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코리아 현장] SKT·KT·LGU+, 차세대 양자암호 두고 ‘신경전’...현장에서 들은 이통사별 강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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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코리아 현장] SKT·KT·LGU+, 차세대 양자암호 두고 ‘신경전’...현장에서 들은 이통사별 강점은?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6.2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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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KD 선택한 SKT·KT, “우리가 더 잘 나가”...업황 vs 국산화
LGU+만 PQC 독자노선...“확장성·비용 측면 모두 강점 확실”

SKT·KT·LGU+ 이통3사가 나란히 참여한 국내 최대 보안 양자기술 전시회 ‘퀀텀코리아 2023’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개막했다.

양자암호는 일종의 ‘불확정성원리’를 응용한 차세대 암호화 방식이다. 양자역학을 이용해 암호 정보의 기본 단위 자체가 매우 작기 때문에 기존 문자나 낱말, 정해진 숫자 중심의 암호 기술 대비 완전한 암호 기술로 평가된다.

양자컴퓨터의 출현으로 통신상 보안이 매우 중요하고 까다로워진 시대가 됐다. 이통3사 모두 여기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된 배경이다.

다양한 양자암호 기술 중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기술로는 크게 ‘양자 키 분배(QKD)’ 방식과 ‘양자내성암호(PQC)’가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QKD를, LG유플러스가 PQC를 채택해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QKD가 일종의 암호 키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통해 송·수신자에게 나눠주는 하드웨어적 측면이 강한 방식이라면, PQC는 양자컴퓨터 안에 내성이 있는 암호를 넣어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26일 이통3사가 자사의 양자암호 솔루션 강점을 내세운 퀀텀코리아 전시 현장으로 <녹색경제신문>이 직접 찾아갔다.

나란히 QKD를 채택한 SK텔레콤과 KT가 서로 “우리가 더 잘한다”며 신경전을 펼치는 한편, 독자노선을 선택한 LG유플러스는 PQC 방식 자체의 기술적인 강점을 앞세우며 차별 포인트를 가져갔다.

KT의 퀀텀 코리아 2023 부스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기자는 KT의 부스로 먼저 들어가 봤다. ‘국내 최장 거리 구축’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동시에, QKD를 이용한 군사용 드론과 자율주행차량 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대표 보안업체 안랩과 협업한 VPN(가상 사설 네트워크)까지 시선을 사로잡았다.

KT 관계자는 부스에 전시된 ‘Quantum-드론’에 대해 “강원도청과 충청도 2군단 내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시범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우리가 기술 지원이랑 QKD 장비납품이랑, 거기에 맞는 응용서비스까지 개발해서 상용화 중인 제품”이라며, “QKD랑 KMS(키 관리 시스템), 인크립터(암호 코드) 모두 자체 개발했고 KT 자체가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은 아니라서 국내 주요업체들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해서 그 업체를 통해 장비를 납품받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KT는 같은 QKD를 선택한 SK텔레콤 대비 차별점으로 ‘국산화’를 강조했다. 국산 기술이 기반이므로 공공기관과 국방에 적용하는 데 유리한 것은 물론, 단가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KT의 'Quantum-드론', 'Quantum-자율주행차', 'Quantum-VPN' 등 QKD 솔루션. [사진=고명훈 기자] 

KT 관계자는 “암호화 보안 장비의 경우 공공기관이나 국방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납품되는 장비는 모두 국산 소재, 국산 알고리즘을 통해 증명된 장비만 납품할 수 있다”라며, “SKT가 갖고 있는 건 스위스 업체인 IDQ라는 자회사를 통해 제작한 제품인 반면, 우리는 국내 연구진들이 순수 국내 기술로만 만든 장비를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KT가 양자암호 기술 및 장비 생산에서 협력하는 업체들은 모두 국내 기업이다. 코위버(COWEAVER)와 우리넷(WOORINET)이 전송 장비를 만들고 있으며 다임즈(DAIMS)에서 QKD와 인크립터 등 암호화 장비를, 아리안(ALIAN)은 KMS를 맡고 있다.

KT는 QKD외에도 드림시큐리티라는 보안업체와 PQC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의 퀀텀 코리아 2023 부스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SK텔레콤의 퀀텀 코리아 2023 부스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그 옆에 SK텔레콤 부스로 바로 이동했다. SK텔레콤측 역시 부스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서 전국 지도와 함께 “2000km의 QKD 최장 거리 구축을 완료했다”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현장 관계자는 “KT에서 말하는 최장 거리는 무선 QKD를 말하지만, 우리는 유선 기반으로, 국내에 설치된 km 수치는 우리가 최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QKD라는 게 통신망을 새로 설치하는 게 아니고 통신망 장비 위에 보안 모듈을 하나 더 얹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당사의 경우 SK텔레콤 망에 적용했을뿐더러, 우리나라 통신망의 척추라고 볼 수 있는 성수랑 대전 둔산을 연결하는 백본망에다가 적용을 시켰고, 정부에서 진행하는 시범사업을 3년 동안 참여해서 1000km를 구축했다”라며, “이외에도 행안부 주관으로 정부 망을 전부 통합하는 사업이 있었는데, 여기도 참여해서 전국단위 800km를 적용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선에서 설치한 것으로는 우리가 최장이기도 하고, 단일로 A에서 B까지 설치하는 측면에서 봐도 우리는 120km까지 가능하다. QKD가 양자를 쏴서 보내는 데 손실률 측면이 좀 큰데, 이 부분에서 우리는 120km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의
SK텔레콤의 갤럭시 퀀텀 시리즈. [사진=고명훈 기자]

SK텔레콤측은 이어 이통3사 중 양자암호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업황을 강조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기술 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2014년 QKD 시제품의 첫 선을 보였고, 2018년 QKD 전문기업 IDQ를 인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0년부터는 QRNG 칩셋을 개발해 접목한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 퀀텀’을 삼성전자와 함께 출시해 올해까지 총 4번째 시리즈를 선보였다. 특히 가장 최근에 나온 갤럭시 퀀텀4은 양자 가스센서가 상용설치된 제품이다. SK텔레콤은 해당 모델 전부 이번 부스에 비치해 공개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의 퀀텀 코리아 2023 부스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LG유플러스의 퀀텀 코리아 2023 부스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KT와 달리 유일하게 PQC에 집중하고 있는 통신사다. 기자가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 대해 현장에 있는 회사의 사업담당 관계자에게 물어보자, 그는 확장성과 비용 관점에서의 장점을 많이 봤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선택한 PQC 기술 방식에 대해서 보다 관심을 많이 갖게 됐고, 이를 스터디해보니 적용에 대한 확장성이 좋다는 점을 알게 됐다”라며, “QKD는 전송 계층에만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전체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 서비스 층을 7가지로 봤을 때 마지막 7단계가 서비스 계층인데 우리는 여기까지 모두 적용 가능하다 보니, 부스 자체도 여러 서비스에 적용하는 컨셉으로 꾸리게 됐다”라며, “사람들이 일을 하든, 생활을 하든 일상 속에 모두 PQC를 적용할 수 있다는 컨셉”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 비용 자체가 저렴하다보니 고객들이 지급하는 대가도 QKD 대비 몇 배 수준으로 낮다는 게 LG유플러스측 설명이었다.

이 관계자는 “당사는 전송장비를 교체만 하면 바로 PQC 전용 회선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타사의 경우 전문 QKD 장비를 추가로 구축해야 하다 보니 고객이 처음에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라며, “우리는 고객이 선택하는 데 있어서 ‘보안 강화’라고 해서 군더더기가 붙으면 도입을 꺼릴 수도 있겠다, 좀 더 컴팩트한 기술로 가보자 하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들어가는 장비 자체가 컴팩트하다 보니, 운영상에서의 편의성과 비용적인 합리성이 장점”이라며, “투자비에 따라 이용요금을 고객들한테 받다 보니 가격 차이가 몇 배 수준 차이가 난다. 사실 보안이라는 게 사고가 나야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인데, 그래서 고객들이 먼저 찾기는 힘든데 비용이나 구축 장비조차 많아진다면 고객들은 선뜻 선택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의 PQC 전용 칩. [사진=고명훈 기자]

소프트웨어 방식이라 해서 보안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PQC를 적용할 수 있는 전용 칩을 별도로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방식이라 하면 물리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이를 다 ‘칩화’해서 적용하고 있다”라며, “다야한 모양의 칩에 PQC 알고리즘을 모두 적용해 소형 단말부터 전송 장비까지 장비마다 사이즈와 규격이 다른데 여기에 맞춤형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라인업을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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