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치 웃돌았건만'…한·미 2분기 경제성장률 평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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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망치 웃돌았건만'…한·미 2분기 경제성장률 평가 엇갈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8.01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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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분기 GDP 성장률
모두 시장 전망치 웃돌아
다만 한국은 ‘불황형 흑자’
미국은 ‘골디락스’ 분석 나와
[출처=대통령실]

한국과 미국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경제성장률(GDP)을 기록했으나 시장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국은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간신히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미국은 민간소비, 건설 및 설비투자 등 내수경기 지표가 양호한 가운데 물가상승률마저 내리면서 가장 이상적인 경제상황인 ‘골디락스’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 2분기 시장 전망치(1.8~2.0%)를 웃돈 경제성장률(GDP)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성장률 2.0%를 넘는 연율 기준 2.4%다. 향후 잠정, 확정치 발표 시 이 수치는 변동될 수 있다.

민간 소비, 투자 등 내수경기 역할이 컸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은 시장 전망치 1.2%를 웃돈 1.6% 증가했다. 1분기 4.2% 대비 둔화됐으나 3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서비스 소비가 2.1%로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건 비거주용 고정 투자다. 전분기 0.6%를 웃도는 7.7% 성장률을 기록했다. 설비 투자 10.8%, 건설 투자 9.7% 등의 가파른 성장을 나타냈다.

물가는 안정화되는 추세다. 2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3.8%로 예상치 4%를 밑돌았다. 종합 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는 1분기 4.1%에서 2분기 2.2%로 내렸다. 고성장·저물가 상태를 나타내는 골디락스(이상적 경제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고용지수 마저 탄탄하며 경기침체 우려는 사그라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7월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 70% 이상은 향후 12개월 내 경제가 침체될 확률을 50% 이하로 내다봤다. 지난 4월 ’50% 이하’에 답한 응답자는 절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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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처=기획재정부]

반면 한국은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으나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 수입 하락폭이 수출보다 큰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증권가 전망치를 웃돈 0.6%로 두 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출보다 수입 하락폭이 더 크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된 영향이 크다. 2분기 수출이 1.8% 감소했으나, 수입은 4.2% 더 큰 폭 내렸다. 

하반기 들어서도 이러한 양상에는 변함이 없다. 7월 무역수지는 흑자(16.3억불)를 기록했으나 마찬가지로 수입이 내려간 영향이다. 원유 가격 하락 등에 수입은 25.4% 내렸다. 수출은 이보다 낮은 16.5%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이 34% 내린 여파다.

내수는 부진했다. 민간 소비는 0.1% 줄었다. 건설 및 설비투자, 정부지출도 모두 내렸다. 건설투자는 3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정부지출은 1.9% 내렸다. 1997년 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전망은 어둡다. 7월 주요 국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악화되면서 수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반면 수입 하락에 기여했던 유가는 상승세다.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세수부족이 이어지고 정부지출도 덩달아 고개를 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고물가, 고금리 등에 하반기 민간소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하반기 경기는 수출·수입 여건인 대외경기에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는다.

DB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은 “2분기 내수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까지 둔화됐는데 하반기에도 유의미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수 악화로 잠재 수준보다는 낮지만 하반기 성장률은 순수출 기여가 늘며 1.8%로 개선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이다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한국 경기가 최악은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되지만 내수 모멘텀은 약한 상황에서 하반기 한국 경기 성장세는 대외 경기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며 “7월 수출에서 보듯이 대외 경기 부진으로 수출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유지하나 하방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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