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초거대 AI ‘엑사원 2.0’, 타겟팅 전략으로 차별화...“산업 현장 상용화로 고객가치 확대”
상태바
LG의 초거대 AI ‘엑사원 2.0’, 타겟팅 전략으로 차별화...“산업 현장 상용화로 고객가치 확대”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7.20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엑사원 유니버스·디스커버리·아틀리에 등 B2B용 플랫폼 공개
전문성·신뢰성 강점 기반 특정 산업 분야 맞춤형으로 공략
B2C 영역은 계열사 통해 비즈니스 모델 확장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한 AI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고명훈 기자]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한 AI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고명훈 기자]

구광모 회장이 그린 LG그룹의 초거대 인공지능(AI)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챗GPT 등 일반인 대상 AI 서비스와 비교해 전문성과 신뢰성을 강점으로 B2B(기업 간 거래) 영역의 특정 분야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LG AI연구원은 19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멀티모달(여러 형태의 데이터들을 이해·학습하고 대화하는 환경) 기술을 새로 접목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초거대 AI 서비스에서) 차별점을 만들어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LG 엑사원은 전문성, 신뢰성에 있어서만큼은 글로벌에서 최고 경쟁력을 가진 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며, “아직 이를 바탕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공한 사례를 대대적으로 소개한 경우는 없었다. 생성형 AI가 실제 현장에 의미 있게 적용돼서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우리는 이를 위해 열심히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엑사원 2.0의 가장 큰 강점으로 용도나 예산에 맞게 모델의 크기부터 종류(언어, 비전, 멀티모달), 사용 언어까지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타사 서비스 대비 전문 데이터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다. LG는 엑사원 2.0이 파트너십을 통해 학습한 특허, 논문 등 전문 문헌은 약 4500만건에 달하며 이미지는 3억 5000만장 수준이라고 전했다.

최정규 LG 멀티모달 AI 연구 Group 그룹장은 “전문 문헌 4500만건을 확보했다는 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처음 학습한 데이터의 2~3배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훨씬 많은 전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학습데이터 중 전문 데이터 비율이 50~90%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LG에 따르면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를 단축했으며, 메모리 사용량은 70% 감축, 총 비용을 약 78%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LG는 이날 더욱 개선된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한 3대 플랫폼을 함께 소개했다. 먼저, 엑사원 유니버스(Universe)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으로, 높은 전문성과 신뢰성에 기반해, 전문가들이 믿고 정보를 탐색하며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다른 대화형 AI들과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각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한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시연한 엑사원 유니버스의 서비스를 이달 31일부터 LG 그룹 내 AI 연구자, 협력 중인 대학을 대상으로 시작하며 오는 9월에는 LG에서 AI를 연구하거나 공부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도 정식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엑사원 디스커버리(Discovery)는 LG의 ‘심층 문서 이해(DDU)’ 기술을 토대로 만든 신소재·신물질·신약 관련 탐색 플랫폼이다. DDU는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분자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非텍스트 정보까지 AI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술로, LG는 이 기술에 대해 자사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과시했다.

이화영 AI Biz. Development Unit 유닛장은 “LG의 근간을 보면 LG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을 만드려면 OLED 물질이 중요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만들려면 배터리 소재가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LG화학이 이런 연구들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소재 단계에서 새로 발견하고 최고의 좋은 소재를 잘 만들면 그게 부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완제품의 경쟁력으로도 이어져서 최종 고객들에게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심층 문서 이해 기술을 통해) LG화학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엑사원 아틀리에(Atelier)는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고, 언어를 이미지로 시각화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플랫폼이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제품 이미지를 보고 마케팅 문구 등을 생성하는 엑사원 아틀리에의 새로운 서비스를 시연했다.

지난달 LG는 셔터스톡(Shutterstock)과 함께 상용화한 ‘캡셔닝 AI’ 기능을 엑사원 아틀리에에 탑재한 바 있으며, 올 3분기에는 그룹 내외부의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화영 유닛장은 “챗GPT가 나온 이후 여러 기대들이 많았지만, 실제 상용화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우리는 미래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서 먼저 그 시장에 진입하고 그 시장에서 가장 잘하는 파트너사들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만들면 강점이 반드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안에서 빅테크 기업이 만든 것보다 더 양질의 데이터와 기술력,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을 더 잘 만족해줄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며, 이런 점이 지금 가장 급선무라고 판단해서 아낌없는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LG AI연구원의 연구 리더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LG]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LG AI연구원의 연구 리더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LG]

B2B 영역 외에 B2C에서도 LG 계열사 및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사업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다.

배경훈 원장은 “지금 하는 것이 대부분 B2B向이긴 하지만 실제 엑사원 유니버스의 경우 AI 분야의 대부분 연구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며 엑사원 아틀리에의 이미지 이해 기술 역시 실제 개인이 SNS를 올리거나 할 때 이미지를 상용화해서 같이 올린다든지 일부 B2C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또 LG전자, LG CNS, LG유플러스 등 계열사와 다 같이 협력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G AI 연구원은 자사의 연구 방향과 환경이 우수 인재 확보에 큰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향후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더욱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훈 원장은 “2년반 동안 국내에서 우수 인재들이 많이 모였으며, 이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들을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다”라며, “대표적인 예로 미국 미시간주에 센터를 만들어서 현재 MIT, 미시간, 스탠포드 박사들도 구글·애플의 제안을 거절하고 당사로 합류하는 사례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소개한 연구과제들은 사실 우리가 진행 중인 과제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계속 AI 기술을 연구하는 것에 더해 다양한 파트너사들, 계열사들과 연구할 수 있는 환경들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며, 많은 인재들이 와서 마음껏 연구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