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삼성전자·포스코 등 재계에 다시 부는 '페이퍼리스'···"ESG 환경 경영 전략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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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삼성전자·포스코 등 재계에 다시 부는 '페이퍼리스'···"ESG 환경 경영 전략 일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7.13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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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3일 '종이 없는 회사' 문화 강조
..."반드시 필요한 경우 제외하고 문서를 통한 보고·회의 지양"
- 포스코, '종이없는 사무실' 구현 위한 '일상속 IT ESG 캠페인'
- 과거 2000년대 LG전자 등 '페이퍼리스'와 차이점 'ESG 지향'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삼성전자 등 재계에서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없애기)' 캠페인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전자문서 도입과 함께 실시한 '페이퍼리스'가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와 함께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

최근 '페이퍼리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목적이 달라졌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3일 임직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종이 없는 회사' 문화 조성을 강조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를 통한 보고·회의를 지양하겠다"며 "모든 보직장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대부분의 업무 환경이 디지털화했음에도 아직 회의 자료를 종이로 출력하고, 보고 때도 대면해 보고서로 내용을 확인하는 관행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메신저나 이메일을 통해 신속하게 의사결정하고, 회의실에 갖춰져 있는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일하는 습관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매주 목요일 '노 페이퍼 워크플레이스'(No Paper Workplace)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페이퍼리스'는 지난해 9월 발표한 환경경영전략 실행 방안 중 하나.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장(사장)도 임직원 소통 채널인 위톡에서 "종이 한장으로 보고하라"며 "자료의 형식이 중요한게 아니라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DS부문은 이미 문서 출력을 하지 않는 '페이퍼리스'를 시행하고 있다.

포스코도 올해 2월부터 인쇄물은 태블릿·노트북을 활용하고 '종이없는 사무실'을 만들어 보자는 '일상속 IT ESG 캠페인'을 시작했다. 업무 내용을 메일로 보고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양면인쇄를 하는 등 '페이퍼리스'를 실천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9년부터 기존 보고 과정에서 사용하던 '결재판'을 일괄 폐기하고 전산결재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문서 작성 및 출력 등에 따른 종이 낭비를 대폭 줄이게 됐다.

국내 증권업계도 '페이퍼리스'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7년 NH투자증권을 필두로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영업점 내 전자문서 업무를 혁신했다. 종이낭비 주범으로 꼽히던 우편물도 전자문서로 대체되는 추세다.

이들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전자문서 서비스를 통해 종이사용 절감 등 실생활 속에서도 ESG를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절감 트렌드가 ESG 경영과 맞물려 '페이퍼리스' 캠페인을 다시 촉진"

KB증권이 추진하는 'KB 그린 웨이브 2030'

증권업계 관계자는 "A4용지 한 장을 만드는 데 물 10리터가 소비되고, 이산화탄소 약 3g이 배출된다"며 "단순 계산 시 용지 4박스(1만 장)를 절감하면 30년생 나무 한 그루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페이퍼리스'가 과거와 다른 점은 ESG 경영 관점에서 추진력이 붙은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페이퍼리스'와 관련 "지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동참"을 주문했다. '페이퍼리스'는 기업들의 탄소중립 달성은 물론 기업문화 혁신을 동시에 이루는 문화로 추진되는 셈이다. 

사실 '페이퍼리스'는 LG전자, SK그룹 등 주요 기업에도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해왔다. 

LG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전자문서 등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특히 국내기업 최초로 수입금융업무의 '100% 페이퍼리스'를 실현해 업무 수행의 효율성 증대는 물론 연간 70억원에 달하는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내부에서는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지 않고, A4 용지 한장으로 보고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우편으로 보내던 휴대폰 요금 청구서를 디지털 방식으로 바꿨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12월 전자서명법과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정부를 포함 사회 전반에 디지털전환(DT)과 함께 '페이퍼리스'가 더욱 확대됐다. 전자문서와 전자서명의 법적 효력을 명확히 했기 때문. 

4대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절감 트렌드가 ESG 경영과 맞물려 '페이퍼리스' 캠페인을 다시 촉진하는 것 같다"며 "사회 전반의 '페이퍼리스' 움직임은 약 1조10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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