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서방기업 국유화 추진...한국 은행에도 불똥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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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 서방기업 국유화 추진...한국 은행에도 불똥 튈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6.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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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 기업 헐값에 처분하는 포고령에 서명
우리나라 은행 국유화 대상 될 가능성 극히 낮아
주요 시중은행.
주요 시중은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내 서방기업에 대해 국유화를 추진하면서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은행들을 놓고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예산을 국유화를 통해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나라 은행들도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서방 기업의 자산을 압류해 헐값에 처분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 법령을 통해 러시아 내 서방 자산은 상당한 폭의 할인을 적용해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러시아 정부에 부여했다. 더불어 해당 자산을 러시아인만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외국인 주주가 배제되는 내용 역시 담겼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이들 서방기업들과 작별을 고할 것"이라면서 "그들의 자산을 어떻게 처분할지는 우리가 결정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에는 우리나라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진출해있다. 두 은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뒤에도 실적 개선을 이뤄내 관심을 모았다.

우리은행 러시아법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60억원, 당기순이익은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각각 176%·140% 늘어난 금액이다. 총자산도 2021년 말 5220억원에서 지난해 말 7860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하나은행 러시아법인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억원,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8%·148% 증가했다. 총자산은 같은 기간 7256억원에서 1조2081억원으로 66% 늘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가 국유화의 타깃으로 삼은 기업들을 '악덕 기업'이라고 부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은행들이 국유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 정부는 서방 기업들 가운데 임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상당한 손실을 내고 러시아를 떠난 기업들을 악덕 기업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은행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미국 및 유럽 은행들이 제재를 받는다면 우리나라 은행에게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이 국유화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면서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위기를 겪는 상황을 우리나라 은행들이 어떻게 이용할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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