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동종업계 이직 기피 대상?...“폐쇄적인 조직문화, 낮은 보수로 인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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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동종업계 이직 기피 대상?...“폐쇄적인 조직문화, 낮은 보수로 인기 없어”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7.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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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매출 올랐어도 임직원들 1인당 돌아가는 보수는 3사 중 가장 적어
“기본 봉급체계 몇 번 바뀌었지만, 연공서열 분위기 아직 남아있어”
CEO부터 정부 간섭받는 공기업 문화 여전...거버넌스, 임금·인적구조에 영향
KT의 AI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진들. [사진=KT]

KT가 국내 이동통신업계 경쟁사 대비 낮은 보수와 폐쇄적인 조직문화로 인재들 사이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기업에서 출발해 민영화된 기업 특성상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아직 회사 내부에서 짙은데, 이러한 부분이 실제 임금체계와 인적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KT 내부 소식을 잘 아는 한 재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기업의 임금체계는 동종업종과 비교하게 되는 거고 거기에는 회사의 태생적인 측면과 그동안의 관례 등이 같이 녹아서 임금이 결정된다”라며, “KT의 경우 공기업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러한 보수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는 편인데,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조직문화 개혁에 힘을 싣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대비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에 기본 봉급체계가 몇 번 바뀌긴 했지만, 실상은 여전히 연공서열이 남아있는 편이며 이는 임원들과 직원들 모두한테 해당된다”라며, “KT가 인건비 비중 자체는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기업문화 자체가 1인당 돌아가는 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실제 KT는 임직원들에 대한 보수 총액은 경쟁사 대비 많은 편이지만, 1인당 평균보수액은 이통3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각 회사 사업보고서에 나온 임원 보수 현황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이사·감사에 37억 8000만원을, 미등기 임원에게는 434억 2500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각각 34억 8700만원과 519억 7000만원을, LG유플러스는 34억 4800만원과 330억 74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1인 평균 급여액 기준으로는 KT가 가장 적었다. SK텔레콤의 이사·감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4억 9800만원, 미등기 임원 1인에 돌아가는 금액은 5억 2500만원으로 3사 중 가장 많았으며, LG유플러스는 4억 3100만원과 4억 93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KT는 3억 7800만원과 4억 4800만원 수준이었다.

KT가 보수총액 대비 임원들의 1인당 평균 급여가 낮은 이유는 임원 수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이사·감사 인원은 8명, KT는 10명이다. KT는 최근 지배구조 개선안에서 기존 사내이사 2인을 1인으로 줄여 총 9명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사내외이사가 동종업계 대비 많은 구조는 사실 효율적인 경영구조라고 볼 수는 없다”라며, “물론 제 역할을 하는 임원들이 대다수여야겠지만, 폐쇄적인 조직문화 안에서는 이른바 고인물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KT의 경우 지금까지 10인을 유지해왔는데, 조직 규모로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삼성전자도 11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많은 쪽에 속한다”라고 말했다.

KT 41기 주주총회장. [사진=녹색경제신문]
KT 41기 주주총회장. [사진=녹색경제신문]

직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기준 KT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연간급여 총액은 2조가 넘지만, 직원 1인당 돌아가는 평균 급여액은 1억 300만원 수준이다.

SK텔레콤의 직원 연간급여 총액은 별도로 하면 7800억원, SK브로드밴드(2900억원)까지 합치면 1조원을 간신히 넘는데 1인당 평균 급여액은 SKT와 SKB 각각 1억 4500만원과 1억 1400만원으로, 3사 중 가장 높다. LG유플러스도 연간 급여총액은 1억원 수준이며,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 100만원으로 KT와 비슷하다.

국내 대표 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KT는 매출액 자체는 높지만, 임원이 워낙 많아서 쓸 돈이 많이 없다”라며, “KT에 파격적인 인재영입이 없는 것도 사실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들이 이직을 고려할 때 급여 등 회사의 대우와 조직문화 등 조건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건데, KT가 좋은 회사라면 왜 인재들이 들어오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KT는 지난 2021년 초 인공지능(AI) 사업을 주력으로 밀면서 영입한 배순민 AI2XL연구소장과 이상호 AI로봇사업단장, 자문으로 영입한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 이후로는 이렇다 할 거물급 인재영입이 없었다.

지난해와 올해도 신사업 영역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대비 상반되는 행보다.

재계 관계자는 “KT는 다른 곳에 비해 순종주의 내지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민영화한지 20년이 지났어도 공기업 문화가 남아있을뿐더러, 현재 CEO부터 당장 정부의 영향을 받는 상황인데 어떻게 개혁을 외칠 수 있겠는가”라며, “이러한 분위기가 결국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임금구조, 인적구조에 다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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