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號 우리금융 첫 성적표 받아보니, 결과는 실망스러워…건전성 지표도 줄줄이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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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號 우리금융 첫 성적표 받아보니, 결과는 실망스러워…건전성 지표도 줄줄이 악화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7.27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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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이익 12% 하락
KB·하나금융은 10% 증가
부실채권 27% 늘어나는 등
건전성 지표 줄줄이 악화
임종룡 회장 리더십 지적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 [출처=우리금융그룹]

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첫 성적표가 나왔다. 결과는 실망스럽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큰 순이익 하락 폭을 기록했다. 10%대 성장률을 거둔 KB금융, 하나금융과 비교하면 격차는 두드러진다.

2분기 기준 이자이익, 비이자이익이 모두 분기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총여신 대비 고정이하자산(부실채권) 증가세는 약 30배로 가파른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해 대규모 횡령사건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 선임됐으나 임기 두 달 만에 횡령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꼬리표를 아직까지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53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6%(2228억원) 하락한 금액이다. 2분기 순이익은 6250억원으로 작년 대비 32.3%, 전분기 대비 31.6% 내렸다. 

저조한 실적에 분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코로나19 발발 당시인 2020년 4분기(5.87%) 이후 최저치인 10.4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성장세를 나타낸 경쟁사와 대조적이다. 상반기 KB금융,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각 12.2%, 16.6% 증가한 순이익 각 2조6705억원, 2조20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는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낙폭이 2%로 크지 않았다.

[출처=우리금융그룹]

비이자 이익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2분기 수수료이익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은 2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전분기 대비 16%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고꾸라진 배경이 존재한다.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금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 21.7%, 17.9%, 50%씩 하락했다.

그간 기둥 역할을 해오던 이자이익 성장세도 흔들렸다. 이자이익은 2분기 219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감소했다. 한국은행 금리동결에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4분기 1.68% 정점으로 2분기 연속 하락한 여파다. 2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0.06%p 내린 1.59%다.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지난 상반기 총여신은 347조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1% 증가한 반면 요주의여신,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각 11.1%, 28.7% 늘어났다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비한 충당금이 같은 기간 11.3% 늘어났으나 부실자산(NPL)으로 분류된 고정이하여신 증가 폭을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배경에 충당금을 고정이하채권으로 나눈 NPL커버리지비율은 전년 대비 9%p 하락한 208.6%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출처=우리은행]

다른 지표도 마찬가지로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0.07%p 증가한 0.29%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최고치다. 대표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 기본자본비율, 그룹 보통주자본비율 등도 모두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재무적 요인 밖에도 우리금융은 아직까지 어수선한 분위기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7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횡령사건이 터진 지 1년여 만에 또다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우리은행 지점 직원이 9000만원을 횡령해 코인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다.

내부통제 등을 막기 위해 ‘관피아’ 비난을 무릅쓰고 선임한 임종룡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 최근 내부통제 혁신안으로 내부신고 10억원 포상안을 내걸었으나 보여주기식이란 비판이 크다. 이미 10억원 포상을 내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의 신고실적(2021년 기준)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임 회장의 선임을 두고 “은행의 사회적 공공성은 관료 출신 인사가 금융지주 회장이 된다는 것으로 담보될 수가 없다”며 “관치금융은 법 제도나 시장 원리에 의해 투명한 금융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행정기관에 의해 불투명한 거래를 조작하기 때문에 자유시장 경제를 왜곡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국내외 금융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그룹 내 약한 고리를 점검하며 미래 경기 대응력을 강화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힘쓴 시기였다”며 “하반기에는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기업금융 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고 전사적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여 그룹의 이익창출력이 지속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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