화되고 있다. 1) 전류로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시키는 전기 분해(electrolysis) 방식 외에, 2) 이번 롤스로이스의 실험에 사용한 수소처럼 풍력이나 조력 발전으로 생성된 청정 또는 신재생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 등이 있다. 아직도 전 세계서 생산되는 수소 연료 대부분은 화석 연료를 사용한다.

수소 연료를 항공기의 내부 연소 엔진에 사용하는 원리는 수소 퓨얼셀 기술(예컨대, 앞서 에어버스가 실험 중인 수소 구동 퓨얼셀 기술)과는 다른 기술이다. 

수소 퓨얼셀은 탱크 속에 저장돼있는 수소를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이용하며 연소 후 물이 기화된 수증기와 훈기 만을 배출할 뿐 배기관 배출물이 일체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수소 내연기관(수소 ICE)은 CO2 배출량이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부산물로 질소산화물(NOx)를 배출한다.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 달성이 시급한 국제 항공업계는 중장기적 궁극적 해법으로써 수소 연료 그동 항공여객기 투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질 향후 10년 동안 항공기술 기업과 항공사의 상당한 액수의 추가 투자와 집중적 기술 연구개발의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

저가 항공사 영국의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는 상업 항공업계에서 친환경 수소 연료나 전기 추진식 항공기 기술에 대한 기대가 고조돼 있는 것이 사실이나 2030년까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앞서 2021년 CNBC 미 경제금융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조심스럽게 경고한 바 있다.

▲ 스페인, EU 녹색 수소 허브될 인프라 구축 한창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셉사(Cepsa, Compañía Española de Petróleos, S.A.U.)는 네덜란드 최대 무역항 중 하나인 로테르담항(네덜란드어: Haven van Rotterdam, 영문: The Port of Rotterdam)과 협약을 쳬결하고 오는 2030년까지 녹색 수소 연료 460만 톤을 북부 유럽에 공급하기로 하는 등 스페인을 유럽 최대 수소 에너지의 허브로 개발하는데 한창이다. 

셉사는 유럽 최대 구모의 녹색 수소 발전 시설 구축을 위해 스페인 최남단 지방인 안달루시아주(州)에 30억 유로(우리돈 약 31억 6천 만 원)를 투자하고 안달루시아 ‘그린 수소 밸리(Andalusia Green Hydrogen Valley)’ 발전 설비 단지 건설에 착수하기로 했다.

마르텐 베셀아르(Maarten Wetselaar) 셉사 최고경영자는 “향후 몇 년 에너지 공급 부족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탈탄소 신재생 에너지 시대로의 이행기 동안 유럽의 중공업계・항만 운항・유럽 에너지 자립과 안정된 에너지 공급 대안책으로서 녹색 수소 공급망 구축에 힘쓰는 전략을 취하기고 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6년부터 가동될 안달루시아 그린 수소 밸리 내 발전소 2곳에서 생산될 녹색 수소 총량은 2028년에 전면 가동 시 최대 2 기가 와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스페인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로테르담항을 비롯한 북부 유럽 국가와 민간 사업체에 공급에도 충분한 생산량이다.

셉사는 본래 화석 원유와 천연가스 발굴 및 가공생산에 주력해왔으나 지속가능한 신재생 에너지 솔루션 제공업체로 거듭나고 있는 에너지 기업으로, 칼라일 그룹(The Carlyle Group)과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크 컴퍼니 그룹(Mubadala Investment Company Group)이 대주주로 있다.

EU 집행위는 오는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걸쳐 신재생 40 기가 와트 수소 연료 생산력, 즉, 수소 1천만 톤 생산이 가능한 수소전기분해 시설을 갖출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최근인 2022년 9월 중순, 녹색 수소 에너지 부문 투자자 유치와 수소 연료 시장 창출 촉진을 위해 30억 유로 초기 투자금을 유치하고 유럽 수소 은행(European Hydrogen Bank)을 발족한 바 있다.

© Cepsa 2022
© Cepsa 2022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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