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 손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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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 손 들어줄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6.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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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XA, 실명계좌 계약 위해 12개 은행에 공문 제출
금융당국 규제 변수...은행권 거리두기 나설 수도
주요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시중은행. [사진=각사]

실명계좌 발급이 절실한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은행권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까?

2030대 젊은 층을 고객으로 유치해야 하는 은행들에게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업은 좋은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1은행 1거래소라는 원칙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은행들에게 소형 거래소와의 협업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소형 거래소의 안정성과 정부 규제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irtual asset eXchange Association, VXA)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을 맺지 않은 국내 12개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에 실명계좌 계약을 위한 실사 요청서를 보냈다.

지난 19일 에이프로코리아(에이프로빗), 오션스(프로비트), 차일들리(BTX), 포블게이트(포블게이트), 피어테크(지닥), 플랫타이엑스(플랫타익스체인지), 한국디지털거래소(플라이빗), 후오비(하이블록) 등 VXA 소속 8개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아직 실명연계 가상계좌 발급을 하지 않은 하나은행, 우리은행, SH수협은행, 토스뱅크 등 국내 제1금융권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사 요청 공문을 제출했다.

가상자산거래업이 자본시장의 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 속에서 공정한 거래질서 확보와 소비자 권익 확대를 위해 역량 있는 코인마켓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계약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이다.

VXA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의 독과점 현상을 해결하고 건전한 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발급하는 은행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규 원화마켓 거래소의 진입을 통해 소수 원화마켓 거래소로의 심각한 편중현상을 해소하고 자유경쟁 환경을 조성해 투자자보호 및 투명한 시장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VXA의 요청에 호응한다면 우리나라 가상자산 거래소 경쟁 구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 거래소로 꼽히는 업비트와 빗썸이 최근 정치권과 관련해 숱한 이슈를 겪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도 소형 거래소가 규모를 키우기 위해 가장 좋은 타이밍이 마련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최근 미국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향해 규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시선이 몰리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의 구성원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를 소집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및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막을 것을 주지시켰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 유관기관 토론회'에서 가상자산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국회에서 신속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고 저희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며 "제도적 완비 전에도 가상자산 관련 피해자에 대해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자본시장 못지않게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은행과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의 협업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할 수 있으면서도 빠른 시간 안에 2030대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보낸 공문이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업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는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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