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현대모비스, 토요타계열 부품사 제쳤다...“차별화된 기술로 글로벌 시장 노린다”
상태바
[위기는 기회다] 현대모비스, 토요타계열 부품사 제쳤다...“차별화된 기술로 글로벌 시장 노린다”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7.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성환 사장, 비엔나 모터 심포지엄에서 비전 제시해
-인도네시아 공장 착공, 아세안시장 전동화 생태계 책임져
- ‘2023 미디어 테크 데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략 소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으로 그룹사 의존도 줄여나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지난해까지 현대모비스는 사내하도급과 불법파견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현대모비스 하청업체의 일부 직원들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고, 업계에서는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소모적인 소송 대신 생산적인 계열사 설립을 선택했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모듈 제조 통합 계열사 ‘모트라스’와 부품 제조 통합 계열사 ‘유니투스’를 세웠다. 다수의 하청업체 직원들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대신 통합 계열사 입사를 선택했고, 현대모비스는 입사 조건으로 ‘부제소 동의서’를 내걸었다. 소송 리스크를 어느정도 해결하고,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탁월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고 평가받는 현대모비스. 그런데 최근 현대모비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다. 현대차그룹의 검증받은 기술을 활용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현대모비스 자체 기술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고객사 확대 및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녹색경제신문>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행보를 샅샅이 들여다봤다.

■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비엔나 모터 심포지엄에서 비전 제시해

비엔나 심포지엄 조성환 사장[사진=현대모비스]
비엔나 심포지엄 조성환 사장[사진=현대모비스]

비엔나 모터 심포지엄은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를 받는 학술대회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현대모비스의 전략적 역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조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비전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그룹 전략과 연계한 현대모비스의 대응 전략도 구체화했다. 당시 조 사장은 우수한 품질의 소프트웨어와 최적의 반도체를 기반으로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현대모비스만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또한 신성장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가 이미 확보한 배터리시스템 등 전동화 요소 기술을 UAM과 로보틱스 등 신사업 추진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이러한 전동화 핵심 기술이 신성장 사업 영역으로 확장되는 방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 현대모비스, 인도네시아 공장 착공으로 아세안시장 전동화 생태계 한 축 책임진다

인도네시아 착공식 기념사진[사진=현대모비스]
인도네시아 착공식 기념사진[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시스템 신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하고 있는 이 공장에서는, 현재 주력 차종의 배터리시스템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배터리시스템 공장은 아세안 시장을 겨냥한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전동화 전용거점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아세안 권역의 전기차 구매력이 급증하고 있고, 현지 정부가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전기차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성장세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측은 배터리셀 합작회사(HLI 그린파워)로부터 배터리셀을 공급받아 제어기와 열관리 장치 등을 모듈화해 대형 배터리시스템 형태로 완성차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생태계의 중간 허리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오흥섭 현대모비스 전동화BU장 전무는 기념사에서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동반자이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나가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 현대모비스, ‘2023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미래 전략 소개

현대모비스 미디어 테크데이[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미디어 테크데이[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미래 전략 소개와 신기술 시연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현대모비스가 CES 2023에서 강조한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 도약 전략과 연계한 것으로, 미래 성장 산업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공략을 위한 핵심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모비스가 강조한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는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를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게 시스템화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전문 기업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는 테크 데이에서 ‘고급화·안전성·가변성’을 키워드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34인치 초대형 커브드 화면이 움직이는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와 위아래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홀로그램 AR-HUD와 25인치 고화질 로컬디밍 HUD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에는 Passengers Interactive 디스플레이, QD(퀀텀닷) Mini LED 디스플레이, Natural 3D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AR-HUD, Micro LED 등 시장 선도 기술을 적극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내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다양한 기능의 첨단 디스플레이 적용에 나서는 상황에서 현대모비스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은 “현대모비스는 공간에 대한 혁신과 사용자 만족도 향상, 탑승객 안전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현대모비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으로 그룹사 의존도 줄여나간다

2023 상해모터쇼 부스[사진=현대모비스]
2023 상해모터쇼 부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에게 현대차와 기아는 ‘양날의 검’이라는 말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현대모비스의 매출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높아질수록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그룹사의 매출 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 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벤츠, GM, 스텔란티스 등에 자동차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폭스바겐에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모비스가 북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혜택과 생산 비용 절감 등을 원하는 업체들이 현대모비스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지난해 해외 수주 5조원을 초과한 현대모비스는 올해도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해외 수주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