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로 승부…증권사, 디폴트옵션 시행에 연금사업 꽃 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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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로 승부…증권사, 디폴트옵션 시행에 연금사업 꽃 피나
  • 김연경 기자
  • 승인 2023.07.04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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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의무화 시행
증권사 ‘머니무브’ 예측
1분기 평균 수익률 2.86%
전 금융권 중 가장 높아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면서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시장 내 입지가 더 커질 전망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가운데 전 금융권 중 증권사의 투자실적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디폴트옵션이 오는 12일부터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범 도입됐다.

제도가 시행되면 증권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 보험권 등과 비교해 적극적인 자산운용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은행 예·적금 상품에 방치돼온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이 증권사로 둥지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분기 기준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은 2.86%로 은행 2.25%, 보험 2.28%를 뛰어넘는다. 상승폭도 전분기 대비 0.78%p로 가장 높다. 

‘머니무브’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증권사 적립금 증가세는 전 분기 대비 4.11% 증가했다. 은행 2.39%를 약 두 배 웃돈 크기다. 

최근 증권사는 디폴트옵션 고객 유치를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양강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이다. 1분기 두 회사의 디폴트옵션 적립금 총액은 전체 증권사 중 72%를 차지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운용 전문가가 가입자들에게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퇴직연금MP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로 편리하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연금S톡’을 개설했다. 이 서비스는 가입자가 투자성향, 소득, 연령 등을 입력하면 이를 55개 유형으로 세분화해 각 유형에 맞는 펀드와 비중을 제시한다.

은행도 고객유출을 막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의료경영 플랫폼 기업인 리얼비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퇴직연금 부담금 입금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인 ‘퇴직연금 간편 입금 서비스’를 선보인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고객전담제 개인화 상담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연금고객관리센터 관리대상 고객은 전담직원과 1대 1로 매칭해 고객별 맞춤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적립금 증가세 등을 고려할 때 승기는 이미 증권사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의 수익률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도 도입 취지에 따라 증권사로 흐르는 물결을 막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6월 기준 가입자 606만명이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으로 퇴직연금 전체 가입자의 약 64%, 그리고 우리나라 상용근로자의 40%가 디폴트옵션의 적용 대상”이라며 “규모로 보면 디폴트옵션이 연금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충분한 수준으로 수익률 경쟁을 촉진하는 시장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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