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통폐합 속도내는 증권가…노사갈등·소비자보호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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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통폐합 속도내는 증권가…노사갈등·소비자보호 관건
  • 김연경 기자
  • 승인 2023.07.1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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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점, 3개월 새 13곳 감소
비대면거래 증가로 지점 이용 줄어
인력 감축·고령자 접근성 관건
여의도증권가 모습[사진=녹색경제신문DB]
여의도 증권가.

증권사들이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온라인 영업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점운영 비용을 감축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리한 지점 축소에 따른 문제도 존재한다. 고용안정을 우려한 노조와 갈등을 빚는가 하면, 고령층 금융 소비자 보호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48개 증권사 지점 수는 786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월 말 대비 13곳 감소했다.

감소율이 가장 큰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43곳에서 29곳으로 축소됐다. 이어서 신한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각각 5곳,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4곳씩 점포를 줄였다.

지점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는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지점에서 투자 상담을 원하는 고객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하고자 지점 통합 전략을 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간 지점 통합에 소극적이었던 증권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일 NH투자증권은 구로WM센터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영업부금융센터로 통합했다.

KB증권은 선릉역라운지, 신사라운지, 청담역라운지, 신설동지점, 종로지점, 수유지점 등 총 6개 지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3년간(2020~2022년) 단 한 곳의 지점 축소도 하지 않았다.

급격한 통폐합으로 노사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 노조는 지난 5월 ‘일방적 점포폐쇄 저지를 위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전국 66개 점포 가운데 20여 개를 통합한다는 사측의 계획에 반발한 조치다.

통합 규모에 대해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노사 측은 이에 대해 고용안정협약을 위반한 일방적인 통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은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비대면 채널 이용이 어려운 고령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투자자 유의사항 등 안내가 줄어드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증권사들은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했다. 단순 계좌개설 서비스를 넘어 금융 상담·투자 분석 등에서도 비대면 서비스가 도입됐다.

지난달 KB증권은 AI 기반 'AI금융상담시스템'을 출시했다. 이 시스템은 TTS(음성합성), STT(음성인식), TA(텍스트 분석) 등의 AI 기술을 활용해 금융상품 상담·판매를 모바일 서비스로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지점 방문 시 안내받는 사항과 상품 설명을 음성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제공하고 있다. 고객과의 상담 내역은 음성인식과 텍스트 분석을 통해 문자로 저장되고, 불완전판매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 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비대면 고객상담 서비스인 ‘디지털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관리센터에서 투자 상담부터 자산설계를 제공한다.

총자산 1000만원 이상 고객에게는 ‘손실고객 케어서비스’를 실시한다. 수익률 현황을 점검하고 포트폴리오 구성 상담을 제공한다. 총자산 3000만원 이상 고객은 ‘바로연결 서비스’를 통해 상담 직원과 즉시 통화를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형·거점화 전략을 통한 점포 운영 효율화를 추진 중에 있다”며 “대형화를 통해 다양한 자문 서비스와 함께 인적 서비스의 전문성을 강화해 고객 니즈 및 상황에 적합한 원스톱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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