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수리 기사가 ‘부품 없다’며 사라진 이유는?... LG전자 A/S 기사, “‘한 시간에 한 집’ 끝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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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수리 기사가 ‘부품 없다’며 사라진 이유는?... LG전자 A/S 기사, “‘한 시간에 한 집’ 끝내야만 한다”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3.07.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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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기사 재량으로 서비스 시간 설정하지만 LG전자는 사실상 ‘한 시간에 한 집’ 완료해야만 하는 상황
‘건당 수수료’ 받는 한시적 계약 기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미세누설’ 수리는 바빠서 못 해…냉매충전하고 갈 수밖에”
어차피 최근 사용되는 알루미늄 배관은 ‘수리 불가’ 지적도 있어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LG전자 소셜 매거진 'Live LG' 캡쳐]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LG전자 소셜 매거진 'Live LG' 캡쳐]

LG전자 A/S 기사는 사실상 ‘한 시간에 한 집’의 수리를 끝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LG전자 A/S 기사는 원칙적으로는 한 집에서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될 때 다른 기사에게 업무를 이전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전 받을 다른 기사가 없어 비현실적인 시스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 본사 소속으로 A/S 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이 고장 접수를 할 때 시간 단위로 예약이 가능하다”며 “한 고객이 10시로 예약을 하고, 다른 고객이 11시로 예약을 해버리면, 10시 고객의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았어도 11시까지 두 번째 고객의 집으로 이동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시스템상 다른 기사에게 업무를 이전할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말에 A씨는 “시스템적으로 건수 이전을 요청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며 “하지만 성수기에는 다른 기사들도 건수(예약)가 다 차 있다. 업무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10시 고객의 작업이 11시까지 마무리 되지 않으면 ‘부품을 가지러 가야 된다’라고 말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양해를 구하고 저녁에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사례는 아니라고 A씨는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에서는 한 센터당 지금 이 순간 갖고 있는 A/S 물량이 1000개가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소속 기사가 30명이라고 쳐도 힘든 양"이라고 말했다.

모든 가전회사들이 A/S에 ‘한 시간’ 제약을 두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에어컨 수리 업무를 오래 해 온 B씨는 본지에 “삼성전자서비스에서는 수리 소요 시간을 기사가 직접 정할 수 있다”며 “반드시 한 시간 안에 한 집을 끝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획일적으로 ‘한 시간’을 역량이 각기 다른 기사들에게 요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여름철 한시적으로 LG전자 등과 계약해 활동하는 개인사업자 자격의 수리 기사들에게는 ‘건당 수수료’도 문제가 된다.

10년 가까이 에어컨 수리업에 종사해 온 C씨는 본지에 “예를 들어 세 시간에 걸쳐 배관의 커버를 뜯고, 문제되는 부분을 수리한 뒤 냉매를 보충해도 결국 기사는 단순 ‘냉매 보충’과 똑같은 수수료를 받고, 오히려 센터에서 일 처리가 늦다고 혼나기 일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수리해야 하지만 시간에 쫓겨 근본적 해결을 하지 못하는 사례로 ‘미세누설’이 꼽힌다.

C씨는 “아주 미세한 구멍에서 누설이 생기면 1~2년마다 냉매를 보충해야 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누설 위치를 찾고 수리하는 데에 한 시간 이상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면 냉매만 충전하고 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C씨는 “이론상으로 냉매는 추가할 필요가 없다. 냉방기의 원리는 폐쇄된 시스템 안에서 냉매가 순환하면서 열을 빼앗고 시원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냉매를 ‘소모’하는 구조가 아니다. 영구적이어야 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에어컨 내외부의 배관 소재가 동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면서 어차피 수리는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LG전자·캐리어의 설치 자격증을 보유하고 에어컨 설치·수리업을 하는 D씨는 “알루미늄은 납땜이 안 되는 소재라 부분 납땜으로 수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D씨는 “동배관이었을 때에는 큰 힘에 의해 관이 파손되지 않는 한 관에서의 가스 누설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수리 시간이 길어질 경우 인근의 다른 엔지니어가 지원하는 프로세스가 구축돼 있다”며 “서비스 매니저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객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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